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한 롯데가 19년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신인 감독으로 초반 어려움이 많았던 양승호 감독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만년 4위였던 롯데를 처음으로 정규시즌 2위 자리에 올려놓았습니다.

롯데 막강한 파괴력으로 한국 시리즈까지 잡을까?

삼성의 독주와 빅3의 2위 다툼,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세 팀의 5위 싸움 등 2011년 한국 프로야구는 볼거리가 많았던 해입니다. 물론 살아있는 전설이었던 장효조와 최동원이라는 불세출의 영웅을 떠나보낸 아쉬움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아프지만 야구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순위 경쟁은 분명 흥미로웠습니다.

긴 여정으로 이어왔던 정규 시즌과 달리,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은 의외의 팀이 우승을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물론 정규 시즌 우승 팀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 한 팀과의 승부로 우승을 다투는 형식이니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오래 쉰다고 전력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기에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팀이 체력적인 한계를 꾸준한 경기력으로 이겨 우승하는 경우들도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단기전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 ⓒ연합뉴스

보름 쉬는 우승 팀과 달리 일주일 동안의 휴식기간이 주어지는 2위 팀이 상대적으로 더욱 좋은 조건에서 우승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우승 팀과는 달리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경기력을 배가 시킬 수 있는 경기를 한 번 치를 수 있다는 것은 경기 감각이 중요한 야구에서는 그 무엇보다 가치 있게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롯데의 경우도 현재까지 괴물 같은 모드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일주일의 휴식기간을 어떤 식으로 가져가느냐에 따라 완벽하게 달라진 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뜨거운 방망이를 식히지 않고 예열을 하면서 경기에서 모두 쏟아낼 수 있는 감각 유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롯데로서는 꿀 맛 같은 일주일이 우승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참여했음에도 그 다음 단계로 올라서지 못하던 롯데로서는 징크스를 벗어나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준PO 없이 곧바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는 것은 이미 그 징크스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팬들이나 선수들 모두 준PO에서 맥없는 플레이로 쉽게 물러나야만 했던 지난 3년과는 달리, 올 시즌 우승 가능성이 그 어느 해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욕심을 내볼만 합니다. 우선 막강한 타선의 힘은 마지막까지 롯데가 2위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대호가 작년에 이어 올 해 역시 대단한 파괴력을 보이며 팀의 상징다운 경기를 펼쳐주었다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이대호라는 대단한 존재가 팀의 중심을 지탱해주고 괴력을 선보이는 손아섭과 홍성흔이 앞뒤로 형성된 롯데의 클린업트리오는 어느 팀과 견줘도 대단한 파괴력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19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강민호까지 가세한 팀의 중심 라인업은 그 파괴력만으로도 상대팀을 주눅 들게 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선두 타자인 전준우의 기민한 활약과 후반기 들어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주찬은 피해갈 수 없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롯데의 타선에 이어 10승 이상 세 명을 배출한 롯데의 선발진 역시 올 해만큼은 기대해 볼만 합니다. 15승 장원준과 13승 송승준, 11승의 사도스키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은 롯데 타선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강점으로 다가옵니다.

여기에 고원준과 부첵까지 선발 라인업에 가세할 수 있는 상황에서 롯데의 선발 라인업은 단기전에서도 충분히 그 효과를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감독은 고원준과 부첵을 중간 계투 요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입니다. 롱 릴리프 역할을 책임질 이들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는 없겠지요.

만약 믿었던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경우 롱 릴리프를 해줄 확실한 투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단기전에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강력한 불펜을 가진 삼성을 이기기 위해서라도 플레이오프에 오른 팀들의 허리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다시 불안하게 다가오는 롯데의 불펜을 생각해보면 이 두 투수의 역할은 우승을 하기 위한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김사율을 붙박이 마무리로 나설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임경완과 강영식이 얼마나 효과적인 투수로 마무리로 이어주느냐 역시 우승을 위한 절대 가치로 다가옵니다.

후반기 들어 흔들리는 모습들을 보이며 팬들을 불안하게 했던 임경완과 강영식은 롯데가 2위를 하게 한 중요한 선수들입니다. 후반기 강력한 힘으로 롯데가 2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동력은 바로 불펜이었고, 그런 불펜을 강력하게 만들어준 이들 중 임경완과 강영식이라는 이름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니 말입니다.

3인 선발 체제에 두 명의 선발 자원이 롱 릴리프 역할을 하고 홀드 맨 강영식과 임경완, 마무리 김사율로 이어지는 롯데의 불펜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컨디션 조절만 잘 한다면 플레이오프뿐 아니라 우승도 노려볼만한 전력은 구축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투수력에 비해 타력이 돋보이는 팀이 롯데인건 사실이지만, 이대호를 제외하고 100타점에 근접한 선수들이 없는 것도 롯데입니다. 그나마 손아섭이 83 타점으로 가장 근접하고 있지만 주축 선수들의 대부분이 4~60점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화려해 보이는 롯데의 타선에 불안 요소로 다가옵니다.

방망이의 경우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경우들이 많기에 남은 기간 동안 선수들이 얼마나 효과적인 컨디션 조절을 잘 하느냐에 따라 롯데의 우승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프로야구를 지휘해보지 않았던 신인 양승호 감독은 부임 첫 해 그 어떤 이들도 해내지 못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제 롯데는 정규 시즌 2위라는 업적을 뒤로하고 한국 시리즈 우승을 넘보고 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남은 일주일 동안 미진한 부분들을 채우며 두 번의 시리즈를 승리로 이끄는 일만 남았습니다. 잔부상들에 힘겨워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체력을 회복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는 그들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보면 알 수 있겠지요.

그 어느 해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롯데는 후반기 보여준 그들의 모습처럼 자신들의 장기를 극대화(타격)하고, 단점(불펜)을 최소화한다면 우승은 롯데의 몫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진단은 모든 팀들에게 유효한 것이고 수많은 변수들이 지배하는 단기전에서 누가 우승을 할 것이라는 예측은 시즌 초 올 해 우승 팀을 예측하는 것만큼이나 무모하게 다가옵니다.

19년 만에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 롯데가 단기전의 징크스를 이겨내고 전설이 될 수 있는 '장효조-최동원 시리즈'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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