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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인터넷 준실명제', 다수결이 떠받쳤다박성중 법안심사소위원장, 반대 의견에도 의결 강행…'만장일치' 관례 무너져 "법이 실험이냐"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5.11 16:2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논란의 '인터넷 준실명제'가 반대의견에도 다수결에 따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안심사소위의 법안 처리는 만장일치라는 관례를 따랐다.  

지난달 27일 국회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소위원장 국민의힘 박성중)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인터넷 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게시물이나 댓글을 올리는 이용자의 아이디·IP주소를 공개하도록 법적 의무를 부여하고, 미이행 시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일 평균 이용자수가 10만 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규제 대상이다. 이용자의 '실명'이 아니라 '아이디'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인터넷 준실명제'로 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정안 의결 당시 법안심사소위 회의록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이 우려들을 표하고 있는데 우리가 '우선 처리해서 한번 법사위로 보내보자'는 건 무책임해 보이기도 한다"며 "판단하기 어려워 어떤 과정들을 한번 더 짚어봐야 될지 숙고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 변재일,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인터넷 익명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재논의와 공론화를 위해서라도 개정안 의결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박성중 소위원장은 "오늘 의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승래 의원이 "저는 의결을 반대한다. 앞으로 다수결로 하는 건가"라고 반발하자 박성중 소위원장은 "반대 알고 있다"며 개정안 가결 선포를 위한 주문을 읊었다. 조승래 의원은 "이의 있다. 법이라는 게 실험이 아니지 않느냐"며 재차 개정안 검토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박성중 소위원장은 "이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 위원장이 한번 시도해보고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자 이야기하지 않았나"라고 의결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박성중 소위원장은 향후 소위원회를 다수결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공언했다.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의 법안 처리는 '만장일치'를 관례로 하고 있다. 민주당 정필모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앞으로 다른 법안도 이견이 있을 때, 이견이 소수면 다수 찬성으로 통과시킬 건가"라고 묻자 박성중 소위원장은 "통과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박성중 소위원장은 "한번 시도해 봐서 충분한 실익이 있고 한다면, 위원장이 책임지고 그것을 하겠다"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당시 법안심사소위 회의록에서 업계·정부·의원 등의 의결반대를 확인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2년 인터넷 실명제, 즉 '본인확인제'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린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민주당 윤영찬·조승래 의원은 가짜뉴스·악성댓글 조치 필요성에 동의하기 때문에 아이디만 공개하는 안에 대해 이해관계자 의견과 위헌 여부를 검토·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아이디와 IP를 함께 표시하는 규정 자체가 위헌 판결이 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인터넷 준실명제'가 위헌이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 사정과 현 시점을 비교할 때 본인확인제의 위헌 사유인 최소 침해의 원칙과 법익 균형성이 해소됐다는 특별한 사정 변경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개정안은 사실상 본인확인제와 거의 동일한 내용의 준실명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악성 댓글과 게시글로 인한 피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법취지에 공감하지만 아이디를 공개한다 해도 위헌 결정을 받은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대해 익명 표현의 자유를 더 침해할 우려가 있어 위헌 사유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개정안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아이디·IP는 개인식별 정보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개정안이 과방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자 시민사회에서는 곧장 "위헌적 법안을 즉각 폐기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오픈넷·진보넷 등은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적 보복의 우려 등으로 자기 검열 아래 비판적 표현을 자제하게 만든다"며 "이는 곧 인터넷이 형성한 사상의 자유시장에서의 다양한 의견 교환을 억제하고, 국민의 의사표현 자체를 위축시키고,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방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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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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