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가수다> 열풍이 불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오히려 요즘은 <나는 가수다> 의 영향력이 예전만큼 못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계획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우연이지 모르겠지만 한동안 조용했던 걸그룹이 대거 컴백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소위 말해 1부리그라고 하는 걸그룹에서는 카라가 첫 스타트를 끊었고 그 다음 브아걸이 컴백을 했지요.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소녀시대와 시크릿도 컴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번 주 말이면 또 하나의 2세대 대표 걸그룹 원더걸스가 컴백을 합니다.

자 이쯤에서 질문하나 던져 볼게요. 원더걸스의 라이벌로 여겨지는 그룹은 어느 그룹일까요? 일단 원더걸스의 이름이 나오면 가장 많이 생각들을 하는 것이 소녀시대에요. 다른 걸그룹도 많지만 원걸과 소시는 항상 라이벌로 여겨지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제대로 붙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입니다. 타이밍이 둘 다 안 맞아 절묘하게 서로를 비켜나갔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원더걸스와 가장 많이 붙었던 걸그룹은 과연 누구일까요? 뜬금없게도 그 글은 오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가요계 맏언니들 "브라운 아이드 걸스" 입니다. 사실 원더걸스와 브아걸은 이번 대결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세 번째의 대결입니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두 그룹의 악연(?) 에 대해서 적어보며 예상해볼게요.

사실 브아걸은 두 번씩이나 원더걸스 때문에 아픔을 맛봐야 했어요. 브아걸 멤버들이 방송에 나와서 가장 많이 언급했던 그룹이 공교롭게도 원더걸스였지요. 이 "악연(?)" 의 시작은 브아걸의 2집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집이 생각보다 많이 팔렸지만 그 당시 강력한 라이벌인 씨야가 존재하기도 했고 그 당시에는 브아걸이 방송활동이 많지가 않아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많이 얻지 못하던 때에 Hold the Line 으로 힘을 얻어 정말 각오를 하고 훌륭한 음악성으로 무장해 2집 "떠나라 미스김" 앨범을 들고 나옵니다. (2007년 9월 6일)

그런데 불과 1주일도 안된 시점에 정말 한국 가요계를 뒤집어 놓은 곡을 원더걸스가 들고 나온 것이지요. 바로 원더걸스의 "텔미" 앨범이었습니다. (2007년 9월 12일) 사실 그 시점은 많이들 너무나 비슷한 "소몰이 창법"이라는 R&B 창법에 많이 실증을 느끼고 있던 시절이었고,결국에는 텔미가 나오자 너도나도 미친 듯이 중독성이 강한 후크송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결국에 브아걸의 명작 2집은 브아걸 멤버들의 표현을 빌린다면 "대중들에게 제대로 외면을 당한" 그러한 앨범이 되어버렸지요. 그때의 아픔이 상당히 커서 브아걸은 2집은 "속 썩이는 막내아들" 이라는 표현을 쓰곤 했지요.

하지만 적응력이 강한 브아걸은 가요계 판도를 금세 읽어내고 Hold the Line의 경험을 살려 트렌디한 음악으로 적응하는데 성공을 합니다. 성공적으로 L.O.V.E로 컴백을 해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지요. 1위까지 달성한 브아걸은 미니앨범 활동을 마치고 또 다른 미니앨범 "어쩌다" 로 컴백을 합니다. (2008년 9월 16일) "어쩌다" 는 중독성이 있었고 음악성도 높이 인정받아 여러 곳에서 좋은 평도 받은 앨범이지요.

그런데 또 이번에도 원더걸스가 브아걸의 다리를 잡습니다. 2집 때와 마찬가지로 정확히 6일 뒤에 원더걸스는 "Nobody" 앨범을 발행한 것입니다. 물론 2집처럼 철저히 묻히지는 않았지만, 1위도 노려 볼만 했던 “어쩌다”는 노바디에 앞길을 막히며, 2등에 머물러야 했지요. 정말 브아걸의 노랫말처럼 "어쩌다 내 앞길 막게 된 건지“가 된 것이에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브아걸과 원더걸스의 대결로 인해서 브아걸이 손해만 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롱런으로 생각해보면 참 얻은 게 많다고도 보는 그러한 이유도 있지요. 물론 브아걸 멤버들이 그 당시는 참 힘들었겠지만 브아걸은 그 계기로 인해서 더 강해지고, 더 다양해졌습니다.

