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길었던 1박2일 시청자 투어 3탄의 일정이 끝났다. 고작 하룻밤을 보냈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 짧은 만남에도 너나할 것 없이 눈물로 이별을 늦추었다. 아름다운 청년 이승기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천방지축 전현무도 어린 의진이의 눈물에 꾹 눌려왔던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그 짧은 시간들 속에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현대 생활에서 사람과 쉽게 나눌 수 없는 ‘진심’을 주고받은 것이었다.
이번 시청자 투어는 평소와 여러모로 다르다.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무심한 편집이었지만 길었던 시청자 투어 이별 편은 누가 봐도 강호동의 이별을 염두에 둘 수밖에는 없다. 평소 같았다면 강호동이 맡았던 20대의 뜨거운 이별이 중심이 됐겠지만 그조차 볼 수 없었다. 이별여행조차 가질 수 없었던 강호동의 특별한 상황을 감안한 편집이 아닐까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 아쉬운 석별의 말을 나누고 버스에서 내린 성시경이 예전 대비 투어 때 증손녀 하은이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사진을 대할 때 지었던 표정을 다시 보였다. 아니 그때는 만나기 전이라 다분히 관념적 감정이었겠지만 이번에는 직접 손을 잡아드리고, 식사를 챙기면서 느낀 그 긴 삶의 향기를 경험한지라 헤어지며 무심히 던진 한 마디가 성시경의 ‘진심’을 깊이 건드렸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동안 연예인의 모습은 전부를 다 믿기는 어렵다. 그것을 자학적으로 풍자하는 사람이 이경규, 김용만 등이다. 그러나 이번 시청자 투어 전반을 통한 성시경은 보이려는 연기가 아니라 그 자신 속에 깊이 자리잡은 휴머니티임을 확신할 수 있다. 나PD를 당황케 했던 아침미션은 결국 강호동 한 명만 제외한 전원이 맛있게 돼지국밥을 먹을 수 있었다. 끝까지 어르신들의 아침 식사를 챙기느라 자기 끼니를 채우지 못한 성시경은 끝으로 노인들이 남기고 간 음식들을 주섬주섬 먹기 시작했다.
그를 발라드의 황제니, 성발라니 하지만 이번 1박2일 시청자 투어를 통해 발견한 모습으로는 성휴먼 혹은 성개념이라고 불러야 더 어울릴 듯싶다. 나영석 PD는 기존 5인의 멤버로만 가겠다고 못을 박았지만 이렇게 옹골진 개념으로 충만한 청년이라면 그 신념을 바꿔도 좋지 않을까 싶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