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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 제작사 'OTT 등장으로 협상력 변화 생겼다'공급처 확대로 협상력 강화…지상파 "제작사가 우위에 서는 환경 마련됐다"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1.18 08:34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 프로그램 외주 제작사가 OTT 등장으로 방송사와의 협상력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드라마 분야의 협상력 변화를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5일 ‘2020년 방송 프로그램 외주제작 거래 실태보고서’를 발표했다. “OTT의 시장 진입이 방송사와의 외주제작 거래 협상력 변화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제작사 평균 점수는 3.72점을 기록했다. 3점이 평균이며 5점에 가까울수록 긍정 의견이 높다. 프로그램별로 드라마 분야는 4.33점, 교양·예능 분야는 3.63점이다.

(사진=연합뉴스)

방송사도 협상력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지상파는 3.86점(드라마 4점, 교양·예능 3.86점), 종합편성채널은 4.38점(드라마 4.75점, 교양·예능 4점)이다.

드라마 제작사 A사는 심층 인터뷰에서 “공급처가 OTT로까지 확장되었기에 지상파방송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예전에는 지상파방송사가 제작사를 선택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방송사와 제작사의 위치가 바뀌는 과도기”라고 밝혔다. A사는 “수익 배분을 적정히 해주는 국내외 OTT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제작사가 OTT와 선판매 계약을 맺고 제작비를 충당한 뒤 방송사와 국내 방영권 계약만 맺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제작사 B사는 “콘텐츠 수명을 고려할 때 제작사가 저작재산권을 가지고 있어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OTT 사업자가 모든 IP를 갖게 되더라도 단기적으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 방법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글로벌 OTT와 거래하게 되면 제작사에 속한 작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감독도 제작사 판단하에 섭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교양 제작사 C사는 “글로벌 OTT의 경우 IP가 플랫폼에 완벽히 귀속되지만, 협의가 이루어지면 제작비의 110%를 입금해 준다”며 “거래 유인이 매우 크다. 저작재산권을 가지지 못한다면 OTT에 권리를 넘겨주고 기업이윤을 보장받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 ㄱ사는 “방송사는 더 이상 제1의 창구가 아니다”라며 “제작사는 더 많은 창구를 확보한 셈이다. 협상 시 제작사가 우위에 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종편 ㄴ사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넷플릭스처럼 거대한 OTT와 함께했을 때 기대 수익이 크다”며 “양질의 작품이 방송사에 올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드라마 부문은 이미 지상파 방송사보다 제작사의 협상력이 더 크다”고 했다.

OTT의 영향력을 저평가하는 방송사도 있었다. 지상파 ㄷ사는 “아직 OTT의 영향력을 의식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무언가 노력을 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제작사가 더 많은 창구를 갖게 됐지만 협상력의 변화는 크지 않다”고 했다. 종편 ㄹ사는 “OTT 시장 진입이 협상력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뚜렷하게 없다”며 “드라마가 자체 편성이 되지 않으므로 특정 제작사가 방송사처럼 기존 제작사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는 케이스도 적다. 아직까지 뚜렷하게 느끼거나 체감하는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OTT 등장으로 제작비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종편 ㅁ사는 “넷플릭스가 예능이나 여타 장르까지 투자하게 된다면 제작 단가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종편 ㅂ사는 “(OTT의) 드라마 제작비 지원이 방송사에 비해 더욱 상당하다”며 “방송사가 거대 자본을 감당하기 힘들다. 자본 유입에 따른 제작비 상승은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주제작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가’라는 질문에 대다수 제작사들은 '제작 편성과 규모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제작사들이 겪은 변화는 ‘외주제작물의 제작 및 편성 감소’ 84.7%, ‘외주제작비 규모 감소’ 83.4%, ‘프로그램 제작 요소의 변경’ 82.8%, ‘제작 중단 및 연기, 편성 시점의 조정’ 78.5% 등이다.

드라마 제작사 D사는 심층 인터뷰에서 “방송사의 자본금이 부족진 것이 큰 문제”라며 “편성에 있어 연속성이 중요한데 제작비가 마련되지 않아 편성이 비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했다. 예능 제작사 E사는 “제작 준비를 다 해두었는데 편성이 취소된 경험이 있다”며 “투입된 비용은 제작사의 손해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종편 ㅁ사는 “단체로 움직일 수 없고 일반인 직접 접촉이 어려워졌다”며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할 수가 없어 코로나 전에 사전에 녹화한 것까지 방송이 되고 이후에는 방송을 못 했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13일부터 10월 16일까지 31개 방송사, 163개 제작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시행 기관은 엠브레인퍼블릭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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