실제로 많은 발라드 그룹들이 "텔미" 이후로 트렌드에 적응을 못하면서 점차 존재감을 잃어갔지요. 소위 말해 "소몰이 창법" 시절에는 정말 R&B, 발라드 가수들이 넘쳐났었지만 지금은 정말 소수만이 남아 있는 그러한 시점입니다.

하지만 브아걸은 그 시절을 잘 견뎌내며 재정비를 해서 댄스곡도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지요. 약간의 Hold the Line의 경험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제아 자신도 발라드 앨범이 잘 되었으면 춤을 안 췄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정말 텔미가 없었다면 브아걸의 "아브라카다브라" 의 시건방 춤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브아걸의 존재감도 지금처럼은 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브아걸은 댄스곡으로 완벽한 라이브도 가능하면서 원한다면 가창력으로도 갈 수 있는 이중성을 띈 그룹이 된 것이지요.

발라드 그룹 사이에서는 댄스곡도 완벽하게 소화하기 때문에 차이를 두고, 아이돌과는 가창력에서는 차이를 두는 그런 특별한 그룹이 된 것이지요. 이런 걸 생각해본다면 원더걸스와의 인연은 "악연" 이 아니라 쓴 약 같다고 해야 할까요?

공교롭게도 브아걸과 원더걸스는 이번이 세번째로 맞붙습니다. 브아걸이 아마 오늘이나 내일로 티저를 공개할 것이고 원더걸스는 지난 1일에 티저를 공개했어요. 아마 활동시기도 참 비슷할 것 같네요.

물론 이번에 브아걸은 정식 타이틀이 아닌 후속곡이라는 점이 조금 다르다는 점이지만 2집의 상황과 어쩌면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원더걸스의 티저만 봐서 어떤 음악인지 알 수가 없겠지만 약간의 기계음도 깔려있는 것을 보니 아마 댄스곡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반면에 브아걸은 2집과 마찬가지로 발라드로 컴백을 하네요.

그런데 상황은 완전 달라졌습니다. 요즘 <나는 가수다> 열풍으로 아이돌에게도 가창력을 들이대고 있는 입장이고, 브아걸은 최근의 식스센스 열풍을 일으키며 가창력을 보여준 바도 있기 때문에 완전 상승세에 있지요. 딱 정리해보면 가창력뿐만이 아니라 입지나 대중적인 인기는 브아걸이 2집 때와는 완전 다르다는 것이지요.

원더걸스는 2년만의 공백이 아무래도 클 것 같긴 합니다. 1년 전 2주간 활동한 2DT를 제대로 활동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그래도 명색이 원더걸스이기도 하고 2년 동안 공연도 다니고 연습도 많이 했고 멤버들도 많이 성숙해진 게 있어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이번의 "매치업" 은 상당히 흥미롭군요.

한 가지 관전 포인트는 브아걸은 정말 오랜만에 댄스를 벗고 가창력의 발라드로 컴백을 하는 것이고 원더걸스는 솔직히 다소 지루하게까지 느껴졌던 복고를 거의 4년 만에 벗고 컴백을 하는 것이지요.

브아걸은 브아걸 나름대로 오랜만에 발라드라 (원래 잘하기는 하지만) 각오가 새로울 것이고, 원더걸스는 오랜만에 국내 활동이라 정말 칼을 갈고 갈았을 것 같은 느낌이 되네요.

어쨌든 3년 만에 만나는 이 두 그룹이 어떤 식으로 경쟁을 할지 상당히 궁금하네요.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브아걸도 잘되고 원더걸스도 잘되는 윈윈 시츄에이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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