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21대 국회에 기대했던 개혁은 지지부진하거나 후퇴하고 있다"

참여연대가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개혁입법 과제 연내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정경제3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공수처법 등 추진이 필수적인데 민주당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0일 공정경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수처법, 국정원법, 경찰법 등 15개 입법과제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9일 종료되는 정기국회까지 입법과제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당내 반발과 야당, 시간 부족이라는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23일 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개혁입법 촉구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참여연대는 23일 민주당 당사 앞에서 ‘개혁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눈치보기와 후퇴를 멈추고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민주당의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안”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집중투표제(이사진 선임 시 소수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노동추천이사제가 빠졌기 때문이다.

박 사무처장은 집단소송법·징벌적손해배상제·증거개시제도 등 '소비자권익 3법'에 대해 “민주당이 시민 안전보다 경영권 위축·소송 남발 등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소비자권익 3법은 가습기 참사,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법"이라면서 신속한 법안처리를 촉구했다.

민주당의 권력기관 개혁 입법은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공약을 발표했지만 민주당 정보위원회는 12일 비공개회의에서 대공수사권 이관을 3년 유예하고 국정원에 조사권을 남겨두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훈 참여연대 대표는 “무늬만 개혁일 뿐 개악과 다름없다”면서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 대표는 공수처 출범 지연 상황에 대해 “이제 야당 탓하기도 민망하다”면서 “174석을 가진 민주당이 지금까지 공수처장 추천을 못 하고 있다.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경찰법 개정안에 ‘정보경찰 축소·폐지’ 내용이 없는 것과 관련해 “비대해진 경찰권 축소를 위해선 정보경찰 제도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선 공공의료 확대와 사회안전망 확보가 시급하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병원 설립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으며 공공의료 강화사업, 취약지 전문의료인력 양성 예산은 줄었다. 김진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선 공공병원이 설립되어야 한다”면서 “보건복지부는 ‘예비타당성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변명하지만 공공병원에 경제 논리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전국민고용보험 전면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국민고용보험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은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들의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한가하다. 의무가입 대상에서 배제된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보험 편입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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