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서울시장 등 재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를 분산서비스공격(DDoS)한 범인이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의 직원인 것으로 드러난 2일 오후 최구식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경찰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힌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제 2의 3.15 부정 선거라고 불리는 중앙선관위원회 디도스 공격 파문, 최구식 의원 비서 공 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달리 배후설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5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중앙선관위 디소스 공격 파문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구속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공아무개씨가 공범인 강아무개씨 이외에 제3의 인물과 통화한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정석화 수사실장은 4일 브리핑에서 공 씨의 제3의 인물과의 통화 여부에 대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용이 좀 더 분명해지고 (공씨의 행적이)확인이 다 되면 말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미 공씨가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강씨와 공격 전날인 10월 25일 밤 9시부터 26일 새벽까지 차명폰으로 30여 차례 걸쳐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일보는 공씨와 강모씨의 통화기록이 6, 7개월 전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범행을 장기간 준비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상당한 비용과 기간이 소요되는 좀비 PC를 위한 자금 출처 등 배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사이버테러 진상조사단 이석현 의원은 “공씨와 강모씨의 통화 기록은 최근이 아니라 6, 7개월 전부터 있었다”면서 “디도스 공격에는 큰돈이 들어가고, 적어도 6, 7개월 동안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애초 알려진 좀비 PC 200대보다 많은 1500대의 좀비 PC가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좀비 PC를 자신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일부 구입했다는 진술이 나와 자금 출처 등을 추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씨의 전화통화, 이메일 내역과 함께 은행 계좌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문을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인 공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공씨는 27살의 9급 비서로 월급은 200만원도 안 된다. 공씨는 배후설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소 억대는 필요한 국가기관 해킹에 소요되는 비용을 공씨가 자비로 마련했을 가능성을 적어 보인다.

한나라당의 또 다른 주장인 ‘범행의 우발성’도 마찬가지다. 공씨와 강씨가 6, 7개월 전부터 통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디도스 공격 준비에 소요된 시간도 6, 7개월 전부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좀비 PC를 일부 만들고 일부 구입했다’는 진술에서 우발성을 설명해야하는 것은 한나라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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