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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의견'은 데일리·탐사 보도의 중간 어디쯤?TBS '김어준 뉴스공장' 저널리즘 평가 기준 논의…'형식적 객관주의' 타파라도 문제는 진행자의 음모론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4.29 21:3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같은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전통적 저널리즘 평가기준인 공정성·객관성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학계 주장이 나왔다.

시사대담프로그램은 데일리 뉴스보다 깊은 분석으로 사실에 다가가는 반면, 탐사 저널리즘보다는 물리적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투명성'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춰 저널리즘 평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시사대담프로그램의 핵심인 '인터뷰'의 경우 전 영역에 걸친 인터뷰이의 발언을 공정성·객관성 기준으로 검증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제작과정을 투명화하고 오류가 났을 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정치편향성 시비에 휘둘리는 배경으로 김어준 씨의 이른바 '의견 저널리즘'을 꼽을 수 있다. 부정개표설, 세월호 고의침몰설, 이용수 할머니 배후설 등의 논란이 대표적이다. 저널리즘 평가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과는 별개의 논란으로 판단된다.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방송학회와 TBS 주최로 열린 '멀티 플랫폼 시대, 공영 라디오의 위상과 사회적 역할' (TBS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29일 한국방송학회와 TBS 주최로 열린 '멀티 플랫폼 시대, 공영 라디오의 위상과 사회적 역할'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이정훈 신한대 교수는 객관성·정확성·중립성 등 전통적인 저널리즘 평가 기준에 대해 "직업윤리로는 괜찮지만 평가 기준으로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며 저널리즘 형식에 따른 사회적 인식론을 바탕으로 평가 기준을 달리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뉴스공장'과 같은 시사대담프로그램을 데일리 저널리즘과 탐사 저널리즘 사이에 위치시켰다. 그는 "시사대담프로그램 특성상 데일리 뉴스보다는 탐사 저널리즘에 가깝다"며 "그러나 매일 방송하는 시사대담프로그램 제작진에게 탐사보도 기자들이 누리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데일리 저널리즘이 단순 사실만을 수집해 명제 자체의 옳고 그름보다 공정하게 보도하려고만 하는 '과정상 형식적 객관주의'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탐사 저널리즘은 명제의 정당화 책임을 스스로 지는 동시에 정당화 방법도 스스로 고안하는 저널리즘으로 객관적이기만 해서는 해낼 수 없다고 했다. '형식적 객관주의' 등 데일리 저널리즘을 평가하는 기준을 시사대담 프로그램에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게 이 교수 생각이다. 

이 교수는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데일리 뉴스보다는 결과에 대한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며 "그 리스크는 저널리즘을 필요로 하는 사회도 함께 져야 한다. 사회적 인내를 좀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정당화 기준을 볼 때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인터뷰다. 전문가나 목격자의 증언을 초심자인 제작진이 그나마 어느정도까지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그러나 그것이 사실일 때 갖게 될 사회적 중요성을 인지한 초심자가 음모론적 주장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인식론적으로 완전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문제제기 단계에서 해야 할 정당화 과정이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거나, 더 심각하게는 수행할 만한 구조나 조직을 갖추고 있지 못해 정당화를 못한 거라면 그것은 저널리즘 차원의 문제"라며 "더 심각한 건 결과적으로 음모론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가는 것은 인식론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용서받기 힘들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협력'을 통한 저널리즘 향상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 교수는 "피상적인 자문단 같은 것이 아닌 '인지적 분업체계' 같은 것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수준을 끌어올려 내부에서 정보의 양과 질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필요가 있다. 하루만 늦게 방송하고 대신 좀 더 충실하게 방송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토론자로 나선 김병성 계명대 교수는 "어떤 사실진술도 입증될 수 있지만 어떤 사실진술도 결코 절대적 가치의 진술일 수 없다. 모든 사실은 동일한 수준에 있을 뿐"이라며 "절대적 의미에서 숭고하거나 중요한, 사소한 명제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고불변의 평가기준은 어디에도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핵심은 인터뷰다. 증언으로서의 인터뷰 신뢰성 부분에 대해 모든 진행자가 합리적 근거 등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근원적으로 시사대담 프로가 추구하는 것이 증언의 확실성인가. 사실왜곡, 정치적 편향성, 논증의 부족 등을 보강하면 비판이 사라질까"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시사대담 프로의 정당한 맥락은 형식적 객관주의에 기반해 구성될 수 없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특정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정당성을 지녀야 프로그램의 존재 의의를 보장받는다. 그런 면에서 '투명성'이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종수 세종대 교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언론 등의 비판이 상업주의에 기반한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시사대담 프로는 '시사토크쇼', 그중에서도 '쇼' 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이 같은 '쇼'가 탄생한 배경에는 기득권적 프레임 바깥의 전문가적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기성 언론사, 재벌 광고주, 무소불위 관료에 대한 반면교사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나왔다며 "세 헤게모니의 주체들의 틀에서는 우측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기성 저널리스트들이 '뉴스공장'을 대하는 태도가 호의적이지 않은데, 자신들의 저널리즘 기회와 광고 시장을 빼앗아 간 장본인이기 때문에 반감이 대단히 강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건국대 교수는 이 교수가 주장한 사회인식론적 관점에서의 저널리즘 평가기준을 진지하게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서로 다른 유형의 저널리즘이 존재하고 있고, 여기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서로 다른 기준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발제자의 주장은 서로 다른 저널리즘 기준이 적용된다면 '막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원칙이 공정성·객관성으로 돌아가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찾는 건 그 사이의 무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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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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