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의 정체성을 극대화시킬 멘토스쿨 입학자가 정해졌다. 멘토별로 4명씩 총 스무 명의 멘티들이 선택됐는데, 이들 중에서 생방송에 진출할 12명이 추려질 것이다. 위탄2의 기대주들이 한군데로 몰리지 않고 균등하게 분포됐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이것이 황금분할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배수정, 구자명은 이선희, 에릭남은 이승환, 샘카터는 윤일상, 푸니타는 박정현을 선택했다.

기대주들의 분포를 보면 위탄2는 구자명과 배수정이 속한 이선희 멘토스쿨이 죽음의 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번처럼 한 멘토 출신이 독식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시즌1과 달리 멘토들의 친목이 매우 도타워서 반발현상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멘토 스쿨 입학자들에게서는 아직까지는 논란의 대상자가 없다. 또한 구자명 말고는 딱히 휴먼 스토리가 알려진 바 없어서 위대한 탄생2는 어쩌면 최초로 노래 자체로만 우열을 가리는 오디션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2가 진정 겪을 심판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결정적 하자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슈퍼스타K가 세 번 그리고 위대한 탄생이 두 번째로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결승에는 모두 남자들만 올랐다. 문자투표의 경향이 워낙 여초현상이 두드러진 결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를 조절한 문자투표의 방식 개선에 대해 오디션 제작자들은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예선만 놓고 보자면 위대한 탄생2 지원자들이 슈퍼스타K에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익숙해진 탓인지는 몰라도 멘토스쿨에 참가한 면면들이 주는 전체적인 포스는 오히려 슈퍼스타K를 압도하는 느낌이다. 일단 멘토스쿨 입학자가 남자 12명에 여자 8명으로 남자들이 많다. 이 정도의 비율은 그대로 톱 10까지 이어질 것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톱10이 아니라 이번 결승도 여전히 남남 대결이라면 화려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여자는 단지 들러리로 전락하게 된다.

국민오디션인 만큼 문자투표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틀린 논리라고는 할 수 없지만 문자투표의 성 경향성이 두드러진다면 그것은 분명 불공정하다고 봐야 된다. 현재 상태라면 위탄2를 최초로 붐업시킨 배수정의 결승진출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잘해봐야 톱4나 톱3이 고작일 것이다. 그밖에 푸니타나 에슐리 등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오디션 우승자들은 모두 그럴 만한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결승이 항상 남남대결의 구도로 굳어진 것은 여성 참가자들의 실력이 부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인은 모두 문자투표에 있다. 단순하게는 문자투표의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해서 좀 더 복합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슈퍼스타K3의 경우 작년에 비해 심사위원 점수비중을 약간 높이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는 아무 효과를 볼 수 없었다. 특히 위대한 탄생의 경우 심사위원 점수와 문자투표의 결과가 너무도 달라 논란의 사유가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문자투표의 힘이 더 강했기 때문에 순위와 당락은 문자투표의 서열에 따를 수밖에는 없었다. 세상에 완벽한 투표는 존재할 수 없지만 그래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차별 프로그램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멘토 스쿨이 끝나고 찾아올 생방송 무대에서 해결은 아니더라도 위대한 탄생2 제작진의 고심한 흔적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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