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2030세대의 방송·신문 등 레거시 미디어 이용률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현저히 낮지만 레거시 미디어가 만드는 뉴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30세대가 이용하는 플랫폼이 TV 수상기·지면에서 온라인 플랫폼 등으로 바뀌었을 뿐, 여론 형성의 출발점은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라는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0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의 TV 뉴스 이용률은 6.9%에 불과하다. 나머지 연령대 평균인 60.7%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2030세대의 종이신문 이용률은 0.2%다. 반면 인터넷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75.8%에 달한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TV와 동일한 6.9%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강정수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20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신문 등 레거시 미디어가 약화되고 있다”면서 “2030세대는 레거시 미디어를 의무적으로 접해야 할 시기가 없었기 때문에 뉴미디어의 소비 습관이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2030세대의 레거시 미디어 이용률이 낮은 상황이지만, 레거시 미디어가 만들어낸 뉴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강 전 센터장은 “방송이나 종이신문이 가진 플랫폼적 기능은 없어졌지만 여론 형성에서의 힘은 여전히 레거시 뉴스 미디어가 갖고 있다”며 “2030세대는 유튜브·페이스북 등에서 전통 뉴스를 공유한다. 이를 비판하거나 긍정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센터장은 “5060세대의 경우 뉴스를 ‘알아야만 하는 것’으로 정의했다”면서 “그런데 2030세대는 뉴스를 ‘알면 흥미로운 것, 알면 재미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즐겁고 재미난 것도 뉴스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센터장은 진보언론이 스스로 변해야 이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센터장은 “5060세대를 위한 보수적인 진보 목소리밖에 없다”며 “한겨레신문 역시 창간한 지 30년이 지났다. 낡은 패러다임의 언론이 2030세대에게 먹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강 전 센터장은 “2030세대의 고민에 답변하는 미디어가 없다”며 “부동산 문제의 경우 월세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섹션을 갖춘 언론이 있나. 생활에 필요한 경제, 사회 영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전 센터장은 최근 불거진 네이버 알고리즘 편향성 논란에 대해 “알고리즘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네이버 모바일 뉴스페이지에서 보수언론 기사가 과대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MBC 스트레이트 조사 결과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의 기사 노출 비중은 48%대 3.6%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네이버는 뉴스 알고리즘을 검증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동시에 MBC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강 전 센터장은 “사람들은 네이버나 유튜브가 중립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알고리즘은 상호작용한다”며 “플랫폼사도 응당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지만, 이용자가 자꾸 이거(특정 성향의 뉴스)만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센터장은 알고리즘으로 인한 확증편향을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니라면서 “이용자가 선택을 한 거고, 선택에 대한 책임은 그들이 지는 것”이라고 했다. 강 전 센터장은 “네이버·다음이 보수화됐다는 의견이 있지만 네이버에 공급되는 뉴스 70%가 보수언론”이라며 “네이버가 아무리 뛰어난 알고리즘을 가져도 70%는 보수언론을 추천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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