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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선거운동 기간 인터넷실명제 '위헌' 결정"익명표현·언론 자유 광범위하게 제한… 자유로운 여론 형성 방해"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1.28 21:23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선거운동 기간 중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정당이나 후보자 관련 글을 올릴 때에는 실명을 확인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왔다. 헌재는 앞서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28일 공직선거법 제82조의6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9명의 헌법재판관 중 6명이 위헌, 3명이 합헌 의견을 냈다. 해당 조항은 인터넷 언론사가 선거운동 기간 중 홈페이지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하는 글을 올리는 사람의 실명 확인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에는 1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과 헌법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착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헌재는 해당 조항에 대해 "정치적 의사표현이 가장 긴요한 선거운동 기간 중 인터넷 언론사 홈페이지 게시판 등 이용자로 하여금 실명확인을 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익명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익명표현의 부정적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익명표현을 규제함으로써 대다수 국민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도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헌재는 정치적 익명표현을 규제할 경우 정치적 보복의 우려 때문에 일반 국민이 자기검열 아래 비판적 표현을 자제하게 된다며 "이는 인터넷이 형성한 '사상의 자유시장'에서의 다양한 의견 교환을 억제하는 것이고, 국민의 의사표현 자체가 위축될 수 있으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이 방해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헌재는 모든 익명표현을 사전적·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보다 행정·단속편의를 우선하는 것으로, 익명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실명확인제가 표방하고 있는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목적은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약하지 않는 다른 수단에 의해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합헌인 이유에 대해 "선거의 공정성과 관련한 공적 책임을 부담하는 인터넷 언론사가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운영함에 있어 게시되는 정보 등을 통해 인신공격이나 흑색선전, 소수에 의한 여론 왜곡 등이 나타남으로써 선거의 평온과 공정성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 재판관은 "인터넷 환경의 부정적인 측면 내지 현상이 선거운동 기간의 상황적 특성과 결합할 경우 선거의 평온과 공정성을 훼손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고, 이러한 위험을 추상적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사단법인 오픈넷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넷언론사 이용자를 대리해 해당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당시 오픈넷은 익명표현의 자유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중요한 기본권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정치적 표현은 정치적 보복이나 차별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익명표현의 자유가 더 강하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헌법소원 청구 취지를 밝혔다. 오픈넷은 또 "본 제도는 인터넷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도 중대하게 침해한다"며 "이용자들의 익명표현의 자유 보장을 중시하는 인터넷언론사나, 기술적·비용적 부담으로 인해 실명확인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려운 다수의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운동기간마다 댓글이나 게시판 운영을 아예 중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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