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연예인과 그에 못지않은 방송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과연 무엇을 위한 방송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연한 이들의 장사를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는 듯한 이 프로그램이 KBS에서 방송되고 있다.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보스의 자아성찰 프로그램'을 표방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사장님 귀)>가 애초 내세운 방송의 취지에서 벗어난 듯하다. 단순히 현주엽의 먹방쇼를 비판할 일이 아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사장님 귀>는 초반 이런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살리려 노력했다. 실제 보스들의 자아성찰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들을 담아냈으니 말이다. 일요일 황금 시간대에 편성되어 여전히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폐지되거나 종영되는 일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들이 내세웠던 그 가치는 더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가치는 존재한다. 웃기면 그만이니 말이다. 현주엽은 여전히 비난을 받고 있지만 먹방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다. 여기에 영암군 씨름단에 대한 관심도 높다는 점에서 이 시청률이 급격하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감독이 아닌 윤 코치의 먹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주엽과 윤 코치의 협동 먹방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 단순한 예능으로서 이들의 먹방을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은 존재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일할 맛 나는 일터를 위한 방송’이라고 이해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듯하다.

<사장님 귀>가 기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방송을 하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도무지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 방송을 봐도 알 수가 없다. 먹방과 홍보가 전부, 아직 오픈도 하지 않은 개인 유튜브를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실제 오픈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특별한 노력도 없이 매주 방송되는 KBS2의 힘으로 이미 실버 버튼은 시작과 동시에 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 이는 곧 돈이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실제 방송을 보고, 오픈 한 송훈의 가게를 찾았다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송심의위원회 측은 <사장님 귀>에 '행정지도' 권고 결정을 내렸다.

"상호명이 기재된 현수막을 부각하거나 식당 전경 및 간판 등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관련 심의규정에 위반되나,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상호명 일부를 가림 처리하는 등 광고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감안했다“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가 '행정지도'를 내리며 밝힌 내용이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유튜브에서 한동안 광고를 숨긴 채 광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와 비교해 KBS2 <사장님 귀>엔 왜 이 정도 규제만 내려지는지 알 수가 없다.

‘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성찰 프로그램’이란 애초의 취지는 어디로 간 걸까. 이미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출연자들의 가게 홍보에 모든 것을 내건 듯한 <사장님 귀>는 KBS가 아니라 개인 유튜브에서 만들어져야 할 영상으로 보인다. 이게 바로 전파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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