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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염수 방류, 조선일보 진단은 '인접국 배려 문제'친원전 기조 유지 "국민건강에 영향 없다는 전문가 의견"…처리수, 한국 '친원전' 전문가 진즉에 사용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4.14 12:3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일본정부 결정에 대해 한국언론의 논조는 '규탄'이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불러 올 생태계 영향과 건강상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인접국인 한국은 문제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논조는 일본 정부의 '인접국 배려'가 없었다는 것을 문제삼는 데 그치고 있다. 이런 논조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을 근거로 두고 있다. 조선일보에 언급된 전문가들은 이번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 이전부터 후쿠시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염수를 방류해도 우리 국민 건강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조선일보 4월 14일 사설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인접국 불안 배려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14일 사설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인접국 불안 배려하지 않았다>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 국민 건강이나 생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문가 의견이 많기는 하다"며 "방류 오염수는 대부분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태평양으로 확산되고 극히 일부가 남쪽으로 이동해 동해로 들어올 수 있지만 그 양은 후쿠시마 방류량의 0.00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월성 원전 단지에서도 상당량의 삼중수소를 냉각수에 희석시켜 배출하고 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월성 방류수의 농도는 리터당 13베크렐 수준으로 일본은 리터당 1500베크렐로 계획하고 있다는 점,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세슘·스트론튬 등 다른 방사성 물질도 포함돼 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도 일본 정부의 '인접국 배려'에 문제의 방점을 찍었다. 조선일보는 "일본은 정화해 방류하겠다고 하지만 인접국의 불안을 털어낼 수 있는 투명한 모니터링 절차를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 국민 건강이나 생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은 이날 조선일보 기사 <[news Q]방사능 논란에도… 日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서 제시됐다. 해당 기사에서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방사성물질은 바다에서 희석이 돼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강행한다면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방사성물질이 잘 처리되는지 우리나라가 직접 검증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은 '원자력은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친원전 주장으로 조선일보에 언급된 전문가들의 과거 발언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가 우리 국민 건강 등에 어떤 악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왔다. 

정용훈 교수는 지난해 7월 '헬로디디'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처리수 100만 톤에 든 삼중수소량은 3g이다. 우주방사선이 대기권을 뚫고 지구로 들어오면서 생성하는 자연계 삼중수소량이 1년에 200g이 넘는다"며 "삼중수소 반감기는 12년이다. 매년 자연으로부터 생성된 삼중수소는 누적돼 지구 바다에 3.5kg 정도 존재한다"고 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정화처리된 '처리수'라고 부르기로 했다. 

정용훈 교수는 "일본은 처리수를 5~10년에 나눠 일본의 동해로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자연계, 핵실험 등에서 나온 삼중수소와 비교해 너무 적은 양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동해에서는 측정도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훈 교수는 "후쿠시마에는 사람이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2017년 7월 당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주최한 '성급한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만약 '후쿠시마시'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북유럽 쪽 핀란드, 노르웨이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용훈 교수는 후쿠시마에 사람이 못 사는 이유는 방사능 영향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요인 때문이라며 "'후쿠시마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피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국제신문 칼럼 <'원전마피아'의 팩트 비틀, 사실은 이렇다>(2017.07.25)에서 "여기서 ‘후쿠시마’란 사고가 난 후쿠시마원전 반경 20~30km 내가 아니라 ‘후쿠시마시’를 이야기한다. 후쿠시마시는 후쿠시마원전에서 반경 60~80km 떨어진 곳에 있다"며 "그곳은 당연히 방사능오염은 거의 없고, 따라서 생활을 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지금 후쿠시마원전 반경 20~30km에는 10여만 이상의 피난민들이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주한규 교수는 지난해 11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를 해양으로 방류할 경우, 태평양 해수에 희석이 돼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까지 오려면 해류를 타고 와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수개월, 수 년의 시간이 걸려 더욱 낮은 농도로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희석될 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위험도는 대략 7,000만분의 1 정도로 떨어질 것이므로 거의 문제가 없다"며 "태평양에서 섞이고 돌고 돌면서 희석된 방사성 물질을 물고기 등 해산물들이 섭취하고 그것을 인간이 먹는다해도 실질적 위험은 없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4월 14일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지면기사 갈무리

14일 동아일보 기사<日수산물 괜찮을까… "당장 영향 없더라도 20년뒤 문제 가능성>에 따르면 다른 전문가들은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해당 기사에서 이덕환 서울대 명예교수는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에서 자란 수산물 등을 장기간 섭취하거나 흡입하면 내부 피폭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오염수에 피폭된 수산물을 먹어도 당장은 영향이 없더라도 20~30년 후 자녀에게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방사성 물질의 안전성은 철저히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정화 과정을 거치더라도 삼중수소 외 다른 방사성 물질 수백가지가 남아있을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한겨레는 기사 <정화 오염수도 발암물질… 정보공개 안해 방류 피해실험 '0건'>에서 일본의 '처리수' 주장에 대해 "도쿄전력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일부 방사성물질은 여전히 배출기준을 크게 웃도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골수에 축적돼 혈액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스트론튬(Sr)-90은 오염수 1리터당 평균 3355베크렐 함유돼 있다. 배출기준을 무려 110배 이상 초과하는 고농도"라며 "삼중수소 평균 농도는 58만 1689베크렐로 배출기준의 10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조선일보의 과거 보도 논조는 정용훈, 주한규 교수의 주장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 

2019년 1월 30일 조선일보는 <"산유국도 원전 짓는데… 탈원전은 무지와 이념의 결과">기사에서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승숙 박사의 발언을 인용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선 피폭으로 사망한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인근 바다의 해산물도 방사선 오염을 걱정할 필요 없이 먹어도 된다"고 보도했다. 

2019년 1월 26일 <"2050년 세계 전력 2.5배 더 필요… 한국 脫원전 선택 여유 없어"> 보도에서는 국의 원자력 연구기관 아르곤 연구소의 장윤일 석학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일본 후쿠시마 사고 당시 원자로 사고로 인한 희생자는 한 명도 없었고, 원전 발전으로 나오는 방사능의 양도 자연 방사능의 10만분의 1 정도"라고 보도했다. 

한국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문제를 두고 WTO 상소기구에서 일본에 승소했을 당시인 2019년 4월 13일 조선일보는 <한국, 예상깬 WTO 역전극… "모르는 피해 나올 수 있다" 주장 먹혀>기사에서 "이번 판정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계속 금지돼 한·일 관계 경색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는 허윤 서강대 교수 발언을 인용했다. 허 교수는 "일본 정부가 과학적으로 수산물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했기 때문에 이번 판정은 의외"라고 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2019년 9월 17일 <"삼중수소만 빼면 깨끗"...얼결에 후쿠시마 오염수 심각성 인정한 日과학기술상>기사에서 당시 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상이 국제원자력기구 총회에 참석해 한 발언을 보도했다. "방사능 오염수는 정화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삼중수소를 제외하면 다른 방사능 물질은 검출되지 않는다"는 발언이다. 

조선일보는 이 발언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국제사회에 처음 공론화한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방사성 물질이 잔류한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조선일보는 "‘삼중수소(Tritium)’는 후쿠시마 제1원전서 나온 방사성 물질로 기형이나 암을 유발하는 방사능 물질"이라며 "자연계에서도 나오는 방사능 물질이라 다른 방사성 물질과 비교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원전 오염수에서 나온 고농도 삼중수소의 경우에는 발암이나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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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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