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기아가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브룩스와 2021 시즌 재계약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다음 시즌 다시 메이저 재도전을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맷 윌리엄스의 부름을 받고 곧바로 한국행을 선택했던 애런 브룩스였기 때문에 메이저 복귀는 어쩌면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른다.

브룩스가 미국에 머물 가능성이 높았던 것은 시즌 후반 미국 현지에서 난 가족들의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아픈 아들과 가족들을 두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브룩스가 조계현 단장이 연락을 하자마자 바로 계약을 한 것은 올 시즌 그가 보여준 성적만이 아니라, 구단과 팬들이 보여준 뜨거운 사랑 때문이기도 하다.

100만 불에 20만 불의 사이닝 보너스, 그리고 옵션은 따로 계약을 하게 된 브룩스로서는 금전적인 측면에서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단축 시즌을 보낸 메이저리그의 사정으로는 이 금액을 받을 수도 없다. 더욱 국내만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방출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이기도 하지만 불안 요소이기도하다.

KIA와 재계약한 에런 브룩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 시즌보다 배로 뛴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브룩스에게는 좋은 조건일 수 있다. 더욱 내년 시즌도 최소한 올 시즌 정도의 성적만 거둬준다면 메이저 복귀는 보다 좋은 조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유사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행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기아로서는 가장 중요한 시점 에이스가 빠지며 결국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브룩스 정도의 실력이라면 보다 좋은 조건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재계약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가족 교통사고 소식이 들리자마자 구단은 최대한 빨리 그가 가족 곁으로 갈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다했다.

구단의 조처만이 아니라 선수들 역시 브룩스 가족들의 쾌유를 비는 메시지와 함께 응원을 보냈다. 기아 선수들은 모자에 브룩스 아들을 위한 응원 문구를 새기고 경기를 했고, 구단은 아들을 위한 유니폼과 선물을 따로 보내기도 했다. 팬들 역시 브룩스와 가족들을 위해 SNS에 응원을 보냈다. 이런 모습에 브룩스 가족들이 감동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가장 힘든 시기에 자신을 응원하고 따뜻하게 돌봐준 팀에 대한 감사는 당연하다. 그런 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브룩스 역시 계약을 마치자마자 이런 모습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KIA 선수들, 웨스틴 브룩스 쾌유를 기원하는 세리머니 [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룩스는 양현종이 빠지는 2021 시즌 기아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원이다. 이 정도 선수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올 시즌 많은 메이저리거들이 방출될 것이라는 말들이 많다. 이름값은 브룩스보다 더 높은 선수들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적응하고 올 시즌 정도의 실력을 보여줄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무리 최고의 메이저 선수였다고 해도, 적응에 실패하거나 실력이 하향세라면 한국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팬 서비스가 아니라면 유명한 방출 선수들을 굳이 데려올 이유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브룩스의 재계약은 기아에게는 다행이다.

터커 역시 자신이 거절하지 않는 한 기아와 재계약은 당연해 보인다. 기아 타격의 핵심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터커는 30 홈런, 100타점, 100 득점이라는 기아 최초의 기록을 세운 존재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중간 대체 선수로 들어와 자신의 존재감을 보였던 터커다.

겨울 몸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홈런 타자로 돌아온 터커는 이제 기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그 역시 한국 야구에서 오랜 시간 활약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런 점에서 터커의 재계약 역시 무난하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KIA 타이거즈 터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아로선 최소한 투타의 핵심인 브룩스, 터커와 함께 2021 시즌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양현종의 메이저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는 없지만, 기아로서는 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핵심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을 경쟁력 있는 선수로 성장시키고 가을 야구까지 가야 하는 기아다. 여기에 우승까지 바라봐야 하는 윌리엄스 감독에게도 브룩스와의 재계약은 반가운 소식이었을 듯하다. 터커의 재계약이 완료된다면 최소한의 기틀은 마련한 셈이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선별해 특별 훈련까지 준비하고 있는 윌리엄스 감독으로서는 믿을 수 있는 에이스와 다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계산을 하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들이 올 수밖에 없는 2021 시즌이다.

많은 선수들이 나가고 새로운 선수들로 자리를 채울 내년 시즌은 의외의 변수가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격변기 속에서 기아가 과연 올 시즌 아쉬운 부분들을 얼마나 채워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에이스 브룩스는 내년에도 기아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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