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드라마에 일주일에 네 번씩이나 나오는 여자 아이돌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유이입니다.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화요일까지 유이는 이틀은 <오작교 형제들>에서 "백자은"으로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에는 <버디버디>에서 "성미수"로 등장하고 있지요. 버디버디는 24부작으로 편성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 "성미수"로서의 유이를 볼 날도 얼마 남자 않았네요. 2주후면 이제 "성미수"로서의 유이의 역할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그 후로는 이제 "백자은" 의 유이만 볼 수 있겠지요.

어쨌든 유이가 "성미수"로 활동하고 있는 <버디버디>는 제가 여태껏 봤던 드라마 중에 가장 신선했던 드라마였습니다. 단순히 유이가 나와서였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스포츠 드라마 였기 때문이었을까요?

뭐 그런 이유도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이 드라마는 이상하게 요즘 드라마 같지 않을 정도로 "착한드라마" 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번 주 <버디버디>는 드라마를 통해 왜 <버디버디>가 착한 드라마인지 보여주었습니다. 간단한 리뷰와 함께 한국의 드라마 현실에 대해서 몇 마디 적어보도록 할게요.

- 의외로 깨끗이 물러나는 악역과 그 악역을 보조하는 보조자

이 드라마를 보지 못한 분을 위해서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는 글이 지난 번 글에 나와 있습니다.( “<버디버디> 막장이 없는 무공해 가족드라마” ) 어쨌든 이 드라마에는 딱 한명의 제대로 된 악역이 나옵니다. 바로 조연으로 많이 봤던 김탁구의 "춘배 아저씨" 최일화가 제이박으로 등장을 합니다.

그 악역도 사실 사연이 많은 그러한 악역입니다. 그가 도박골프에 빠지게 된 것도 골프에서 성미수의 스승인 "윤광백"에게 지면서 시작한 것 이구요. 그의 아내가 투병중이어서 상금이 필요했지만 윤광백(로버트 할리)과의 승부에서 패배하면서 상금을 얻지 못했고 아내가 결국 병으로 사망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복수심에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도박골프를 시작했으니 어찌 보면 딱한 캐릭터이기도 하네요.

한국에서도 도박 골프로 돈을 벌고 있던 중에 뭣 모르던 민해령이 어머니와 틀어지는 바람의 제이박의 소속으로 합류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민해령은 자신도 모르게 제이박의 도박골프의 중심에 서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이박의 속셈은 민해령을 앞세우고 자신이 키워온 용병을 집어넣음으로써 돈을 벌려는 그러한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성미수가 그 앞길을 막아서는 바람에 제이박은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지요. 화가 난 제이박은 성미수에게 복수를 계획하고 그 과정에서 성미수를 보호하려는 "윤광백"은 사고로 인해서 사망하게 됩니다. 성미수는 제이박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되지요.

그 와중에 성미수를 선택한 민세화 회장 (오현경)은 자신의 딸은 그 도박골프에서 빼내기로 하고, 민해령을 미끼로 제이박은 비공식 경기를 제안을 하며 만약 자신이 이기면 성미수가 자신의 소속 선수가 되어달라고 제안을 하지요. 성미수는 민해령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사부를 위해 그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물론 결과만 놓고 보면 이 경기는 성미수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조마조마했던 그러한 악한 행동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선수가 불리하다는 것을 알면 보통 악역은 이즘에서는 반칙을 쓰기 마련입니다. 아니면 자신이 졌어도 경기를 쉽게 인정을 하지 않고 치사한 방법을 써서 더 고조시키지요.

벌써 이게 일반 드라마 같았으면 일부러 용병골퍼가 골프공으로 성미수의 팔목을 치게 하든지 아니면, 자신이 정한 경기장에 어떤 함정을 설치해놨던지 해서 성미수가 쉽게 이기지 못하게 하고 좌절하게 하는 그러한 세팅이 나왔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냥 자신이 졌다는 걸 알고 그 자리를 황당해 하면서 떠납니다. 물론 자신을 패배하게 한 그러한 샷이 자기가 20년 전에 당한 똑같은 파비앙 샷이라는 이유도 있긴 하지만요. 결국 그 자리에서는 아무것도 벌어지지 않은 채 어찌 보면 다소 "싱겁게" 경기가 끝납니다.

그러나 일단 악역은 악역이에요.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통해서 기자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한국을 뜨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만.. 이번에는 그의 비서실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윤광백을 실수로 사망하게 하면서 들은 마지막 말 "후회하는 인생을 살지 말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윤광백만을 단죄하는 그러한 증거를 넘기고 자신과 제이박 모두 감옥을 가는 것으로 갈등을 해결해버립니다.

드라마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두 악역. 어찌 보면 참 단순하고 알고 보면 근성까지 나쁜 그러한 인간은 아닌 모습으로 드라마에서 하차 하는 게 이 드라마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악역의 증거이지요.

