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의 시대가 끝날 줄만 알았는데, 오히려 걸그룹 예능인 <청춘불패>가 시즌2로 부활을 예고했고, 아직도 새로운 걸그룹이 나오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원더걸스 등 대형 걸그룹들이 속속 컴백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실 소녀시대는 이미 컴백을 했구요. 그 이외에도 다비치가 대세로 최근 1위를 세 번 거머쥐었고, 가장 언니그룹인 브아걸도 미친 가창력을 보여주며 "식스센스"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아직도 "걸그룹 전쟁"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와중에 의외의 성적을 거두며 미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는 그룹이 있습니다. 바로 애프터스쿨의 유닛인 "오렌지캬라멜"입니다. 물론 "오렌지캬라멜"은 소녀시대처럼 팬 베이스가 많은 그룹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브아걸처럼 라이브의 끝판을 보여주는 그룹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렌지캬라멜"은 다른 그룹이 따라할 수 없는 독창적인 컨셉과 따라하기 쉬운 안무, 그리고 정말 한 번 들으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독특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그룹과는 다른 독창적인 컨셉
한 도시가 있는데 그 도시에는 높이와 색깔이 비슷한 건물이 가득합니다. 거의 회색톤을 내지만 아주 높은 건물들이 몇 개 보입니다. 그리고 그 건물들 사이에 아주 진한 건물 한 개와 아주 새하얀 건물 한 개가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건물에 비해 높이는 높지 않지만 오렌지 빛깔을 내는 건물이 있습니다.
눈치 채셨다시피 이 도시는 가요계를 가리킵니다. "소녀시대", "카라", "티아라" 등 팬덤이 많은 그룹은 색깔이 다른 그룹과 많이 차이가 나지 않아도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구별하기 쉬운 높은 건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색깔은 비슷하지만 완전히 까만 건물은 가창력을 바탕으로 한 연륜과 나이에서 나오는 절제된 섹시 카리스마의 지존 "브아걸"이라고 볼 수 있고, 새하얀 건물은 댄스를 배재하고 발라드로만 승부하며 남다른 가창력을 보여주는 "다비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오렌지캬라멜은 높이는 다른 건물과 비슷하지만 색깔 때문에 두드러지는 건물처럼 자신들의 존재를 빛내고 있습니다. 요즘 3사 가요방송인 <뮤직뱅크> <음악중심> <인기가요>를 보고 있으면 그러한 느낌이 듭니다. 아주 강한 카리스마로 가창력이 포함된 절제된 섹시미의 브아걸, 아니면 아예 섹시미라는 것을 배제하며 가창력만으로 승부하는 다비치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비슷비슷합니다.
허나 오렌지캬라멜이 나오면 뭔가 다릅니다. 일단 분위기가 다르고, 멜로디가 다르며, 복장이 다르고 안무도 다릅니다. 비슷한 멜로디가 아닌 다소 유치할 수도 있는 음악이 나오고, 정말 만화 캐릭터가 입을 만한 의상을 선보이며, 굉장히 심플한 안무가 등장합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오렌지캬라멜이 주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지요.
아마 그룹의 "정체성" 하나만 놓고 보자면 오렌지캬라멜을 따라올 그룹이 없을 것입니다. 정말로 독특하거든요. 대체로 비슷한 컨셉을 소화하면서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가요계에 오렌지캬라멜은 매번 독특한 컨셉과 다른 걸그룹 사이에서 자신들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분리시키고 있지요.
그래서 오렌지캬라멜 무대는 확실히 기억에는 남습니다. 다른 그룹들과 차별화된 자신들만의 색깔이 뚜렷하니까요.
인터넷에서 오렌지캬라멜에 대한 댓글을 보면 항상 나오는 댓글들이 있습니다. 흔히 베플을 차지하는 댓글인데, 바로 "선병맛후중독"이라는 단어입니다.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는 막말로 "뭐 노래가 이래"하면서 "X맛" 같이 느껴지다가 듣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노래를 무한반복을 하고 있는 그러한 현상을 가리켜 흔히 "선X맛후중독"이라고 하지요. 처음 오렌지캬라멜이 나왔을 때는 "일본 스타일"이니 "유치짬봉"이니 하면서 욕했던 사람들도 결국 "난 몰라 난 몰라"를 외치고 있고"뱅콕시티"를 부르고 있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오렌지캬라멜이 중독성이 강한 이유는 전형적인 후크송에 더해 굉장히 단순한 가사에 멜로디 역시 단순하여 어찌보면 동요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춤마저도 단순해서 쉽게 따라할 수 있지요.
그래서 그럴까요? 마법소녀 이후 오렌지캬라멜은 사실상 "초통령"이라고 불리며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웬만한 걸그룹 부럽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항상 나오면 패러디가 되는 패러디계의 여왕들이기도 합니다.
점점 발전하고 개선되는 오렌지캬라멜
아무래도 8명에서 9명이 나눠 부르던 노래를 이제는 3명이 부르니 각자의 파트가 많아짐에 따라 라이브도 개선되고 가창력도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며칠 전 오렌지캬라멜의 MR 제거가 떴던 기억이 있는데 레이나야 그렇다 치지만, 나나와 리지도 뛰어난 가창력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라이브에서 생각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며, 최소한 자기에게 맡겨진 부분은 잘 소화하고 있는 점을 볼 수 있었지요.
라이브도 노래 연습도 많이 해봐야 향상되는 것이겠지요? 아마 오렌지캬라멜의 활동으로 실력이 향상된 멤버 둘이 바로 나나와 리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나나는 샴푸 때부터 랩을 조금씩 담당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랩파트까지 맡아서 본격적으로 애프터스쿨의 래퍼가 되는 준비과정을 거치고 있네요.
지난번 "마법소녀" 앨범에는 레이나의 솔로곡인 "사랑을 미룰 순 없나요"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나나의 솔로곡인 "눈을 감아"의 솔로곡이 포함되어 있네요. 물론 나나가 무대에서 부를지 안 부를지는 미지수이지만 그 정도로 나나의 보컬이 발전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애프터스쿨의 레드와 블루로 활동할 때 레이나와 정아를 제외하고는 가장 라이브가 발전한 멤버 중 하나가 나나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유닛으로 활동하는 게 아무래도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을 해보네요.
이번 오렌지캬라멜의 앨범은 아시아 프로젝트 제 2탄으로 사실 중국어 곡도 포함되어 있더라구요. 오렌지캬라멜이 그만큼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주목받는가 봅니다. 오렌지캬라멜을 중국에서는 "등자초당"이라고 부른다고 하지요?
오렌지캬라멜은 중독성 있는 노래와 개성 있는 컨셉 등의 정체성을 가지고 걸그룹의 홍수 속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며 미친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걸그룹은 비슷한 컨셉을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오렌지캬라멜은 그 점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함으로써 이 분야에서는 라이벌이 없을 정도이지요.
많은 걸그룹이 활동하는 가요계에서 오렌지캬라멜 같은 독특한 그룹의 존재가 참 신선합니다.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하기에 가요계에 다양함을 더하니까요. 더욱이 문제가 되고 있는 노출도 안하는 편이기도 하구요. 비슷비슷한 가요계에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오렌지캬라멜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열심히 활동해서 많이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