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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 마디에 '이재용 사면론' 군불 때는 보수·경제지중앙일보 "8·15 특별사면 유력" 못박아…한겨레 "'법 앞의 평등' 원칙 훼손 우려"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6.03 12:18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총수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국민들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말하자 보수·경제신문이 사면론 군불을 때고 있다. 보수·경제신문은 사설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1면에 “이재용 8·15 특별사면 유력”이라고 못박았다.

한겨레는 “이 부회장의 사면은 ‘법 앞의 평등’ 원칙을 훼손하는 일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의 사면은 재벌 총수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4대 그룹 총수와 오찬 간담회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일 문 대통령에게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4월 경제 5단체는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면서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형평성,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보수·경제신문은 3일 사설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사설 <이재용 사면에 “공감하는 국민 많다”면 미룰 일 아니다>에서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사면에 대해 보였던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며 “문 대통령이 말한 대로 기업의 고충을 이해하고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한다면 이 부회장의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그 시기도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썼다.

또한 중앙일보는 이날 1면 <이재용 8·15 특별사면 유력> 기사에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이 부회장이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는 여권 고위 관계자 발언을 담았다. 중앙일보는 “이 부회장 사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도 연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6월 3일자 중앙일보 1면 갈무리

동아일보는 사설 <기업에 ‘대담한 역할’ 주문한 文, 투자 걸림돌부터 없애줘야>에서 “최첨단 공정의 경우 투자 단위가 10조 원대인 반도체의 경우 총수의 오랜 부재는 투자 실기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낼 국내 토양을 만드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결정도 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는 사설 <"고충 이해한다"는 文, 기업 투자환경 개선 미루지 말아야>에서 “4대 그룹 대표들이 이 부회장 사면을 거듭 건의한 것은 미·중 패권 전쟁과 이로 인한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투자 타이밍을 놓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전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경제는 사설 <‘기업에 감사’ 말잔치 아닌 친시장 정책으로 실천하라>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바라는 산업계의 호소를 적극 수용해 사면이나 가석방 문제도 조속히 결론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서울경제는 한발 더 나아가 “당장 ‘기업 규제 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투자 걸림돌부터 과감히 손질해야 한다”며 “가혹한 세금 체계를 개편하고 경직된 고용 시장을 수술하는 노동 개혁도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법 앞의 평등’ 원칙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며 이 부회장 사면론이 불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 <문 대통령-4대 그룹 ‘이재용 사면’ 논의, 유감이다>에서 “4대 그룹 대표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해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기본인 ‘법 앞의 평등’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10명 중 6명이 사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국정농단 사태 당시 국민들이 이 부회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크게 분노했던 사실을 고려하면 경제와 기업을 걱정하는 마음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사면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 부회장은 현재 불법합병과 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재계의 최대 화두인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중시 경영과도 배치된다. 문 대통령의 생각이 사면 쪽으로 기운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이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가석방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일보는 사설 <이재용 사면 건의에 "고충 이해한다"고 한 문 대통령>에서 “가장 큰 관심은 이 부회장의 사면 여부”라며 “공정의 가치가 훼손돼선 안 되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썼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은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 부회장 사면·가석방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민통합과 인권 증진을 위해 시행돼야 할 사면·가석방이 재벌의 기업범죄 정당화에 악용되면 안 된다”며 “삼성물산 불법 합병과 분식회계 사건 등 다른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먼저 판결이 확정된 사건을 사면한 전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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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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