- "막장로맨스"의 개념조차 없는 드라마

이 드라마의 유일하게 존재하는 러브라인은 한 개입니다. 조연으로 나오는 공숙이(유인나)와 미수의 동생 태갑(박한비)의 러브라인입니다. 이외의 러브라인은 참.... 일방적입니다. 존리 이장우(이용우)는 성미수와 민해령 사이에 있지만 양다리를 걸치거나 이런 것은 아닙니다.

이 외의 다른 로맨스는 존재하지 조차 않습니다. 최동관(박성웅)과 민세화 역시 최동관이 더 좋아하는 쪽이고 민세화는 아직 마음을 닫아놓은 것이고, 우준모 (김종진) 역시 그냥 별거 개념이라고 보면 더 가깝습니다.
민세화도 그렇고 우준모도 그렇고 웬만한 드라마면 둘 다 정부가 따로 있고 거기에서 아들딸이 나와서 민해령과 연결되고 복잡할 만도 한데 그러한 요소는 하나 없이 그저, 20년이고 다 홀로지낸 그러한 사람들로 등장을 하지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막장 로맨스는 기본입니다. 하지만 <버디버디>는 그러한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드라마이지요.

- 흥행성과 함께 해왔던 '막장'

최근에 들어서 정말 착한 드라마로서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는 얼마나 될까요? 사극을 제외하고서 성공한 드라마는 정말 착한 드라마로 말도 안 되는 시청률을 달성한 "황제 이승기" 가 등장했던 <찬란한 유산>이나 최근에 그저 중박 시청률에 간신히 도달한 <보스를 지켜라> 정도가 달까요?

그 이외의 착한 드라마과에 속하는 드라마들은 족족 흥행에서 실패를 겪었습니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고 박용화와 김강우가 열연한 <남자이야기>는 시청률에서 참패를 봤고요. 엄정화, 지진희, 그리고 김소은이 출연한 <결혼 못하는 남자> 역시 시청률이 한자리수로 종영을 했지요. 그 밖에 <천추태후>의 뒤를 이은 또 다른 만화를 재현한 작품인 <열혈 장사꾼> 등도 시청률로는 전혀 재미를 보지 못한 케이스에 속하지요.

하지만 반대로 막장드라마라고 욕하는 드라마를 본다면 연기력이고 드라마 내용이고 상관없이 시청률은 꾸준히 올라가기만 했습니다. 마지막 회에 한 5분간 웃었던 <웃어라 동해야> 는 시종일관 막장인 모습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의 원망을 들었지만 시청률 30~40%를 꾸준히 찍었으며, 캐릭터들의 이름부터 막장일 것을 예시하던 <수상한 삼형제> 는 역시 최고 시청률 40%를 찍었습니다.

타이틀이 "이혼해주세요"가 되어야 하는 <결혼해주세요>도 시청률 30%가 넘게 찍은 드라마들이지요. 결국 아무리 뭐라고 해도 시청률이 잘 나오려면 내용은 사기적이어야 하고 불륜은 기본이어야 하며, 악역은 정말 패주고 싶을 정도로 미친 사악함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흥행해 성공하기는 힘들지요.

물론 제가 방송국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왜 편성이 되지 못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저작권 이야기도 있긴 했었지만 크게 편성 자체에 큰 요인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만약 그랬으면 방송국에서 잘 알아서 처리해서 편성을 시켰겠지요.(실제로는 그것은 편성 자체와는 무관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듣는 말로는 <버디버디>가 편성되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는 스타가 없다는 점도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편성될 즘에는 유이가 더 이상 "대세" 는 아니었고 사실 <버디버디>의 캐스팅을 보면 제대로 된 스타하나가 없는 게 현실이기에 내용도 막장이지 못해 편성되지 못한 요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드네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도 만약 공중파에 편성이 되었더라면 흥행과 관련해서는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해봅니다. 요즘 드라마의 기본 요소인 "스타"와 "막장"이라는 요소가 전무하거든요. 그렇기에 결국 케이블인 tvN에 편성이 된 것이겠지요. 공중파에서 "착하다는 이유"로 시청률을 무시하기는 너무 위험이 크니까요.

하지만 흥행성과 무관하게 드라마를 보자면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드라마가 이 <버디버디>가 아닌가 싶네요. <버디버디>를 보면서 <청춘불패>가 살짝 겹쳤는데 둘 다 "착한 프로그램"들이기에 피해를 보고 있던 케이스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예능 쪽에서는 약간의 착한 열풍이 불고 있는데 아직도 드라마는 멀어 보입니다. 다시 언젠간 착하고 따뜻한 드라마와 예능으로 가득할 방송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버디버디>의 편성이 무산된 게 뭔가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방송계를 보는 것 같아 참 아쉽기만 하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