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나쁜 저널리즘을 정리한 책이 발간됐다. <나쁜 저널리즘>(커뮤니케이션북스)은 연합뉴스·출입처·협찬·인턴·단독 저널리즘 등 총 23가지를 나쁜 저널리즘으로 규정하고 해악을 정리했다.

저자인 박기묵 CBS노컷뉴스 기자는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다. 2010년 노컷뉴스에 입사해 디지털 뉴스를 전담했으며 2017년, 2019년 한국방송대상 라디오부문 작품상과 팩트체크 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 ‘2020 대한민국 플라스틱 보고서’로 팩트체크 대상 우수상을 받았다.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일이 많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내 스스로 나쁜 저널리즘을 합리화했다”며 “지난 시간 동안 내가 했던 나쁜 저널리즘의 참회록이었다”고 밝혔다.

책 <나쁜 저널리즘>

<나쁜 저널리즘>은 총 23가지를 나쁜 저널리즘으로 지목했다. 보도자료·따옴표·연합뉴스·표절·출입처·단독·인턴·커뮤니티·포털·협찬·산업부·연예부·실검 저널리즘 등이다. 폴리널리스트·바이라인·데스크·프레임·유행·수정·역피라미드·특파원·엠바고·언론고시 저널리즘도 포함된다. 언론이 왜 이런 기사를 보도하는지, 기사에 감춰진 목적이 무엇인지, 나쁜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를 각 주제별로 다뤘다.

저자는 기자가 출입처에 관리당하는 사례를 가장 비판적으로 봤다. 출입처에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기사가 보도될 때 출입처 관계자를 통해 기사의 비판 수위가 완화되거나 출입처가 해당 기관의 내용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역할 고리 역할을 한다.

또 기자 스스로 기자실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를 꼽았다. 기자실의 제한적 운영으로 특정 언론사가 정보를 독점할 수 있고 언론의 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독 저널리즘 편에서는 언론사들의 무분별한 단독 붙이기로 인해 질 나쁜 단독기사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사들이 포털사이트 검색 상위에 링크되기 위해 연예인 SNS 글을 먼저 기사화해서 ‘단독’, 새로운 내용이 한 줄 추가됐다고 해서 ‘단독’을 남발하는 사이 독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인턴 저널리즘 편에서는 인턴기자를 나쁜 저널리즘의 도구로 악용하는 방법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취재 명목으로 자료 조사만 시키는 사례와 인터넷 커뮤니티, SNS 이슈, 실시간 검색어 등의 온라인 이슈 취재를 맡기는 경우다. 그는 인턴기자가 언론사의 기회비용을 상쇄해주며 나쁜 언론사는 경험이란 명목으로 인턴기자를 온라인 이슈 기사를 전담하는 도구로 활용한다고 비판했다.

따옴표 저널리즘의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이 사실 확인 과정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취재원의 발언 내용이 거짓이거나 허위일 때 언론은 그 내용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역할을 소홀히 한다는 점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스피커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보도자료 저널리즘은 출입처에서 제공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는 경우를 말한다. 저자는 보도자료는 기자의 시각으로 작성된 기사가 아니므로 주관적이고 과장이 많으며 때로는 편파적일 수 있다며 보도자료만 보고 추가 취재를 하지 않는 기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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