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3개월의 대장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상금 5억원을 비롯한 수많은 해택의 주인공이 드디어 결정된 것이죠. 다행히도 올라올 만한 사람들이 결승전 마지막을 장식했고, 승리할 자격이 있는 이들이 우승의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애초부터 그 격차가 너무나도 확연했기에 김빠진 결과라고 하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고, 도전자들의 성장과 변화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가 덜했다는 푸념도 있긴 합니다. 좀 더 치열한,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원했던 이들의 작은 딴지걸기이죠.
하지만 그렇다 해도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마무리된 것만은 아닙니다. 마치 이승철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울랄라세션의 난 행복해 무대를 보고 독설을 내뱉은 것처럼, 아무리 이 방송의 결과물이 좋았고, 평균 이상의 것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그 안의 세심한 요소들에는 난감했던, 껄끄러웠던, 이상했던 것들도 분명 있었거든요. 결승전 무대에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던 구성과 연출들. 슈스케3가 보여주었던 옥의 티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아니 유독 올해 결승전에는 많았어요.
너무나 노골적인 협찬사 자랑해주기 역시 그렇습니다. 간접광고나 협찬사 부각하기가 이런 규모의 무대를 꾸미기 위해, 방송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불가결인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승의 순간, 그 감동의 최절정에서 이것저것 끼워주며 상품을 안기는 김성주의 진행은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알면서도 그 유달리 도드라진 얄팍함 때문에 한숨이 나오더군요. 조금 더 우승의 감동을 공유한 후에, 그들이 좀 더 마음을 진정시키고 승리를 만끽한 이후에 전달해주어도 괜찮았을 겁니다. 하지만 승리자 발표 이후 주섬주섬 손에 안겨주는 상품들은 그저 감동을 망치는 방해물처럼 보였을 뿐이에요.
준비 안 된 축하무대 역시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슈퍼스타K3의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반가웠던 인물들을 만나는 종합의 시간인 축하무대는 가사조차 어물거리며 어정쩡하게 끝나는 이상한 공연이었어요. 모두가 모일 시간이 부족했고, 연습이 미흡할 수도 있습니다. 본 공연에 집중해야 하는 결승전 멤버들은 더더욱 그랬겠지요. 하지만 조금만 더 신경과 관심을 기울였다면 좀 더 성의 있는 무대로 그간의 시간을 같이 즐길 수 있었을 겁니다. 그들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무대가 이렇게 완성도가 떨어진다니, 그건 그동안 이들을 성원해주었던 팬들과 시청자들에게도 과히 좋은 모습은 아니에요.
'사람들의 마음, 시간과 공간을 공부하는 인문학도. 그런 사람이 운영하는 민심이 제일 직접적이고 빠르게 전달되는 장소인 TV속 세상을 말하는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소통하는 통로' - '들까마귀의 통로' raven13.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