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8일 한겨레가 세계 여성의 날 '특별판’을 발행했다. 기획기사를 포함해 국제, 경제, 사회, 스포츠 등 15개 지면을 여성 관련 기사로 구성한 건 유례없는 일이다.

이날 한겨레 1면 머리기사는 <불평등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곁 투명 노동자>로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청소 업무를 맡아온 하청업체 직원과 LG트윈타워 청소 용역업체 노동자를 만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자리를 잃고 있는 여성 노동자 실태를 조명했다.

한겨레 8일자 1면

2면 <정은경 매일 나오지만...뉴스 속 남녀비율 4대1 ‘콘크리트’>, 3면 <해고 0순위·그림자 노동…“여성은 소모품이 아닙니다”>, 4면 <“20년전만 해도 ‘저기 여군 지나간다’ 수군대곤 했죠”> 기사로 특집 면을 구성했다.

이밖에 국제, 경제, 사회, 스포츠면에 '여성의 날' 관련 보도가 실렸다. 국제면 <세계 500대 기업 여성 경영진 겨우 5%>, 사회면 <성폭력 없는 직장문화 만들어요~‘위드유’>, 경제면 <여성기업에 투자해야할 이유, ‘젠더렌즈’ 쓰면 보입니다>, 문화면 <여성 촬영감독 3인의 고군분투기> 등이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코로나 위기의 여성들, 다시 '빵과 장미' 요구한다>에서 “한겨레가 만난 여성 노동자들은 ‘여성이 소모품이 아닌 사회’를 요구했다”며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는 여전히 여성들에게 훨씬 가혹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2030 여성들은 높은 교육을 받고도 취업과 일터, 사회에서 여전히 강고한 벽에 부딪히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등 새로운 위험도 커졌다. 정부는 취업과 실업, 돌봄 노동 대책을 좀 더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살기 좋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일상의 곳곳에서 노력 중인 여성들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자사 홈페이지 상단에 여성의날 문구 게시한 한겨레

한겨레는 자사 홈페이지 상단에 유명 인사들의 발언을 올렸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내 삶의 문제 스스로 해결하려고 정치한다”, 배우 윤여정 씨의 “난 못생기지 않았다. 난 시크하다. 그런데 못생겼다는 이유로 수십년 드라마하며 상 한 번 못탔다. 방송국은 각성하라” 발언 등이다.

이정연 한겨레 젠더데스크는 '여성의 날' 특별판과 관련해 “몇 주 전 여성의 날 관련 기획 캠페인을 진행해보겠다고 제안하자 국·부장단에서 전 부서의 아이디어를 모아보자는 역제안이 나왔다. 현장 기자들 역시 적극적이었다. 관련 발제를 담기에 특집기획 4면으로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 데스크는 “1~4면까지는 여성의날 기획기사로 전면 배치하고 각 면에 여성의날 스티커를 붙여 관련 보도를 실었다. 이런 편집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데스크는 “여성의 날 외에도 각 부서에서 발생하는 젠더 이슈를 적극적으로 쓰길 지향하고 있다”며 “쉽지 않겠지만 이번 특집호를 준비하며 현장 기자들의 적극적인 발제와 부장단의 의지를 보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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