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지난달 18일, 안준영 PD 및 김용범 CP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왜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피해 연습생의 실명을 공개했을까. 작년 말 CJ ENM 대표이사가 피해 연습생에게 개별적으로 보상을 하겠다는 공언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표이사가 피해 보상을 공언했지만 피해 연습생 측으로부터 보상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 이후 1년 가까이 되도록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CJ ENM이 비판받아 마땅하다.

올 상반기에는 CJ ENM과 빅히트의 합작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에서 사고가 터졌다. 과로에 시달리던 FD 한 명이 공사장 인부를 치는 교통사고를 냈음에도 해당 업무 지시를 내린 PD 및 사건 보고를 받은 PD가 교통사고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조연출 PD가 폭로한 것.

이 사고 이전에도 ‘아이랜드’를 준비하던 출연자와 스태프가 떨어져 골절상과 출혈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CJ ENM이 사실상 변한 것이 없음을 드러냈다. CJ ENM은 조작방송 사과 이후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시작했다“면서 “‘아이랜드’에서 발생한 청소년 아이돌 출연자의 산재 사고는 불행한 사고가 아니라 CJ ENM의 탐욕이 낳은 필연적인 인재"라고 CJ ENM을 강하게 비판했다.

CJ ENM이 주최하는 글로벌 음악 시상식 ‘2020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그리고 최근 CJ ENM과 관련, 또 다른 논란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진행된 '2020 MAMA'에서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일어나 비판을 자초한 것. CJ ENM의 자회사 Mnet은 시상자로 초대된 배우들에게 대기실과 케이터링을 제공했다. 이는 비판받을 만한 사안은 아니다.

문제는 '2020 MAMA'의 메인을 이끌어가는 크래비티와 에이티즈, TXT와 NCT, 마마무와 제시, 세븐틴과 몬스타엑스, 갓세븐과 방탄소년단, 샤이니 태민과 보아 등의 가수들은 대기실 없이 각 소속사 차량에서 대기해야만 했던 것. 가수에게 대기실을 제공하지 않은 해당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가 배우에게는 퍼지지 않고 가수에게만 퍼지는 것일까?

CJ ENM은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피해 연습생에게 보상은 뒷전이고 ‘아이랜드’에서 각종 물의를 일으킨 것도 모자라, 이번엔 '2020 MAMA'에서 대기실 차별 논란이 불거지며 ‘논란 끝판왕’을 자초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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