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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갑질 방지법' 태클 건 미국, '통상문제 불이익' 거론자국 내에선 구글 상대 '반독점' 소송… 주한미대사관, 과방위 입법저지 활동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2.15 11:17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 국회가 추진하는 이른바 '구글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법안 처리 시 통상문제 불이익까지 거론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구글 등 미국 글로벌IT 기업을 상대로 반독점 규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움직임과 배치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실은 14일 주미한국대사관이 지난달 3일 '구글 등의 앱스토어 운영정책 관련 미무역대표부(USTR) 유선통화 결과'라는 공문을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문건의 세부 내용은 외교관계상 기밀에 해당돼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한국에서 논의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특정 기업을 표적으로 하고 있어 우려되며, 통상 문제에서 국익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취지의 USTR 부대표 입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은 미국의 국제통상교섭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 정부기관으로 미국의 무역, 통상정책을 수립·집행한다. 불공정무역 행위와 관련해 상대국과의 협상을 주도하거나 보복조치를 집행하기도 한다. 

국회의 '구글 갑질방지법' 논의는 구글이 지난 9월 말 자사 앱 마켓 '구글플레이'에 입점한 모든 앱을 대상으로 수수료 30%를 강제하는 방침을 세우면서 이뤄졌다. 구글은 내부 결제 시스템(인앱결제)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기존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30% 수수료를 일반앱(수수료 10%)에 적용하겠다고 선언해 국내 사업자 수익 악화와 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가 일었다. 구글이 70%대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독과점 수익을 꾀하려 한다는 비판이 국회 안팎에서 일었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국민의힘 의원들은 앞다퉈 '구글 갑질방지법' 발의에 나섰다. 여야는 합의를 통해 '구글 갑질방지법'처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돌연 자유무역협정(FTA) 저촉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졸속 처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 통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합의가 끝났다"고 태도를 뒤바꿨다. 당시 국민의힘이 '신중론'으로 입장을 바꾼 배경 중 하나로 구글과 주한미국대사관의 국회 활동이 있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구글측 법률대리를 맡은 국내 법무법인들과 주한미국대사관이 국회 과방위 의원실을 돌며 해외사업자 차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인앱결제 강제는 중소앱개발사와의 상생과 소비자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구글측 입장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이후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 애플이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앱스토어'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5%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구글은 이를 의식한 듯 애초 내년 1월 20일부터 적용하려던 인앱결제 강제 방침을 일단 내년 9월로 연기했다. 

'구글갑질 방지법'은 글로벌 해외사업자에 대한 규제법인 만큼 규제실효성 확보가 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다. 해외사업자 규제를 위한 국내법 개정이 자칫 FTA에 저촉돼 소송전과 국제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는 비교적 명백한 독점적 지배력 남용행위로 국내법 적용이 가능하고,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USTR의 입장은 구글을 비롯, 자국 글로벌 IT기업에 대해 반독점 규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미국의 태도와도 배치된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10월 구글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구글이 자사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설치된 스마트폰에 앱을 선탑제 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워 다른 회사와의 경쟁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미국 의회 하원은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4' IT기업의 반독점위반 여부조사 결과를 발표, 4개사의 독점 심화로 기업분할을 포함한 규제강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 하원 법사위 반독점 소위가 발표한 '디지털 시장 경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하원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의 시장 지배력이 스마트폰 운영체제로부터 전이돼 구축·강화된다고 판단했다. 하나의 앱마켓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분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디바이스와 OS에 따라 각각의 시장에서 독점적 앱마켓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미 하원은 이 보고서에서 인앱결제 강제가 개발자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 가격부담을 키운다고 결론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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