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라디오스타>에는 원더걸스가 출연했습니다. 솔직히 원더걸스의 <라디오스타> 출연 소식에 걱정이 됐습니다. <라디오스타>의 톡톡 쏘는 그러한 예능에 약한 원더걸스가 어떻게 대처할까 싶었거든요.

원더걸스가 예능에 약한 이유는 박진영 때문?

원더걸스는 한국에서 활동할 때도 유난히 예능에 약한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그 이유를 <라디오스타>에서 예은이 직접 설명했습니다. 박진영이 TV를 보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지요. 사실 예능 감각은 자주 참여하고 자주 보면서 연습해야지 늘 수 있는 것이지요.

원더걸스는 소녀시대나 카라, 그리고 티아라에 비해 예능활동이 적은 그룹이었습니다. "텔미" 때에도 스케줄이 많기는 했는데 제대로 고정 한 번 한 것도 없고, 행사나 이런 데에서 더 많이 뛰는 원더걸스를 볼 수 있었지요.

김구라가 JYP가 예능에서 약하다고 했지만 사실 예능에서 가장 강한 소속사 중 하나가 JYP입니다. 2AM, 2PM, Miss A의 민 등을 놓고 생각해봐도 그렇고 전 JYP 소속인 god만 보더라도 JYP 자체 연예인들이 예능에 약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꼭 원더걸스까지 예능에서 잘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너도나도 어필하기 위해서 정신없기까지 한 걸그룹 사이에서 조금 늦은 리액션, 조금 어리숙한 원더걸스의 모습은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거든요. 어쩌면 그러한 원더걸스의 모습이 다른 그룹과 그녀들을 구분 짓는 하나의 특성이기도 하지요. 좀 더 순진하고 친근해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모두 다 예능에서 잘하고 모두 다 예능에서 자지러지는 리액션을 하고 이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예능에 약한 걸그룹이 한두 그룹 있는 것도 나빠 보이지는 않네요.

한 단어 한 단어 신중한 원더걸스

이번에 또 다시 멤버들의 탈퇴 이야기가 (현아, 선미)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리더 선예가 항상 하게 되는 부분이네요.

사실 JYP에 있어서 선예는 단순히 소속사에 속한 그룹의 멤버 이상이지요. 조권과 함께 영재육성 프로그램을 통해서 선발 된 선예는 만약 2001년 영재육성 시점으로 보자면 2011년까지 거의 10년 이상 JYP에 속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조권이 소속사에서 일어난 일을 다 안다고 하는 것처럼 아마 선예도 JYP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에 대해 조권만큼이나 잘 알고 있을 것이에요.

물론 당연히 자신들의 멤버들의 이야기니 내막에 관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선예는 항상 그래왔듯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함을 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게 선예만의 매력이고 선예의 이야기 방식입니다.

이번 <라디오스타>에서 동일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선예는 일단 대답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줬지요. 물론 어떤 멤버들이고 대놓고 디스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그런데 선예가 이끈 원더걸스는 항상 그랬던 것 같아요. 무조건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는 솔직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이요.

실제로 선미가 탈퇴했을 때도 간담회가 있었지요. 원더걸스는 간담회에서 팬들에게 호소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선미 탈퇴 때도 큰 문제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지요. 현아와 선미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선예는 각자 좋은 결정을 한 것 같다라며 덮어뒀어요. 이미 떠난 사람 이야기를 자꾸 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은 내용이거든요. 원더걸스는 이런 면과 관련해서 깔끔하게 처리를 하는 것 같아요.

분위기를 살린 조권, JYP 따라잡기

예능적인 면에서 보면 원더걸스가 출연한 예능을 "재미있다"고 볼 수는 없는 면이 많아요. 그런데 지루할 수 있는 시점에 조권과 민이 나와서 분위기를 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들이 살린 방법은 바로 "박진영 따라잡기"였습니다.

특히 조권이 윤종신을 따라하는 박진영을 소화할 때는 정말로 빵빵 터졌습니다. 민이 박진영을 따라한 것도 상당히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조권은 또 원더걸스의 안무를 따라하고 뒤에 속풀이 무대에서 재등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지요.

그런데 JYP에 한 가지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바로 박진영의 자신의 소속가수들에게 자기 창법 각인시키기였습니다. 물론 곡을 만들어주는 게 박진영이기 때문에 JYP 창법이 가장 잘 맞을 수도 있겠지만, 박진영이 너무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는 게 꼭 좋을 일일까는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제 본인들의 음악세계를 찾아가도록 창법강요는 더 이상하지 말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원더걸스가 공식적으로 시작하는 첫 예능이 <라디오스타>였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흘러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네티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직접해주기도 했고 어떤 면에서는 재미와 함께 원더걸스의 착실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방송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모습은 원더걸스의 변함없는 겸손한 자세와 사람다운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원더걸스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친근하면서도 어리숙하고 그러면서도 성숙한, 다른 아이돌에게 느낄 수 없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거든요. 정말 오랜만에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원더걸스가 앞으로도 계속 좋은 활동을 보여줘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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