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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이재영 사실상 배구계 퇴출, 처벌보다 중요한 건[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장영 | 승인 2021.02.16 14:27

[미디어스=장영]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다영 이재영 쌍둥이 자매가 사실상 배구계에서 퇴출됐다. 소속팀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받고 대표팀 자격도 무기한 정지, 향후 지도자로 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다영 이재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에 이어, OK 금융그룹의 송명근, 심경섭도 학폭으로 인해 자체 징계와 함께 국가대표 자격박탈을 당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현재 다른 배구선수 역시 학폭 가해자라는 주장이 나온 상태다.

지난해 ‘배구여제’ 김연경 선수가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내로 돌아왔다. 국내로 복귀하면 당연히 그가 향할 수 있는 곳은 흥국생명이었다. 국내 팀 가운데 김연경 선수의 연봉을 책임질 수 있는 팀은 없다. 샐러리캡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받던 연봉을 그대로 받으면 자칫 팀을 꾸리기도 어려우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이들 쌍둥이 선수 영입에 10억을 썼다.

이다영 이재영 쌍둥이 선수들의 문제는 과거에도 제기됐었다. 김연경 선수는 국가대표 시절 쌍둥이들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문제제기를 불편하게 보던 시선도 존재했었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같은 팀이 된 상황에서도 문제가 또 불거졌다.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인 이재영·이다영 자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연경 선수의 이름을 쓰지는 않았지만 SNS에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폭로하겠다고 나선 이들의 행태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상황을 알지 못하는 이들로선 김연경 선수가 어린 쌍둥이 자매들에게 못된 짓이라도 한 것은 아닌가 의문을 품기도 했다. 사실무근이지만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이는 자승자박이 되었다. 폭로하겠다고 협박글을 올리자 과거 이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했던 피해자가 분노하며 학폭 피해 사실을 온라인에 폭로했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이들의 과거가 드러났다.

소속팀은 급하게 이들에게 자필 사과문을 올리게 했다. 그렇게 사과문을 작성하고 모든 것이 끝나는 듯 보였지만 이번엔 배구팬들만이 아니라 여론이 들끓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이들에 대해 영구 퇴출 요구를 하는 글까지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 추가로 자신도 학폭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등장했다.

흥국생명의 대응에 분노했기 때문이었다. 가해자를 비호하는 듯한 소속팀 행태에 과거 피해를 입고 배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로서는 분개할 일이다. 이것도 모자라 피해자의 어머니까지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토로했다. 쌍둥이 자매만이 아니라, 배구선수 출신인 어머니 행동에 대한 비난까지 쏟아졌다. 

뒤늦게 흥국생명은 '무기한 출장 정지'라는 카드를 꺼냈다. 논란이 거세지자 쫓기듯 내놓은 결정인데 그 안에는 '자숙'이라는 단어로 언제든 그들이 손쉽게 돌아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공개적인 사과도 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즌을 쉬게 하는 소속팀의 배려이지 징계가 아니다. 흥국생명의 이 처분은 징계라기보다는 가해자들의 심적 안정을 위한 시간을 주겠다는 의도로 보는 이들이 많다.

과거 학교 폭력 연루를 시인한 심경섭과 송명근 [한국배구연맹 제공=연합뉴스]

국민적 분노가 거세지자 배구협회는 이들에게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물의를 일으킨 이들은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흥국생명의 징계에 비난 여론이 높다는 점을 참고한 것을 보인다.

흥국생명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미 이들 자매가 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도자로서의 생활도 어려울 것이다. 흥국생명이 대중의 비난에도 그들을 품고 경기에 내보내는 것은 악수가 될 수밖에 없다.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는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제는 인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다. 더는 학폭이 일어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도 강력한 처벌만이 아니라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도 절실하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학폭에 눈감은 현장의 코치들도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학폭 사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학교 스포츠 지도자 역시 이제는 학폭에 보다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오직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폭력문화에 눈감은 결과가 이제 드러난 셈이다. 

장영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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