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가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하나 봅니다. 5집 앨범의 음원이 공개되고도 가수로서 활동하는 이승기의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최근 5집 앨범 간담회를 하면서 이승기는 본격적으로 5집 활동을 할 것임을 알렸습니다.

그 간담회에서 기자들은 이승기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 중 한 질문이 흥미롭군요. 기자들은 이승기에게 "강호동이 하차한 후 그 공백을 잘 채워주고 있다는 평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질문했습니다. 거기에서 이승기는 "호동이형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또 채우려고 노력도 안 한다"라며 겸손함이 담긴 명답을 내놓습니다.

인터뷰에서 드러난 이승기의 겸손함

그 질문을 받았을 때 이승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잘 채워나가고 있어요."내지 "형 없이도 잘해나가고 있습니다"하고 노골적으로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에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겸손하지 않은 마음이 나왔다면 이승기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하면서 그 의견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식으로 대답했다면 은연중에 자신의 공을 인정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승기는 단칼에 그렇지만 센스 있게 그런 의견에 대해 거절했습니다. "호동이형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을 것이고, 채우려고 노력도 안 한다"라는 이승기의 말에는 본인 스스로가 강호동의 후계자내지 강호동을 대신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승기는 "호동이 형은 대체할 수 없는 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승기는 자신이 강호동이 되어 강호동의 리더십을 대신하려거나 강호동을 넘어서려 하는 것이 아니라, 강호동의 존재감을 인정하는 동시에 강호동과 견주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것입니다.

그의 생각이 다음 말에 나오지요. "그동안 호동이형과 예능을 하면서 참 좋은 선배를 만났다고 생각해왔다. 어깨 넘어 많이 배웠고 형 옆에서 몇 년간 예능에 대한 마인드를 배웠다. 옆에 안 계시다고 그 자리를 채운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 방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깨 넘어 많이 배웠다", "그 자리를 채우지 않는다"라는 표현은 이승기가 스스로 아직도 자신은 강호동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다 배웠다"라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아닌 아직도 배울게 많다는 이승기의 겸손함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사람 속은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평소 이승기가 하는 행동을 보면 이승기 스스로 강호동을 넘어서려고 하거나 강호동과 경쟁한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발언이 진실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승기와 강호동을 갈라놓는 것은 다름 아닌 언론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강호동과 그의 동료들을 갈라놓으려고 했던 건 언론이었지요. 강호동이 하차하던 당시에 정작 이승기는 가만히 있었는데 강호동의 은퇴에 대해 비난하며, "이승기에게 큰짐을 떠넘겼다"라면서 이승기를 위해주는 척하면서 강호동을 비난했습니다. 이승기의 팬들 일부도 강호동과 그를 지켜보는 이승기의 마음을 알지도 못한 채 강호동을 비난했지요.

그 뿐인가요? 이승기의 강심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니까 "강호동은 거품이었다" 내지 "강호동이 없어도 된다"라면서 강호동의 존재감을 무시하는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언론은 강호동과 이승기를 갈라놓으면서 이승기는 강호동이 없어도 되는 것처럼, 또는 이승기가 강호동의 피해자인 것처럼 그림을 그려놓았습니다.

아마 그러한 기사들을 보고 자신을 지나치게 띄워주는 글, 그리고 자신을 띄우면서 강호동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기사들을 보면서 이승기는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에요. 최소한 제가 보는 이승기는 강호동을 깎아내리는 글을 보고 좋아할 그러한 인물은 아닙니다. 이승기를 띄우면서 강호동을 깎아내리는 행위는 이승기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이승기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그러한 행동입니다. 진정한 팬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간담회에서는 이승기에게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질문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2년 만에 앨범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이 결국 묻는 게 너무나 뻔한 답이 나오는 강호동에 관한 질문이라니 말입니다.

강호동의 빈자리. 완벽하게 채워지지는 않는다

강호동이 빠지고 난 후 생각보다 공백이 잘 메워진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정말 언론이 찬양하는 대로 그 공백이 완벽하게 메워졌을까요? 원래 <강심장>이라는 프로그램은 강호동의 영향력이 가장 적었던 프로그램입니다. 대체로 게스트에 의존했고, MC들의 비중이 적었던 프로그램이지요. 고정게스트도 한 5~6명 돼서 MC의 비중이 가장 적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승기가 잘해나가는 면도 있지만 <강심장>은 강호동 하차 후에 가장 걱정되지 않았던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강호동이 카리스마를 나타낼 필요도, 뛰어난 진행을 보일 필요도 없던 프로그램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강호동 부재로 느껴지는 건 기가 산 고정 게스트들입니다. 강호동의 카리스마에 적절히 컨트롤됐던 게스트들이 강호동이 빠지니까 정신없이 활약해 메인 MC를 뛰어넘으려는 산만함을 보여주고 있는 면도 사실이지요. 안 그래도 산만했던 <강심장>이 강호동이 나가고 나서 더 산만해졌다는 것도 부인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면 <1박 2일>에서는 어떨까요? 엄태웅을 제외하고는 같이 조합을 맞춰오던 팀이라 팀워크가 잘 맞고 의외로 엄태웅이 놀라운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면입니다. 하지만 <1박 2일> 역시 아직까지는 산만한 면을 지울 수가 없지요. 물론 명석한 나영석 피디가 알아서 잘 조절해나가긴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강호동의 힘찬 에너지가 없고 깔끔한 정리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멤버들이 못 한다거나 이승기가 활약을 못 한다는 게 아닙니다. <강심장>의 고정이나 <1박 2일>에서 이승기와 다른 멤버들이 화이팅 하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아직까지 강호동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것 역시 인정할 부분입니다. "강호동이 없어도 된다"라며 강호동의 "거품"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많이 부족합니다. 강호동의 빈자리는 여전히 존재하며 여전히 강호동이 없는 <강심장>과 <1박 2일>은 강호동이 있는 <강심장>과 <1박 2일>은 다릅니다.

강호동의 하차로 이승기가 많은 짐을 지게 된 건 사실이지만, 이승기의 성격이라면 강호동을 걱정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 사람이지 자신이 강호동을 대신했다고 생각하며 도취해 있을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 겸손함과 착한 성격이 많은 사람들이 이승기를 좋아하게 하는 원인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나가고 있는 이승기는 해외진출을 못했을지 모르지만, 덕분에 정말 더 착한 후배이자 엄연히 이제 1인자 MC까지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올라 있으며 국내에선 더 많이 사랑받고 있음은 틀림이 없습니다.

오랜만에 가수로 돌아오는 이승기. 가수로서도 지금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거둔 것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어 진정한 만능 엔터네이너이자 많은 사랑을 받는 스타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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