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에 소녀시대가 출연했습니다. 그 전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런닝맨>의 안방마님인 송지효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이번 에피소드에는 함께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항상 밝고 건강한 송지효였지만 아무래도 <런닝맨>과 <계백> 즉 예능 고정과 드라마 그것도 사극을 동시에 소화하는 건 참으로 힘든 스케줄이었을 것입니다. 송지효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송지효의 빈자리를 소녀시대 9명 중 6명이 나와서 채웠습니다. 참여한 멤버는 태연, 제시카, 유리, 효연, 윤아, 그리고 서현이었지요. 방송 베테랑이 된 소녀시대 멤버들은 익숙한 <런닝맨> 멤버들과 금방 어우러지면서 재빨리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윤아, 유리, 제시카는 이미 런닝맨에 두 번째 참여하는 것입니다.

개성 강한 소녀시대는 6인 6색의 강한 매력을 뿜어냈습니다. 여기서 가장 놀라웠던 멤버는 서현이와 제시카였습니다. 서현은 방송이 많이 늘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바른 생활"을 하는 김종국과 함께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6명 다 훌륭하게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냈고 매력을 발산했지만, 최고 반전의 매력은 바로 제시카였습니다. 제시카는 <런닝맨>에서 평소와는 180도로 달라지며 제시카 예능 역사상 최고의 모습을 보인듯하네요.

녹아버린 "얼음공주"

사실 제시카하면 소녀시대 멤버들 중에서도 서현과 함께 가장 예능에 안 맞는 멤버였어요. 평소 예능에서 조용히 있다 가거나 몇 마디 안 하고 가고 약간 시큰둥한 모습도 보였던 멤버였거든요. 오죽하면 제시카의 별명에 "정색시카"(라디오스타)내지 "시카효과"(스타골든벨) 등이 있을까요?

하지만 <런닝맨>에서 제시카는 시작부터 달랐습니다. 아무래도 그 이유는 바로 멤버들과의 친분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제시카는 소녀시대 멤버들 중에서 런닝맨에 가장 빨리 출연한 멤버에요. 1기 런닝볼을 찾는 미션을 할 때 출연했지요. 또한 유재석, 하하와는 무한도전에서도 친분이 있는 멤버들이지요. 지석진은 런닝맨뿐만 아니라 <스타골든벨>에서도 친분이 있구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제시카는 시작부터 본인을 "안녕하세요~ 얼음공주 제시카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즐겁게 시작했지요. 그러다가 커플 선정 때 효연과 지석진을 두고 웃지 못하는 경쟁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제시카는 개리와 커플이 되고 즐거운 게임이 시작됩니다.

차에 타자마자 평소 보지 못했던 행동을 내뿜는데 바로 귀하디귀한 제시카의 애교작렬 모습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지요. 개리가 "스트레스~"를 이야기하자 금세 제시카는 개리를 따라 "스트뤠쓰~"를 외쳐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효연이가 개리한테 거절당한 것에 못마땅해하니까 개리를 따라서 "안 그러면 안 돼?" 하며 귀엽고 애교 넘치는 표정을 보여주지요. 그 뒤 자전거 게임에서 제시카는 개리 뒤에 타고 가면서 개리를 칭찬하며 기를 살려주는 모습을 보이는 등 평소 제시카와는 180도로 달라지지요.

나중에 "커플룩 게임"을 할 때 평소와는 딴판인 모습을 한 번 더 보여줍니다. 자신들의 쇼핑비가 너무 적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제시카는 제작진과 협상하려는 "모사신공"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리고 커플룩을 하려고 가는 길에 분식집을 발견한 제시카는 평소 절대 보여주지 않았던 "애교작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평소 같으면 얌전하게 "떡볶이 좀 주세요" 했을 제시카가 "떡볶이 주면 안 댕?"하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분식점 아주머니는 귀여운 제시카의 애교에 떡볶이 가격을 할인해 줍니다.

차안에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끊임없는 애교를 보여주네요. 어찌 보면 조금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평소 제시카와는 너무 딴판인 매력이라 색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개리는 그 애교를 재미있게 받아쳐주면서 제시카를 살려주지요.

나중에 커플 노래방 때 제시카의 활약은 더 해갔는데요. 좋은 노래만 보여줬을뿐만 아니라 의외의 모습도 보여줬는데, 그 냉철하던 제시카가 오버도 떨고, 난리 법석의 무대를 보여준 것이지요. 평소 칼 같이 정리해내는 제시카의 모습과는 확실히 딴판인 모습이었습니다. 기대했던 점수가 나오지 않자 제시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또 한 번 제작진과 협상에 들어갑니다. PD가 "난 힘이 없어요."라고 하니 "누가 힘이 있어요 여기서..."하면서 수소문하고 유재석은 재빨리 "김종국, 김종국"이라고 받아쳐주지요. 그 뒤 윤아와 유재석이 제시카의 곡 "냉면"으로 듀엣을 할 기회가 생기자 이번에는 "이건 내 노래야~"하면서 "나 명수오빠한테 이를 꺼야"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러다가 한창 무대가 무르익을 때 제시카는 자신의 노래로 시동을 걸고 안무에 잠깐 참여하며 무대에 등장하지요. 방송을 보면 정말 제시카가 방송을 즐기고 있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평소 방송에 참여하면 거의 귀차니즘(?)으로 일관하던 제시카였습니다. 제시카가 "귀차니즘"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방송에 나오면 약간 차가울 정도로 그냥 있다가 가는 것을 자주 봐왔지요. 그러나 오늘은 달랐습니다. <런닝맨> 멤버들이 정말 편한 것이 이유였는지, 아니면 오랜만에 예능에 컴백한 게 즐거웠는지, 아니면 그날 컨디션이 좋았던 것이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날 제시카는 정말 모든 면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얼음공주"가 아닌 귀여운 푼수임을 입증했습니다.

소녀시대가 데뷔한 지도 벌써 5년이 흘렀습니다. 생각해보면 제시카는 효연과 더불어 고정을 해본 적이 없는 멤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시카는 멤버들 사이에서도 가장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준 멤버였습니다. 차갑고 냉정하며 방송에 나오는 것을 귀찮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요.

제시카가 이번 앨범을 계기로 숨어있던 애교나 푼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또 다른 캐릭터와 다양한 면을 더하며 인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예전에 제시카와 크리스탈을 한꺼번에 묶어 "얼음 공주들이 '얼음' 때문에 녹았다"라고 썼던 기억이 나네요. 크리스탈이 "안수정"으로 평소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면, 제시카는 <런닝맨>을 통해서 평소 자신의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런 제시카의 모습이 보기 좋네요. 앞으로도 유쾌하고 즐거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런닝맨>에 나온 소녀시대 멤버들이 다 좋은 활약을 했지만 이번 주 주인공은 제시카였던 것 같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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