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해리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문재웅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두 개의 인격이 확실하게 나뉜 상태에서 두 개의 인격이 하나로 모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위험한 신호가 될 수밖에 없다. 악이 선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28년 전 하얀 밤 마을에서 벌어졌던 그 사건의 핵심에는 문재웅이 있었다. 그는 '자각몽'을 활용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렇게 마을 전체를 흔들었고, 지옥도를 만들어냈다. 폐기 대상이 된 문재웅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정우가 제이미를 데리고 섬을 탈출했듯, 문재웅은 자신의 정체를 숨길 장용식을 데리고 나왔다. 그렇게 장용식을 포털사이트 대표로 만들었고, 완벽하게 숨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재웅에게도 두통은 찾아오기 시작했다.

정우가 그랬듯, 재웅에게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운명처럼 28년 전 함께했던 이들과 재회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허술함으로 다가왔던 것은 제이미가 경찰서로 재웅을 데려왔다는 점이다. 길거리에 쓰러져 있어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tvN 월화드라마 <낮과 밤>

그런데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을 언급하는 상황에서 이 모든 것들을 들을 수 있도록 방치했다는 사실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세상을 시끄럽게 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에 대한 심각한 이야기를 경찰 조직이 아닌 다른 이가 손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정우는 공일도를 찾아가 확인해보려 하지만 많은 것들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비밀 연구소와 아직도 살아있다는 독재자를 찾아야 하지만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혜원이 찾아온 것도 문제로 다가왔지만, 경비들을 부른 상황에서 더는 공일도를 추궁할 수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공일도 연구실 안쪽에서 다량의 파일들을 발견했다. 28년 전이 흐른 지금까지도 수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일도는 아이들을 실험하는 것 자체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

실험쥐가 죽는다고 슬퍼하면 연구자의 자세가 아니라는 공일도의 말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것은 일본의 마루타 실험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공감대가 전무한 공일도의 태도는 경악스럽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파렴치한 괴물을 잡아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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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혜원은 모든 비밀을 알게 되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노트북에 비밀 파일이 존재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지문인식으로만 열리는 파일이지만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았다. 가장 유력한 후보라 여겨졌던 정우도 일치하지 않았다.

정우도 아닌 혜원의 지문에 바로 파일이 열린 것은 의외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문은 DNA가 아니다. 유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지문이 일치한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의아하게 다가온다.

혜원이 연 파일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28년 전 하얀 밤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확인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도 그 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 사체를 버리는 과정을 아무런 감정 변화 없이 지켜보는 아버지를 보며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남이 아닌 자신의 아버지가 그런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딸은 없다. 무뚝뚝해도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아버지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혜원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일 수밖에 없다.

정우는 보육원을 돌아다니다 비밀 연구소로 아이들을 공급하는 곳을 찾았다. 원장실에 있던 입양된 아이들 중 공일도 연구실에서 확인한 파일 속 아이가 공통적으로 존재했다. 이는 명확한 증거다. 해당 보육원이 아이들을 비밀 연구소에 공급하는 곳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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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 있던 재웅은 머리에 병변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얀 밤 마을 출신이 도정우와 제이미 레이튼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가끔씩 머리가 아픈 것은 그 마을 출신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통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자각몽'을 통해 처벌받지 않은 범죄자들을 죽음으로 이끈 것은 재웅이었지만, 이를 예고한 이는 정우다. 서로 공범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이들은 엮여있었다. 의도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더는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문재웅이 자신의 정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정우가 아이들을 불법으로 공급하는 루트를 찾았다. 혜원은 아버지의 비밀을 알아내고 뒤쫓기 시작했다. 백야재단의 실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오정환의 아들이 약을 사려다 거부한 백현수를 벽돌로 내려쳤다. 생사를 알 수는 없지만, 정우의 도움으로 할머니 수술비를 얻게 된 현수는 자신을 조롱했던 오경민에게 되갚아주기 위해 나선 그 자리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는 정우가 오정환에게 대리 복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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