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15일 자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빌 게이츠 인터뷰 보도가 이날 오전 10시 30분이 돼서야 인터넷판과 신문 스크랩 서비스에 게재됐다. 이른바 신문 스크랩 서비스 엠바고 소동으로 실상은 조선일보의 엠바고 파기다.

조선일보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까지 인터넷판은 물론 신문 스크랩 서비스 ‘아이서퍼’에 빌 게이츠 인터뷰 기사 1, 3면을 게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이서퍼'는 “본 지면은 언론사 요청에 의한 엠바고 지면"이라고 공지했다. 오전 10시 30분 이후 조선일보는 인터넷판과 아이서퍼에 빌 게이츠 인터뷰 보도를 게재해 의문을 자아냈다. 중앙일보는 2면 인터뷰 기사를 조선일보와 같은 시간에 인터넷판에 올렸다.

조선일보 2월 15일 자 1면 (사진=미디어스)

빌 게이츠는 신간 기념으로 화상 인터뷰를 지난달 29일 한·중·일 등 아시아 지역 6국 기자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인터뷰에 참여했다. 16일 출간 예정인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으로 출판을 맡은 김영사가 이번 인터뷰를 섭외했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조선일보·중앙일보는 오는 20일 책 소개 기사와 함께 인터뷰를 보도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14일 밤 중앙일보 측에 15일 자 지면에 기사를 싣겠다고 알렸다. 15일 오전 10시 30분에 국제 엠바고가 풀리는데 한국만 20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빌 게이츠 신간 소개 기사를 준비했던 언론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이외에도 많았다.

김영사 측은 "출판사와의 인터뷰 기사 관련 게재일을 지키지 않은 것은 맞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또한 책 전반의 내용과 달리 원전 필요성에 집중된 조선일보 기사에 난색을 표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제목을 <“한국, 탄소제로 하려면 원전 필요하다”>로 뽑는 등 원전 필요성에 집중해 기사를 작성했다. 김영사 측 관계자는 “책 내용 중 일부를 확대 해석한 건 맞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의 의도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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