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토크쇼>, <불후의 명곡> 이 둘의 공통점엔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로 이 두 프로그램은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최근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올라오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입니다.

처음 <대국민 토크쇼>가 시작됐을 때는 놀러와에 한참 못 미치는 시청률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놀러와>와 1위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지요. <불후의 명곡2>는 지금까지도 <나는 가수다>의 아류작이라는 말을 듣기는 합니다. 하지만 점차 가수들의 퀄리티를 높여가면서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또 <나는 가수다>와는 다른, 한 가수를 초청해서 그 가수의 노래를 가수 앞에서 부른다는 컨셉으로 인해 명곡을 그리워하는 향수에 젖은 어른들을 많이 모으고 있는 입장이지요.

이 두 프로그램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방청객들과 직접 대면하는 프로그램들이라는 점입니다. <대국민 토크쇼>의 주인공은 일반인들이고, <불후의 명곡>은 많은 방청객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MC와 가수들, 그리고 참여자들은 일반인을 상대로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신동엽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이 두 프로그램의 상승세에 신동엽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두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신동엽은 다시 명MC의 위치로 돌아오며 재기를 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런 신동엽의 부활과 관련해서 몇 마디 적어보고자 합니다.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신동엽의 디테일

신동엽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디테일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실제 <불후의 명곡2>나 <대국민 토크쇼>를 보면 신동엽은 작은 부분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지요.

신동엽은 다른 MC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그러한 부분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가장 좋은 예는 <불후의 명곡2>에서 매번 나오는 순번뽑기입니다. 단순하게 순번을 뽑는 것이고 그냥 누가 먼저 나가는지 정하는 것입니다. 사실 매회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 연출하면 정말 재미없게 연출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순번뽑기이지요.

그런데 신동엽은 매번 그것을 가지고 개그를 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듭니다. 누가 첫 번째로 나갈까, 누가 다음 타자가 될까하는 단순한 호기심을 가지고 대기실에 있는 가수들을 들었다놨다하면서도 방청객들과 함께 심리전을 하는 신동엽은 다소 의미가 없을 수 있는 순번정하기를 가지고 매주 재미있게 끌어내고 있습니다.

신동엽은 또한 김구라와 함께 <불후의 명곡>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김구라가 캐릭터를 만들어 놓으면 그것을 받아 무대 밖에서 완성시켜주는가 하면, 또 어떤 경우에는 직접 라이벌전이나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뭔가 그 사람에게서 끄집어내죠.

실제로 재범과 허각이 붙을 때 허각에게서 댄스 본능을 끌어내어 "댄스 각"을 발견하게 한 것도 신동엽이었습니다. 결국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허각은 자신이 우승한 "세상만사"무대를 통해서 댄스 각으로 거듭났지요.

이렇게 신동엽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다 캐치하면서 <불후의 명곡2>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예능적인 면으로 보면 <불후의 명곡2>가 <나는 가수다>보다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신동엽의 기가 막힌 절묘함

흔히 네티즌들에게 불리는 신동엽의 별명이 있습니다. 바로 "섹드립"의 황제라는 것이지요. 어찌 보면 굉장히 나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신동엽은 야한 농담을 하는 면에 있어서 한마디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어디까지 말하고 어디까지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수준을 잘 안다는 말이지요. 물론 그런 "야한 농담"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신동엽의 선을 긋는 방법이 너무나 절묘해서 사람들을 웃기면서도 심각한 수준을 넘기지는 않는다는 점이지요.

실제로 신동엽은 여러 짓궂은 장난을 많이 하고 농담을 자주하지만 문제가 되었던 발언들은 많이 없었던 것 같군요. 신동엽은 어느 수준이 짓궂은 것이고 어느 수준이 민폐인지를 잘 알고 그것을 정확하게 젤 줄 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럴까요? 신동엽은 방송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을 대하는 프로그램에서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그들을 어느 정도까지 밀어야 하고 밀었다가 어느 정도까지 땡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신동엽, 더 장수하려면 자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야 한다

이런 능력 있는 신동엽에게도 단점이 있으니 조금 다재다능한 면이 없다는 것이지요. 본인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신동엽은 리얼 버라이어티에는 굉장히 약한 편입니다. 사실 신동엽이 리얼버라이어티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체인지>도 했었고 <오빠 밴드>까지도 했었지요.

그러나 둘 다 잘 되지 않았어요. 순간순간 뛰어난 애드립을 요구해서 말로 넘기는 신동엽의 스타일과는 달리, 리얼 버라이어티는 단순히 말로만 웃긴 것이 아니라 액션, 즉 행동을 요구하고 몸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지요. 안타깝게도 신동엽은 그러한 스타일은 아닌 것입니다.

또한 신동엽은 공동진행에도 약한 타입이기도 하지요. 사실 신동엽은 공동 진행도 많이 했었습니다. <야행성>, <달콤한 밤>, <사이다>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신동엽만의 느낌이 살지는 못했습니다. 이것이 신동엽이 가진 취약점이지요.

하지만 그가 굳이 약점을 극복하고자 강점을 희생하는 행보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미 그러한 행보를 해봤고 별로 결과가 좋지 못했어요.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는 프로그램에서 계속 있어야 합니다.

<불후의 명곡2>의 무대는 신동엽의 독무대로 봐도 무방합니다. 김구라-문희준이라는 진행자가 있지만 대기실에서만 있기 때문에 신동엽에게 제동을 걸어오지 않지요. 아무런 제동이 걸리지 않은 신동엽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끌어내어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는 그러한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키스 앤 크라이>도 김연아와 공동진행이긴 했지만 김연아가 예능전문인이 아니기 때문에 신동엽이 아무런 제한 없이 자신의 장점인 애드립과 순간순간 진행을 극도로 살려서 재미있게 진행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동엽은 이러한 강점에 초점을 맞춰서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강호동의 은퇴로 유-강체제가 무너진 이후 유재석에 맞설 그러한 MC가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 시점에서 신동엽의 상승세는 주목할 만합니다. 진행 능력이나 센스 애드립 능력 하나만 놓고 본다면 신동엽을 능가할 사람도 없거든요.

실제 강호동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놀러와> vs. <안녕하세요> 그리고 <무한도전> vs. <불후의 명곡>으로 유재석과 정면대결을 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신동엽이거든요. 물론 지금은 밀리고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요.

신동엽은 유재석-강호동보다 더 먼저 전성기를 누비며 국민MC 반열에 오른 사람입니다. 리얼 예능버라이어티가 예전보다 약해진 이 시점에서 신동엽에게는 다시 찾아온 기회라고 할 수 있겠죠. 만약 신동엽이 어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난다면 머지 않아 신동엽을 단순히 연예대상 진행자가 아닌 연예대상 수상자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리고 신동엽이 유재석과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합니다. 사실 경쟁구도는 유재석에게도 도움이 될 자극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신동엽의 재기와 부활을 기대해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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