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011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한 해를 마감했습니다. 올림픽팀은 2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전반에 터진 조영철의 패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고 최종예선 전적 2승 1무를 기록하며 조 1위를 굳건히 지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동 모래 바람을 잠재우고 7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노린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채 내년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사실 많은 우려들이 있었지만 홍명보호는 비교적 슬기롭게 여러 문제들을 잘 극복하며 상승 가도를 달렸습니다. 여기에는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를 통한 다양한 가능성 발견이 가장 컸습니다. 스쿼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역대 어떤 올림픽팀보다도 전력이 약화돼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이를 역발상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면서 신뢰를 보이고 두각을 나타낸 것은 수확이었습니다. 그런 선수들 덕분에 오늘보다 내일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힘, 잠재력을 가진 2011 홍명보호 올림픽팀이 됐습니다.

광저우 AG 이후 어려움이 많았던 홍명보호

▲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홍명보호의 주축 선수는 2009년 U-20(20세 이하)월드컵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선수들입니다. 두 번의 큰 대회를 거치면서 어린 선수들은 국제 경기 경험을 키웠고, 동료들 간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하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축구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자철, 김보경, 김영권, 홍정호, 서정진, 조영철, 윤석영 같은 선수들이 뜰 수 있었고 이들은 성인대표팀에도 오르내릴 정도로 기량이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 런던올림픽 예선 체제로 전환하면서 홍명보호의 스쿼드는 크게 약화됐습니다. 성인팀-올림픽팀 중복 차출 논란으로 축구협회가 '성인팀 우선 차출'로 교통 정리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주력 선수를 성인팀으로 내줘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여기에다 선수를 차출해도 소속 프로팀에서 난색을 표했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특히 해외팀에서 활약하는 선수의 경우, 성인대표팀 경기가 아니다보니 차출을 거부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어느 때보다 선수 수급 문제로 많은 고생을 해야 했던 홍명보 감독이었습니다.

다양한 선수 테스트, 열매 맺기 시작하다

그래도 홍명보 감독은 가능한 모든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삼았습니다. 가능한 많은 선수를 테스트하려 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1년 내내 올림픽팀을 보면 새로운 얼굴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생소한 선수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거의 2진급으로 구성해 나선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잘 알지 못한 몇몇 사람들은 "뭐 이런 팀이 올림픽에 나가려 하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기량 좋은 젊은 선수라면 누구든 기회를 주려 했고, 대학 선수들에게도 문을 열었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인내, 소신은 서서히 열매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6월 열린 오만과의 평가전에서는 당시 숭실대 선수였던 배천석이 2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이어 U-20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백성동, 장현수(이상 연세대)를 곧바로 올림픽팀에도 합류시켜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게 했고 이들은 출전할 때마다 만점 활약을 보였습니다. 그밖에 윤일록(경남), 박종우(부산), 김현성(대구), 김태환(서울) 등도 올해 홍명보호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 선수들입니다. 모두 국내에서 찾은 선수들이며, 유럽파 의존은 없었습니다.

이들이 선보인 다양한 가능성을 통해 홍명보호는 얼굴이 매번 바뀌면서도 흐뭇한 미소만큼은 꾸준하게 유지했습니다. 3차예선, 최종예선, 평가전 등을 거치면서 6승 2무 무패라는 쾌조의 성적을 거두며 1차 목표인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결과도 결과지만 무엇보다 폭넓은 선수기용이 가능할 정도로 스쿼드가 풍족해진 것도 성과 중의 성과였습니다. 다양한 선수 기용, 이를 통한 경쟁심 고취를 통해 이뤄낸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제는 지동원, 구자철도 경쟁을 통해 홍명보호에 비집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스쿼드가 두터워졌습니다. 이는 주전-비주전 기량 차이, B플랜 문제로 오히려 고민하고 있는 성인대표팀에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꾸준한 진통과 진화, 홍명보호의 미래를 밝힐 것이다

홍명보호의 최종 목표는 2012 런던올림픽 본선에 진출해 메달권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물론 올림픽 본선이 얼마 남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주전급 스쿼드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 홍명보호는 이전 2009년, 2010년의 홍명보호와는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진통, 그리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팀입니다. 어려움이 따른 가운데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정면돌파해 위기를 넘기려는 자세는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하게 합니다.

최종 결과가 어떨 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내부적으로 큰 변혁을 꾀하고 있는 홍명보호의 미래, 분명히 앞으로 기대되는 측면이 많습니다.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홍명보호의 밝은 미래를 주목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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