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경향신문이 편집국에서 신문제작 기능을 분리하고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능을 강화하는 ‘디지털 전환 추진 보고서’ 최종안을 만들었다.

김정근 디지털전환실행 TF 팀장은 미디어스에 “28일 기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하고 내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뒤 수정사항이 있으면 반영할 계획"이라면서 "추진안에 따라 7월 전면 개편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현판 (사진=미디어스)

경향신문은 지난 1월 사내 미래전략위원회가 발표한 ‘디지털 전환 보고서’를 토대로 세부사항을 정하는 ‘편집국 디지털 전환 TF’를 출범했다. 김정근 디지털뉴스편집장 주도 아래 부장급, 차장급, 평기자가 참여하는 회의를 매주 진행했다. 최종보고서는 지난주 미래전략위의 최종 승인을 거쳤다.

최종보고서는 앞서 미래전략위가 발표한 ‘디지털 전환 보고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큰 틀에서 신문제작 기능을 편집국에서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신문제작 기능은 신설되는 ‘신문제작총괄’(가칭)이 맡고 편집국 편집부, 디자인팀, 교열부, 부문별 신문 에디터가 배속된다. 신문제작부서는 편집국에서 생산한 뉴스를 그대로 지면에 취사 선택해 앉히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신문 제작기능을 분리한 편집국은 디지털·모바일 전용 뉴스 생산과 유통에 집중한다. 기사 출고 시각, 웹편집, 동영상, 인터랙티브, 그래픽, 디지털·모바일 스토리텔링 방식을 중점적으로 고민한다. 편집국장은 신문 지면에 관여할 수 없고 신문제작 총괄 역시 뉴스 생산에 관여하지 못한다.

온라인 기사를 강화하기 위해 지면 편집 일부 역량을 디지털 편집 역량으로 전환한다. 디지털편집팀(가칭)을 신설해 웹편집 업무를 전담하고 뉴콘텐츠팀의 소셜미디어 운영도 이관받아 뉴스 유통을 전담한다.

일부 기자들이 항의했던 ‘온라인 이슈·속보 대응 전담팀 신설’은 최종 보고서에 빠졌다. 미래위는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지만 출입처 담당이 불분명한 기사, 인력 문제로 처리하기 어려웠던 기사를 보완하는 역할로 ‘이슈팀’(가칭)‘ 신설을 제안했지만 현장 기자들은 통신사·타사 보도 베끼기 식의 기사가 양산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에 TF는 최종안에 각 부서에서 조기출근자가 사실확인을 거쳐 온라인 이슈를 처리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기획·탐사보도 등 데이터저널리즘을 맡을 ‘데이터팀’이 신설된다. 데이터팀은 자체 기획과 더불어 기획취재부, 뉴콘텐츠팀과 긴밀히 협업해 콘텐츠를 생산한다. 이밖에 토요판팀과 라이프팀 축소·재편, 디지털 맞춤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 도입, 오피니언면 논설위원실로의 이관 등이 함께 진행된다.

편집국의 디지털 강화 전략은 오프라인에 비해 저조한 온라인 영향력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미래전략위는 앞서 “경향신문의 네이버 페이지뷰 점유율은 종합일간지, 경제지 중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며 “지면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지면 중심의 사고는 버려야 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향신문도 디지털 콘텐츠 관련 여러차례 시도를 해왔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지면의 자장 속으로 끌려 들어오는 일이 반복됐다”며 “최근 중앙, 한국일보가 신문제작 부서를 아예 뉴스 생산 부서와 분리한 것도 그런 사정 때문이다. 벗어날 수 없다면 아예 장벽을 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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