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tvN 히트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새로운 얼굴의 배우가 있었다. 전미도. 뮤지컬과 연극계에선 이름을 날리는 배우지만 일반인에겐 생소한 뉴페이스였다. 그럼에도 시청자에게 호감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는 데 성공, 대중의 인지도를 넓히며 지금은 신한투자금융 등 다수의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전미도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채송화를 연기하기 전, 필자는 전미도라는 배우를 뮤지컬해븐의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 알고 있었다. 관람하면서 연기 폭이 넓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고, 향후 이 배우가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만 있다면 대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번지점프를 하다’ 이전 에이콤의 뮤지컬 ‘영웅’에도 전미도의 필모그래피가 있긴 했지만, 당시 링링이란 역할을 통해선 전미도라는 배우의 진가를 확인하긴 어려웠다. 링링이라는 캐릭터의 극 중 비중이 낮았기 때문에 ‘영웅’을 통해서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전미도라는 배우가 출연하는 줄도 몰랐던 게 사실이다.

전미도의 유일한 콤플렉스는 나이에 비해 앳된 마스크의 ‘동안’이란 점이었다. 연기 폭은 넓지만 어린 얼굴 스타일이 핸디캡으로도 작용할 수 있었지만, 뮤지컬 배우 강필석과 함께 호흡을 맞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10대인 줄리엣을 연기함에 있어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어려 보이는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 두 가지가 합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덕이다.

전미도의 필모그래피에 있어 찬사만 있던 건 아니다. 스텝이 살짝 꼬인 행보도 있었는데 오디뮤지컬의 ‘닥터 지바고’였다. 이는 전미도의 연기가 미진했다기보다는 광대한 소설 원작을 압축하는 데 있어 실패한 각본과 연출이 근본적인 문제였다.

그 후 전미도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은 뮤지컬 작품이 아니었다. 예술의전당 레퍼토리 연극 ‘메피스토’였다. ‘메피스토’는 한아름 대본가와 서재형 연출가의 재해석도 탁월했지만, 그 무엇보다 주연인 메피스토를 연기하는 배우의 역량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던 작품이다.

배우 전미도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2014년 작 ‘메피스토’는 “전미도의 전미도에 의한 전미도를 위한 연극”이라는 한줄평을 남기고 싶었을 정도로 전미도의 진가가 탁월하게 발휘된 작품이었다.

당시 전미도가 아닌 다른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다면 이토록 탁월한 연극으로 자리잡진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할 정도로 전미도의 연기는 객석을 빨아들이기에 충분했다. 당시 전미도의 연기를 보았을 때의 쇼크는 2014년 연극열전이 소개한 연극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 박해수의 열연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공교롭게도 박해수와 전미도 두 배우는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슬기로운’ 시리즈의 드라마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드라마 ‘용팔이’를 통해 뮤지컬 배우 배해선이 TV에서 각광받기 시작했던 것처럼, 전미도 역시 앞으로의 드라마 행보에 있어 꽃길만 걷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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