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아시아 시리즈에서 삼성이 일본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에 9:0으로 참패했습니다. 투타는 물론 수비까지 모두 낙제점에 불과한 졸전으로 콜드 게임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포함되지 못한 이우선을 선발로 기용한 것은 첫째, 차우찬, 윤성환, 안지만이 이탈하면서 마땅한 투수가 없기 때문이었으며 둘째, 소프트뱅크에 패하더라도 내일 대만 대표 퉁이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습니다. 만일 이우선이 예상 외로 호투하고 타선이 터져 앞서갈 경우 필승계투진을 가동한다는 복안도 있었으나 이우선은 2회초부터 허망하게 무너지며 삼성이 버리는 경기가 되었습니다.
이우선을 구원한 이동걸은 2개의 내야 안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는데 최소한 2개의 타구 중 하나는 이동걸이 직접 아웃 처리해야 했습니다. 특히 2사 만루에서 마쓰다의 땅볼 타구를 잡은 이동걸은 1루에 악송구하며 적시 내야 안타로 만들어주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이동걸은 마운드에 있는 동안 2개의 도루도 허용했는데 퀵 모션이 느리고 견제 능력이 떨어져 일본의 빠른 주자들의 도루 시도를 전혀 예방하지 못했습니다. 투수는 단지 공만 잘 던져서는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삼성 배터리는 도합 6개의 도루를 허용했으며 그 중 득점과 직결된 더블 스틸까지 5개를 진갑용이 내줬습니다. 삼성 투수들의 퀵 모션이 느리기도 했지만 진갑용의 송구 또한 내야수들이 주자를 태그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1회초에 범한 악송구 실책까지 더불어 국내에서도 노련한 포수로 손꼽히는 진갑용에게는 굴욕적이었습니다.
삼성의 야수들은 공격에서도 부진했습니다. 1회말 1사 만루의 선취 득점 기회에서 강봉규의 삼진, 채태인의 우익수 뜬공으로 선취 득점에 실패한 이후 9회말까지 산발 5안타에 그치며 치욕적인 완봉패를 기록했습니다. 이우선이 무너진 이후 2진급 투수들이 등판하면서 소프트뱅크에 추가 실점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에이스급과는 거리가 먼 선발 야마다를 상대로 무득점에 허덕인 것이나 클러치 에러로 대량 실점에 일조한 것은 한국시리즈 우승팀답지 않은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이었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