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축제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이 19일 정규리그 3위 FC서울과 6위 울산 현대의 6강 플레이오프로 막을 올립니다. 서울-울산 전을 시작으로 20일 4위 수원삼성과 5위 부산아이파크의 6강 플레이오프 두 번째 경기가 치러지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30일과 다음달 4일에 챔피언결정전을 가져 우승팀을 가리게 됩니다.

챔피언십의 시작인 6강 플레이오프에는 K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명문팀들이 모두 나와 흥미로운 승부가 점쳐집니다. 특히 네 팀 모두 시즌 후반부에 상승세를 타고 6강에 오른 팀들이어서 두 경기 모두 팽팽한 접전이 예상됩니다.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주목할 만 한 관전포인트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핵심키워드 5개를 정해 살펴보겠습니다.

▲ K리그 우승 트로피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처음

FC 서울,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의 감독은 이번 챔피언십이 개인 첫 경험입니다. 감독 2년차인 수원 윤성효 감독, 올 시즌 시작하자마자 맡은 부산 안익수 감독, 그리고 시즌 도중에 대행 자리에 오른 최용수 감독대행 모두 그렇습니다. 선수 시절에는 화려했던 이들이었지만 지도자로서 처음 맞이한 챔피언십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임 후 두 번째로 챔피언십에 오른 김호곤 울산 감독은 개인 첫 K리그 정상에 도전합니다. 국가대표, 올림픽팀 감독, 대학 감독 등의 경험이 풍부하지만 프로 감독으로는 아직 K리그 우승 경험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올해 러시앤캐시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한을 푸는데 성공했던 김호곤 감독이었는데 정규리그에서도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할 지 주목됩니다.

인연

감독들 간의 인연도 흥미진진한 볼거리입니다. 김호곤 감독과 최용수 감독대행, 윤성효 감독은 부산 동래고-연세대 선후배 출신이며, 특히 김 감독과 최 대행은 사제지간으로 연을 맺은 경험도 있습니다. 또 최용수 대행과 안익수 감독은 FC 서울 코치 출신으로 지난해 빙가다 감독과 함께 FC 서울의 우승을 일궈낸 '명품 코치진'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18일 열린 미디어데이는 가시 돋친 독설보다는 훈훈한 칭찬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라는 이들의 의지. 마지막에 웃는 팀은 어느 팀이 될 지 지켜볼 일입니다.

복수

올해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의 상대 전적을 보면 흥미롭습니다. 컵대회를 포함해 3번 맞붙어 3번 모두 부산이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이것이 흥미진진한 이유는 부산의 지긋지긋했던 '수원 징스크' 때문입니다. 부산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 동안 수원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해 5무 10패 무승을 거뒀습니다. 그러나 올해 부산은 5월 21일 수원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둔 이후 컵대회 준결승전, 부산 홈에서 모두 1골차 승리를 거두며 오히려 수원에 징크스를 넘겨줬습니다. 부산 입장에서는 올해 깬 징크스의 종결판을 이번에 만들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반면 수원은 올해 부산에 당한 3전 전패의 아픔을 중요한 순간에 되갚으려 할 것입니다.

색깔

FC 서울과 울산 현대는 한마디로 '창과 방패' 대결입니다. 팀득점 56골을 넣으며 전체 3위를 차지하고 득점왕 데얀을 보유한 FC 서울, 반면 29실점만 하며 1위 전북 현대보다 더 적은 실점으로 최강의 수비력을 자랑한 울산 현대 모두 색깔 있는 팀의 면모를 보이며 6강에 올랐습니다. 이 색깔을 단판승부인 6강 플레이오프에서 얼마만큼 더 잘 드러내느냐가 이 두 팀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가대표 후유증

정규리그를 치르고 3주 만에 갖는 경기이기에 각 팀들은 어느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를 해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으니 바로 얼마 전 중동에서 A매치 2경기를 뛰고 온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중동에서 돌아온 지 3-4일 만에 소속팀의 중요한 경기를 뛰어야 하는 입장이라 만만치 않은 중압감을 또 안고 경기에 임해야 할 판입니다.

이번 대표팀 월드컵 예선에 참가했던 선수는 수원 이용래, 정성룡, 울산 곽태휘, 이재성, 김영광, 부산 김창수입니다. 여기에 서울 데얀은 유로2012 플레이오프를 위해 몬테네그로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다 돌아왔습니다. 또한 부산 박종우, 이범영, 서울 김태환은 올림픽 최종예선 때문에 올림픽팀에 차출돼 아예 이번 6강에 나서지 못합니다. 네 팀 모두 100% 전력 가동이 조금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후유증, 공백을 얼마만큼 잘 메우느냐가 성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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