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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개념청년 성시경의 조금은 다른 이별[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1.09.26 09:39

길고 길었던 1박2일 시청자 투어 3탄의 일정이 끝났다. 고작 하룻밤을 보냈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 짧은 만남에도 너나할 것 없이 눈물로 이별을 늦추었다. 아름다운 청년 이승기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천방지축 전현무도 어린 의진이의 눈물에 꾹 눌려왔던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그 짧은 시간들 속에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현대 생활에서 사람과 쉽게 나눌 수 없는 ‘진심’을 주고받은 것이었다.

이번 시청자 투어는 평소와 여러모로 다르다.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무심한 편집이었지만 길었던 시청자 투어 이별 편은 누가 봐도 강호동의 이별을 염두에 둘 수밖에는 없다. 평소 같았다면 강호동이 맡았던 20대의 뜨거운 이별이 중심이 됐겠지만 그조차 볼 수 없었다. 이별여행조차 가질 수 없었던 강호동의 특별한 상황을 감안한 편집이 아닐까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헤어지는 모든 이별 중에서도 유독 보는 이의 가슴을 진하게 흔든 사람이 있었다. 성시경은 90대 노인들을 맡아 1박2일 동안 진심을 다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마음이 노인들에게도 전해졌는지 90년 이상을 살아온 노인들도 성시경과의 이별에 마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살아온 세월만큼 많은 이별을 겪어온 노인들이 그 짧은 시간의 동거에 정이 흠뻑 들었다는 것이 참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게 아쉬운 석별의 말을 나누고 버스에서 내린 성시경이 예전 대비 투어 때 증손녀 하은이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사진을 대할 때 지었던 표정을 다시 보였다. 아니 그때는 만나기 전이라 다분히 관념적 감정이었겠지만 이번에는 직접 손을 잡아드리고, 식사를 챙기면서 느낀 그 긴 삶의 향기를 경험한지라 헤어지며 무심히 던진 한 마디가 성시경의 ‘진심’을 깊이 건드렸다.

   
 
사람들은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고 산다. 밥 한 번 먹자, 또 만나자 등등 그 자체의 의미보다 그저 정으로 하는 말들이다. 그러나 노인들과는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한 할머니가 마치 혼잣말처럼 “이제는 보지도 못하고 죽겠다”하는 말을 흘려보낼 수 없었던 모양이다. 성시경이 생각 없이 “다음에 또 보자”는 경솔한 말을 하지도 않았지만 노인들 앞에 놓인 삶의 여백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음을 새삼 느낀 이별에 성시경은 가슴 깊은 곳에서 아파하는 모습이었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동안 연예인의 모습은 전부를 다 믿기는 어렵다. 그것을 자학적으로 풍자하는 사람이 이경규, 김용만 등이다. 그러나 이번 시청자 투어 전반을 통한 성시경은 보이려는 연기가 아니라 그 자신 속에 깊이 자리잡은 휴머니티임을 확신할 수 있다. 나PD를 당황케 했던 아침미션은 결국 강호동 한 명만 제외한 전원이 맛있게 돼지국밥을 먹을 수 있었다. 끝까지 어르신들의 아침 식사를 챙기느라 자기 끼니를 채우지 못한 성시경은 끝으로 노인들이 남기고 간 음식들을 주섬주섬 먹기 시작했다.

   
 
사실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과 친절은 누구라도 할 수 있겠지만 막상 남이 남긴 을 거리낌 없이 먹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성시경은 남은 음식을 아까워하는 노인들의 마음을 위해 거침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그런 성시경을 바라보던 이임금 할머니는 그 연세에도 참 놀라운 청년이라는 표정으로 함박 웃는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을 봐서라도 성시경이 이번 시청자 투어 동안 노인들을 대하는 모습은 만들어낸 친절이 아니라 개념 청년 성시경의 본연에서 우러나온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를 발라드의 황제니, 성발라니 하지만 이번 1박2일 시청자 투어를 통해 발견한 모습으로는 성휴먼 혹은 성개념이라고 불러야 더 어울릴 듯싶다. 나영석 PD는 기존 5인의 멤버로만 가겠다고 못을 박았지만 이렇게 옹골진 개념으로 충만한 청년이라면 그 신념을 바꿔도 좋지 않을까 싶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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