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창원MBC 통합으로 출범한 MBC경남이 끝내 옛 진주MBC 구성원에 대한 ‘해고’를 확정했다. MBC경남은 구성원 10명에 대한 해고 등 중징계를 확정하기 하루 전, 연예인이 출연하는 대대적인 MBC경남 출범 축하쇼를 벌이기도 했다.

MBC경남(사장 김종국)은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진주MBC지부에 인사위원회 재심 결과를 통보했다. MBC경남은 ‘2010년 정기감사 후속조치에 따른 인사위원회’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이들 모두가 진주·창원MBC 통폐합 반대 목소리를 낸 이들이라는 점에서 ‘표적 감사’ ‘표적 징계’ 논란이 거셌다.

▲ MBC경남 홈페이지 화면 캡처
재심 결과, 징계를 받은 구성원은 총 13명에서 10명으로 다소 줄었다. 구체적으로 당초 지난 7일 인사위원회에서 △해고 1명 △정직 3명 △감봉 6명 △근신 3명 등 총 13명에 대한 징계가 결정된 것에 반해, 재심에서는 △해고 1명 △정직 2명 △감봉 3명 △근신 3명 △주의각서 1명 등 총 10명에 대한 징계가 결정됐다.

일부 구성원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아지긴 했지만, 진주MBC 총무부장 등을 지내면서도 진주·창원MBC 통폐합에 반대 목소리를 낸 김 아무개 부국장에 대한 해고는 결국 확정됐다. MBC경남은 취업규칙 위반, 내부회계 관리규정 위반, 법인카드 운영내규 위반 등을 이유로 해고를 결정했다.

‘노사 불신 해소’와는 거리가 먼 MBC경남

격한 반대와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MBC경남. 방송통신위원회까지 나서 ‘노사 간 불신 해소’를 당부했지만 실제 모습은 ‘노사 화합’과는 거리가 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8월8일 진주·창원MBC 합병을 승인하면서 권고 사항으로 ‘합병 과정 등에서 발생한 노사 간 불신 해소 위해 노력’을 언급한 바 있다.

더욱이 MBC경남이 진주·창원MBC 통폐합 반대에 나섰던 구성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조만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통페합에 따른 후폭풍은 더욱 거셀 전망이다.

진주MBC노조는 이번 징계가 ‘서울MBC의 입김이 작용한 징계’라고 보고 있다. 진주·창원MBC 통폐합 반대에 나섰던 구성원들에게 ‘표적 감사’를 통한 ‘보복성 징계’를 하고 있다는 것.

진주MBC노조는 28일 성명에서 “이는 서울MBC가 주도한 징계다. 김종국 사장의 뜻과도 별반 다를 바 없겠지만 결국 서울의 판단과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가 나서려고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내 손을 떠난 문제라는 무책임한 답변만이 돌아왔을 뿐”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현 경영진들의 실체를 우리도 법의 심판으로 적나라하게 밝히고자 한다”며 “김종국 사장이 즐겨 강조하는 법대로 이번 징계의 부당성을 만천하에 드러낼 것이다. 김종국 사장과 현 경영진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진주MBC노조는 정직 이상 징계를 받은 구성원에 대한 ‘징계무효소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MBC 감사실은 진주MBC에 대한 정기 감사를 약 4개월 동안 진행했다. 당시 진주MBC는 정기 감사 결과 경영, 회계 부문 등에서 “회사의 비용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례가 나왔고 문서를 변조한 사례 등이 중대한 비리와 함께 적발됐다”며 관련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하지만 이번 징계 결과를 통보받은 이들 모두가 진주·창원MBC 통폐합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낸 이들이라는 점에서 ‘표적 감사’ ‘표적 징계’ 논란이 거셌다.

한편 MBC경남은 구성원들에 대한 징계를 확정하기 하루 전인 27일, 경남 창원시 마산종합운동장에서 MBC경남 출범 축하쇼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안광한 부사장 뿐 아니라 경남도지사, 국회의원, 경찰청장 등 주요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으며, 브라운아이드걸스, 인피니트, 하하 등 연예인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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