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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언론이 유튜버 비난할 자격 있을까?유튜버 방송→언론 인용→유튜버 재인용...“서로가 서로의 근거가 되는 구조"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06.08 08:47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 씨 사건이 사고사로 종결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언론이 손정민 씨 사건을 다룬 유튜버를 비판하고 있다.

교통사고 현장에 달려가는 렉카(견인차)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짜깁기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들을 ‘사이버 레커’라고 빗댔다. 파이낸셜뉴스 <“돈 된다”...이슈만 있으면 물불 안가리는 ‘사이버 렉카’>, 서울신문 <‘돈 되면 뭔들’...사이버 레커, 손정민 사건 낚아 수천만원씩 벌었다> 등을 꼽을 수 있다. 

KBS 1TV '질문하는 기자들Q' (사진제공=KBS)

6일 방송된 KBS <질문하는 기자들Q>는 유튜버들을 비판한 언론 역시 의혹을 증폭시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달 10일 <친구 큰 절에, 손정민씨 “골든 건 네 잘못”...풀리지 않는 영상 미스터리>, 서울신문은 <그날 휴대폰은 왜 친구와 바뀐 건지...한강 실종 대학생 의문 남긴 채 발인> 기사를 게재했다. 

또한 ‘한강 대학생’을 키워드로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 순위를 검색한 결과, 조회수 상위 모두 기성매체였다. 연합뉴스 <목격자 “친구가 갑자기 물건 챙겨...손정민 옆에 다시 누웠다”>, 뉴스1TV <‘한강 실종 의대생’ 아버지가 밝힌 의문점을...친구는 왜 신발을 버렸나>, YTN news <갑자기 전력질주...‘실종’ 대학생 CCTV 속 포착된 모습>이 1, 2, 3위를 차지했다. 대부분 친구 A씨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 영상들이다.

정아연 기자는 자신이 소속된 KBS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지난달 11일 KBS가 올린 영상을 지목했다. KBS는 손 씨가 실종된 새벽 한강을 찾은 친구와 그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40분짜리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300만 회를 넘겼다.

KBS가 5월 11일 공개한 <[40분 전체영상] 손정민 씨 실종된 새벽 한강 찾은 ‘친구 가족’ CCTV> 영상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서로가 서로를 인용해 주고 서로서로 근거가 되어주는 구조”라며 지난달 16일 데일리안과 머니투데이 보도를 지적했다. 해당 보도들은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가 공개한 게시글을 인용했다. 손 씨가 다녔던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김 대표는 “익명의 게시글 자체가 팩트체크가 안 된 글이고 설령 의대생이 썼다고 해도 보도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유튜브가 보도하면 언론이 이를 인용하고, 언론에 나오면 또다시 화면에 처리해서 또다른 유튜버가 보도하는 돌고 도는 식의 보도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4월 30일 서울신문이 유튜브에 올린 ‘한강 실종 대학생 사건 인근 CCTV 영상’을 꼽을 수 있다. 

서울신문이 유가족으로부터 제공받은 1분 5초 분량의 CCTV 영상에는 세 명의 남성이 한강변 도로를 뛰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해당 영상에 “같은 날 수상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실종된 대학생 A씨 주변에 있던 남성들로 추정된다”는 자막을 입혔다. 영상 조회수는 250만을 넘었다. 

이후 해당 영상 자막으로 오해가 증폭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으로 이들이 ‘손 씨와 친구 A씨로 보인다’, ‘친구가 손 씨를 업고 가는 것 같다’는 등의 억측이 나왔고 머니투데이, 인사이트 등이 그대로 받아쓰며 음모론이 커졌다. 해당 의혹은 경찰 발표를 통해 허위 사실로 결론 났다.

KBS 1TV '질문하는 기자들Q' (사진제공=KBS)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교수는 “CCTV에 음악이 깔리고 뭔가 이상한 거 같다는 파편을 던지면 대중들은 이야기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분명 언론사에도 잘못이 있다”며 “기성 언론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에 세밀히 연구하고 취재해 스모킹건을 찾던가 그렇지 않으면 온라인 트래픽이 목적이 아닌 이상 활용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한국 언론들이 클릭 수 최대화 방식으로 가고 있다. 네이버, 다음 포털에서도 그렇고 유튜브까지도 옮겨가는 상황으로 당장은 좋을 수 있지만 어떤 언론이 신뢰를 얻느냐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게 된다”며 “언론들은 신뢰를 높이는 방향이 어려워 고민을 안 하고 있지만 지금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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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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