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JTBC 드라마 ‘설강화’가 방영 전부터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으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

‘설강화’는 1987년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자 멜로 드라마다.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이지만 시놉시스를 접한 네티즌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은 남파 간첩인 주인공이 운동권 학생으로 위장하는 설정과 안기부 캐릭터가 원칙주의자로 묘사된 점,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실존 인물 천영초 씨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 이름 등을 두고 “민주주의를 폄훼하고 독재 정권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JTBC 드라마 <설강화> 포스터 (사진제공=JTBC)

이에 JTBC는 30일 “현재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으며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JTBC는 지난 26일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라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JTBC 설명에 따르면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 ‘설강화’의 극 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1987년 대선으로 군부정권, 안기부 등 기득권 세력이 권력유지를 위해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가상의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JTBC는 "남파 공작원과 그를 쫓는 안기부 요원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며 각자 소속된 정부나 조직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닌, 안기부에 비판적 관점을 부각하는 캐릭터"라고 밝혔다. 또한 1980년대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안기부 요원 캐릭터에 대해서는 “그가 힘 있는 국내파트 발령을 마다하고 동료들에게 환멸을 느껴 해외파트에 근무하는 블랙요원”이며 “부패한 조직에 등을 돌리고 끝까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원칙주의자”라고 했다. 다만, 실존 인물인 천영초 씨를 떠올리게 하는 여주인공 이름 ‘은영초’는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JTBC는 “미방영 드라마에 대한 허위사실을 기정사실인 양 포장해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자제해달라”며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수많은 창작자를 위축시키고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인지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설강화’ 촬영 중지를 촉구하는 청원은 15만 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민주화 운동에 북한의 개입이 없다는 걸 몇 번씩이나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작품은 간첩을 주인공으로 했다”며 “안기부의 미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여론에 ‘설강화’에 제품을 협찬했던 흥일가구는 협찬 중단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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