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가 국내 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3~4년 만에 다시 "원더걸스 vs 소녀시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원걸이 컴백하자 "원더걸스 vs 소녀시대" 구도의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당시엔 "소녀시대 3연패, 과연 이번에는 이길까?"등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나온 기사는 정반대로 "원더걸스 3연패, 그 이유는...?" 이런 기사들이었습니다.

일단 데이터만 놓고 보면 원더걸스가 패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소녀시대도 좋아하고 원더걸스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게 꼭 원걸이 소시에게 완패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더걸스의 이번 컴백은 선전이었다고 봅니다.

2년 만에 컴백, 진짜 원더걸스가 소녀시대를 이길 것을 기대했는가?

솔직히 원더걸스 컴백이야기가 나왔을 때 많은 이들이, 특히 아무래도 소시 안티팬들이 "원더걸스가 오면 소녀시대 쳐바른다" 등등의 댓글을 적어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댓글을 보고 솔직히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 현실과는 동떨어진 의견이었거든요.

원더걸스가 이길 가능성을 살짝 생각해보기는 했습니다. 한두 번은 승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봤지요. 그러나 원걸이 소시를 막말로 쳐바를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기에는 원걸이 너무나 오래 떨어져 있었고 국내활동이 뜸했어요.

2008년만 하더라도 원더걸스가 소녀시대에는 앞선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2009년에 소녀시대가 컴백하고 정말 틀면 수도꼭지처럼 나오는 그러한 각오로 활동하는 동안 원더걸스는 미국 진출을 하느라 아예 활동 자체가 없었지요. 기껏 2009년에 한 활동은 <무릎팍도사>에 한번 들른 거였습니다.

소녀시대가 2009년을 자기들의 해로 만드는 동안 원더걸스는 방송 출연 딱 한번 한 것이지요. (케이블 방송인 Welcome to Wonderland를 제외한다면) 그 후 2010년에 소녀시대는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강하게 하며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실제로 소녀시대가 일본 진출을 한건 거의 2010년 중반부터입니다. 그러면 2010년에도 전반부까지는 엄청나게 쏟아붓는 활동을 했다는 결론을 낼 수 있지요. 그 사이에 원더걸스는 딱 2주 활동했습니다.

소녀시대가 1년 반을 국내에 투자하는 동안 원더걸스는 고작 2주와 방송출연 한번 투자했을 뿐입니다. 게다가 원더걸스는 멤버 가운데 선미가 탈퇴하는 일까지 겪었지요. 이런 상태에서 소녀시대를 원더걸스가 누른다는 생각 자체가 도를 넘어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이러한 성적도 원더걸스의 선전이다

2주와 방송출연 한 번 그리고 트위터 활동을 한 원더걸스가 소녀시대에게 밀리는 것은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원더걸스는 충분히 선전했고 아직도 건재함을 드러냈습니다. 어떤 면에서라고 할까요?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있듯이 원더걸스가 실질적으로 소녀시대에는 밀렸을지 모르지만 아직도 다른 그룹에 비해 크게 이슈가 되고 사랑 받는 그룹임을 입증했습니다.

원더걸스보다 성적이 더 좋은 그룹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티아라 / 시크릿 등을 놓고 보면 원더걸스보다 어떤 면에서는 성적이 더 좋기도 합니다. 그들은 원더걸스가 미국으로 떠난 이후에 데뷔했으며 소녀시대 못지않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알렸습니다. 실제로 티아라의 은정은 소녀시대의 에이스 윤아에 버금가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활동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모든 그룹이 원더걸스 컴백으로 인하여 관심 밖으로 밀려버렸습니다. 그렇다고 티아라, 시크릿 등의 그룹이 인기가 없다는 건 절대로 아니에요. 단 "소녀시대"의 라이벌 목록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못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수많은 걸그룹이 나왔고 어떤 면에서는 원더걸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그 많은 걸그룹들은 소녀시대의 라이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딱 두 그룹 정도가 언급되는데 카라와 투애니원 정도이지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소녀시대의 라이벌은 원더걸스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원더걸스에게는 큰 선전입니다. 원더걸스가 잊혀진 그룹이 아닌 여전히 기억되면서 온통 "이번 주는 원더걸스가 소녀시대를 이길까?"하는 데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면 아직도 원더걸스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는 것입니다.

음반 이야기가 많은데 원더걸스가 "국민그룹"이라고 불릴 때도 음반을 많이 파는 그룹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더걸스 팬카페가 한 13~14만일 때도 원걸의 음반은 채 7~8만 이상을 넘지 못했습니다. 2년이나 활동을 안 하고 선미의 탈퇴까지 겹친 상태인데 당연히 음반이 약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음원점수가 좋고, 음반점수도 2년 공백 기간에 멤버 탈퇴라는 과정을 겪은 그룹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 음원도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구요. 원더걸스가 밀리는 점수는 시청자 선호도와 방송 점수인데 실제로 원더걸스가 거의 KBS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낮은 점수가 이해되는 부분이지요.

단편적으로 점수와 과거 원걸의 전성기만 생각하면 원걸의 완패라고 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원걸의 선방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녀시대를 뮤뱅에서 이길 수 있는 그룹은 거의 없다고 봐도 틀린 건 아니거든요. 물론 앞으로 원걸은 소녀시대를 피하니 "아이유"를 만나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더걸스가 정말 미국 진출이 꿈이라면 국내 순위에 굳이 집착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게 아니라 이제 국내에도 조금 신경을 쓸 것이라면 이번을 기점으로 삼아 재정비해야겠지요.

어쨌든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오랜만에 다시 만나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실제로는 사이도 나쁘지 않다고 하는 이 두 그룹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네요. 원걸도 너무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정말 본인들의 말처럼 그리웠던 한국무대인 만큼 무대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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