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불패2> 멤버 캐스팅이 공개되고 첫 촬영이 이루어졌습니다. 서해안의 어느 어촌에서 진행되는 <청춘불패> 시즌2의 시작이라 여러 가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청춘불패> 시즌 1을 단 한 편도 놓치지 않은 사람으로서 시즌 2가 반갑기도 하구요. 청춘불패는 아직도 예능이 정겹고 따뜻함을 보여줄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착한 예능"의 선두주자였습니다. 그러한 <청춘불패>가 시즌2로 돌아왔으니 정말 반가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사실 <청춘불패> 시즌 1이 폐지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그 이유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는 것은 마지막 쯤에 초심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끝났다는 점입니다. 이번 <청춘불패> 시즌2를 앞두고 다시 착하고 좋은 예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바라는 점 몇 가지를 적어보고 싶네요.

러브라인은 없었으면 좋겠다

<청춘불패>가 정말 잘 나가던 시절에 없었던 게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러브라인"이지요. 일단 그 <청춘불패> 안에 남자 출연자가 없었으니까요. 물론 "곰태우"와 "군민며느리" (유리)의 조합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 이들은 어떤 남녀의 조합이라기보단 그냥 친한 오누이 사이에 가까웠지요. 그 이외에 러브라인이라는 건 아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멤버들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남자 게스트들이 자주 출연하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청불에 독이 되었습니다. 남자 게스트들이 들어오면서 멤버들끼리 함께할 시간이 적어졌으니까요. 그래서 새 멤버들이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렸고 끈끈한 멤버들의 정과 재미로 사로잡던 청불이 많이 산만해진 느낌이 있었지요.

아마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은 제작진은 분명 청불과 러브라인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젊은 여자 아이돌들이 땀 흘리면서 시골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고 일하는 모습의 <어촌 버라이어티> 청춘불패와 억지로 엮어가는 "러브라인"과는 당연히 맞지 않겠지요. 제작진이 알아서 잘 하겠지만 "러브라인"은 절대 넣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적어봅니다.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건 붐이 원래 아이돌 스타를 엮는 프로그램을 케이블에서 많이 했고, 러브라인을 밀어붙이는 <강심장>과 <스타킹>에 익숙해져있다는 사실이에요. 이수근에게서는 러브라인이 보이지 않지만 붐에게서는 보이거든요. 하지만 제작진이 알아서 남자게스트를 부르지 않으면 러브라인은 없겠지요. "러브라인"에서 멀리 해달라고 꼭 부탁드립니다!

멤버들의 잦은 결석과 중도하차가 없기를

안정적으로 잘 나가던 <청춘불패>의 뒷목을 잡은 건 바로 써니-유리-현아 삼인방의 하차였지요. 써니는 이전 글에서 적은 바 있듯이 에이스급이었고, 유리는 청불의 얼굴마담내지 인지도 담당이었으며, 현아는 청불에서 막내를 맡으며 자기 역할을 톡톡히 잘 해내던 멤버들이었지요.

그런데 스케줄상 이 셋이 하차하면서 청불은 한꺼번에 두 에이스와 간판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물론 남은 멤버들도 중요하고 큰 역할을 했지만 갑작스레 중심멤버들이 빠져나가니 청불이 휘청할 수밖에 없었어요.

소리-주연-빅토리아 이 삼인방이 투입되기는 했지만 멤버들과 중도에 다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것이었지요. 위에서 말한 대로 게스트의 투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구요. 뒤늦게 송은이가 와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주긴 했지만 조금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또한 그 당시 멤버들의 조합이 어려워진 건 멤버들의 잦은 결석도 이유가 되었습니다. <청춘불패>에 나온 멤버들은 다 잘 되어서 그럴까요? 잦은 해외 공연으로 인해 한 달에 두세 번은 적어도 한 명의 멤버가 결석하는 일이 있었지요. 그래서 멤버들의 연합이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아마 그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김호상PD와 제작진일 것입니다. 현재 출연진을 보니 해외활동하는 아이돌이 많이 두세 명 보이는데, 아마 이 문제는 잘 정리를 해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멤버들이 결석하거나 하차할 때 입을 타격에 대해 누구보다도 뼈 저리게 경험했던 제작진들일 테니 말입니다.

항상 그래왔듯 착한 예능을 기대한다

많은 사람들이 <청춘불패>를 즐겨봤다고 하면 "걸그룹 나왔기 때문에"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걸그룹 때문에 봤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컨텐츠나 내용이 별로라면 결국 관심이 없어지게 됩니다. 실제로 예전에 소녀시대를 중심으로 예능을 만들었다가 안 된 것도 있고 <꽃다발>이나 <백점만점> 같이 아이돌을 중심으로 만든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이 <청춘불패>를 좋아했던 이유는 단순히 걸그룹 출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청춘불패>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애착이 간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요즘 볼 수 없는 착한 예능의 선두 주자였거든요

비록 중간 중간 어려운 점도 있었고 약간의 억지개그와 러브라인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여자 아이돌이 나와서 어른들과 융합하며, 시골에서 적응해 일을 도와주고 시골의 상황을 알려주는 따뜻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왕구아저씨, 로드리 아저씨, 김순이 할머니 등 마을 주민들과 심지어 마을의 짐승들과도 교감하는 정말 전형적인 농촌버라이어티였습니다.

시청률은 저조했을지 모르지만 그런 좋은 취지를 가진 프로그램이었기에 팬들도 많았고 폐지되었을 때 더 큰 여운을 남기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어촌에서는 과연 어떤 어른들을 만날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일하고 또 어른들과 융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정말 착한 예능의 선두주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나저나 요즘 "착한 예능"이 점점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비슷한 패턴의 막장 예능에 사람들이 싫증을 느끼기 때문이겠지요. 어찌 보면 <청춘불패2>에는 호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착한 예능이었던 <청춘불패>는 폐지 후에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한동안 그 여운이 <영웅호걸>에 전달되기도 했지만 확실히 원조는 <청춘불패>였지요. 그래서 그런지 <청춘불패>가 폐지된 후에도 "청춘불패 갤러리"에서는 11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청불을 그리는 고정 팬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새로운 멤버들과 다시 돌아온 청불 시즌2가 11월 12일에 첫 방송을 할 텐데요.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모습만 보여줘서 착한 예능의 선두주자가 되고, 정이 부족한 사회에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의 표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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