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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추천이 더 어울리는 이경자 교수[기자칼럼] 민주당 방통위원 선임 부실 검증 논란
안현우 기자 | 승인 2008.03.18 19:43

2명의 방통위원 추천 몫을 가지고 있는 통합민주당이 지난 18일 이경자 경희대 교수를 방통위원으로 선임했다. 민주당의 방통위원 선임과정을 두고 비판 섞인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경자 교수는 민주당이 아닌 한나라당 추천이 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추천했어야 할 인사를 민주당이 방통위원으로 선임했다는 얘기다.

이경자 교수는 방통위원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1995년 제8대 한국방송학회 회장, 1998년 방송개혁위원회 위원, 1999년 한국방송진흥원 원장 등을 지낼 만큼 방통위원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이러한 점이 고려돼 민주당의 심사추천위원회는 이 교수를 방통위원으로 선임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언론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8일 국회에서 김학천 민주당 심사추천위원장에게 재구성 절차를 묻는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정영은 기자  
 
하지만 민주당이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쳤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하루도 안 돼 공모 마감과 심사, 그리고 선임을 끝내는 ‘일사천리’식 과정의 결과는 부실 검증과 민주당이 ‘한나라당 2중대’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경자 교수가 2004년 3월 18일 국민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인용해본다.   

"탄핵정국의 정치적 성격을 감안하면 이해 당사자인 정치권의 편파성 문제 제기는 그 자체가 편파적일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방송 보도가 지나치게 자극적이었고 갈등 지향적이어서 결과적으로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불필요한 불안 심리와 사회적 갈등을 조장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방송이 귀 기울여야 한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뉴스 앞에 흥분하지 않을 언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뜨거운 뉴스 현장의 열기 속에서 냉철함을 잃지 않는 것이 언론인의 전문가 정신(professionalism)이다. 언론의 생명인 공신력 역시 이 같은 전문가 정신에서 출발한다. 뉴스 현장의 열기가 뜨거울수록, 정치 사회적 파장이 큰 뉴스일수록 언론인의 전문가 정신은 더욱 중요하다. ‘뜨거운’ 뉴스 앞에서 전문가 정신을 망각하는 순간 언론은 그 스스로를 오보,공정성 시비 등 각종 비판에 노출시키게 된다. 방송은 탄핵 보도와 관련해 충분히 냉철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방송, 비판에 귀 기울여야>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지난 2004년 노무현대통령 탄핵 당시 이경자 교수가 방송보도 태도에 대해 점잖게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다. 탄핵방송보도는 현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으로 KBS 수신료 현실화를 반대하는 측의 중요 논리로 사용되고 있다. KBS 수신료 현실화에 반대하는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는 ‘수신료 인상에 앞서 탄핵방송 등 불공정 보도, 편파방송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경자 교수가 KBS 수신료 현실화에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열린우리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통합민주당이 한나라당의 논리와 유사한 이경자 교수를 방통위원으로 선임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이것이 민주당의 변화인가 말이다.

이 교수가 민주당 추천의 방통위원으로 적합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줄 칼럼을 또 인용해 본다. 이 칼럼도 2004년 국민일보에 <패러디 사건의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는데, 청와대 홈페이지 박근혜 패러디 사건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청와대의 품격은 곧 대한민국의 품격이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정보화 강국 대한민국의 ‘정보화’ 수준의 상징이기도 하다. 당연히 홈페이지는 청와대의 권위와 품격에 걸맞은 정보의 공간이어야 한다. 이런 것들은 청와대에 대한 사회적 기대이다. 청와대가 이러한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이기도하다. 국민과 청와대 간의 신뢰는 결국 이 같은 기대와 예의에 대한 암묵적 약속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다. 이 사건은 이 같은 사회적 약속이 깨진 사건이란 점에서 청와대는 물론 국민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같은 해 국민일보에 게재된 두 개의 칼럼은 공교롭게도 이 교수의 정치적 성향이 한나라당에 가깝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방통위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며 정치적 성향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추천해야 할 인사를 민주당이 선임하는 상황을 납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민주당이 집권여당의 꿈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한나라당과 정책 차별성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집권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설명할 요량이라면 이 교수를 방통위원으로 선임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현우 기자  adsppw@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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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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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심원 2008-03-19 00:11:26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방송 KBS,MBC,EBS 이사의 선임권을 가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좌지우지하는 위원5인중 대통령과 집권당의 몫은 위원장을 포함한 3인이고 야당의 몫은 2인뿐인데 그중 1명을 한나라당 성향의 이경자를 선택한 것은
    민주당이 자신의 몫중 50%를 한나라당의 아가리에 넣어준 꼴이다.
    20여년의 방송민주화투쟁의 성과인 방송독립은 이제 물 건너 갔다.
    민주당은 영원한 야당이 되려는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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