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내달 시행을 목표로 내부 논의 중인 KBS 직무재설계안을 두고 스포츠구역과 기술본부 조합원들이 '본부장 사퇴'를 언급하며 반발하고 있다.

16일 KBS 사측은 과반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를 만나 이사회에 보고된 직무재설계 추진안을 설명했다. 지난 10일 이사회에 보고된 추진안은 현 4,550개 직무 중 544개(지역국 포함시 705개) 직무를 줄이고 각 본부별로 전체 간부 12~13%를 덜어내는 내용이다.

(사진=KBS)

KBS본부는 19일 “스포츠구역과 기술본부 조합원들은 직무재설계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보도본부장은 스포츠기획의 필요성, 도쿄 올림픽이라는 중대 프로젝트를 치르기에 적합한 조직형태에 대해 일반 조합원들만큼의 이해도 없어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번 직무재설계 추진안에 따르면 스포츠콘텐츠제작부와 스포츠기획부가 통합된다. KBS본부는 스포츠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하는 스포츠기획부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스포츠기획부가 팀으로 격하되거나 통합되면 대형 스포츠행사에서 KBS가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1월 28일 직무재설계 잠정안을 두고 노조 공청회를 실시했을 때 스포츠구역은 “스포츠취재부 감축 논리가 타부서와 다르다”며 “재난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KBS가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수신료 등 설득 논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기술본부의 경우 부서가 폐지되거나 업무가 이관된다. 수신기술지원부와 라디오기술2는 부서 폐지된다. 송신시설부는 방송네트워크국으로 이동하고 미디어플랫폼주간은 주간 직위가 삭제되며 기술본부 직속 미디어송출부로 업무가 집중된다.

KBS본부는 “수신기술지원부는 난시청을 해소하고 수신료 발굴에 큰 역할을 하는 부서로 2017년 포항지진, 2019년 강원도 고성산불지진 당시 임시대피소 등 대민지원 현장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라디오 기술부를 폐지할 경우 총감독 1명이 인력 70명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KBS본부는 “복지부동 본부장들은 자리에서 내려오라”며 “공영방송의 가치를 조합원만큼이나 생각하지 못하고 대안을 떠올릴 깜냥이 안 되는 본부장, 소통할 줄 몰라 조직을 분열과 혼란으로 밀어넣는 본부장은 짐을 싸라”고 했다.

유재우 KBS본부장은 미디어스에 “스포츠구역과 기술본부를 제외한 부서들은 고통 분담을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스포츠구역과 기술본부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성명과 피켓 시위 등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직무재설계안은 오는 24일 이사회 최종 의결을 거쳐 내달 5일 적용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 논란의 KBS 직무재설계, 초안 수정…이사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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