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3 톱3의 문턱에서 쓴잔을 들어야 했던 것은 크리스티나였다. 누구나 예측했던 결과였다. 그리고 상황은 작년과 대단히 비슷해졌다. 우선 심사위원들의 노래를 불러야 하는 톱4 미션에서 네 팀이 선택한 곡들은 모두 대중에게 낯선 것들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제작진의 권유인지는 명확치 않으나 일단 모두에게 공정한 선곡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각 팀은 자신들의 색깔에 맞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가 동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사실 심사위원의 점수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심사위원들은 나름 열심히 점수를 내고 있지만 이미 팬이 갖춰진 톱3에게 미션은 이미 평가 목적을 수행하지 못한다.

어차피 심사위원들의 점수차가 그렇게 크지 않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당락의 키를 쥔 것은 각 팀들의 대중적 지지도이기 때문이다. 이미 슈퍼스타K3 우승자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 결과를 슈스케 제작진은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온라인투표가 그것을 백퍼센트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투표와 문자투표는 비슷할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특히 참가자 중에 여자가 들어있을 경우는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나오기도 한다. 그것은 슈스케2에서 장재인의 탈락이 말해준다. 남성 참가자들을 지원하는 여성팬의 적극성에 남성팬들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소녀시대가 나와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골든디스크 등 문자투표로 정해지는 인기상은 남자그룹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문자투표가 존재하는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여성 우승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정설이나 다름없다. 경천동지할 완벽한 여성 참가자가 나온다면 이 정설도 깨질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신인이 만들 수 있는 신드롬의 한계로 인해 실현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여성 참가자에게 미묘하게 불리한 조건은 문자투표만 없애거나 그 폭을 줄이면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오디션 성격은 서로 달라도 하나같이 이 문자투표 시스템을 선택하고 있다. 그렇다고 문자투표로 인한 수익금을 노리는 것도 아니다. 오디션 제작진에게는 시청률 말고도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더 필요한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이 문자투표는 특히 톱3 무대에서 예측 불가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추세로 봐서는 남자들 그룹인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의 당연한 결승을 예상할 수 있다. 투개월의 실질적 존재인 김예림이 여성인 탓이다. 작년 슈스케3에서도 장재인이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도 남성 지지자들의 문자 참여울이 적은 탓도 있지만 존박 지지자들의 허각 지지가 큰 힘을 발휘했다는 확인하지 못할 소문이 떠돌았다. 소문이기는 하지만 심정적으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만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작년과 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랄라세션이 됐건, 버스커버스커가 됐건 결승 상대자로는 서로에게 버거운 상황이다. 온라인투표에서는 줄곧 버스커버스커가 1위를 독식하고 있지만 문자투표에서도 그렇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게다가 가창력으로 흠 잡히던 생방송 초반과 달리 이제는 버스커버스커의 중음 중심의 음악해석에 심사위원들조차 납득하는 상황이다. 울랄라세션의 음악적 능력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 없다. 이미 그들은 프로다.

그래서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를 응원하는 팬덤에서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서 투개월을 지원할 거란 예측이 가능하다. 울랄라세세션이건 버스커버스커이건 상대가 투개월이라면 우승을 자신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도박이다. 문자투표 득표 데이타가 발표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칫 견제를 위한 3자 지원이 자신들의 발목을 붙잡을 수도 있다. 그 도박의 불확실성이 두렵기는 하겠지만 어느 쪽에선가 자신들의 화력이 강력하다고 확신할 수만 있다면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도박의 결과가 꼭 시나리오대로 흐른다는 보장은 없다.

묘하게도 그룹이라는 특성만 빼고는 올해 톱3의 구도는 작년과 판박이다. 절대호감형 장범준의 버스커버스커와 노래는 프로 이상으로 잘하는 울랄라세션. 울랄라세션에게는 허각의 휴먼스토리보다 훨씬 감동적인 리더 임윤택의 투혼까지 더해졌다. 그리고 장재인과 색깔은 다르지만 많은 부분 이미지가 겹쳐지는 김예림(투개월)이 있다. 작년에는 장재인이 떨어졌다. 올해도 김예림의 투개월이 탈락할 거란 예측이 강하다. 그러나 결과를 뒤바꿔놓을 도박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래서 다음 주 톱3 경연결과가 더욱 궁금해진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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