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드디어 한나라당 영남권 공천자 명단이 발표됐다. 이날 SBS <8뉴스>는 뉴스 첫머리에서 이혜진 양 사건을 다룬 뒤 한나라당사를 연결해 결과를 전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현장에 나가있는 기자는 탈락자 명단을 먼저 전한 데 이어 공천자 명단을 읽었는데 리포트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 3월13일 SBS <8뉴스> '영남현역 25명 탈락'.
"다음은 공천자 명단입니다. 대구 동구을에 유승민, 수성갑에 이한구, 달성갑에 방송기자 출신인 홍지만 씨가 공천됐습니다.

경북에서는 구미갑에 김성조, 경산청도에 최경환, 부산에서는 부산진갑에 허원제 전 SBS 이사, 연제에 김희정, 수영에 박형준 의원 등이 공천됐습니다. 울산에서는 최병국, 정몽준, 윤두환 의원이 다시 공천을 받았습니다……"

귀밝고 눈밝은 사람은 이미 알아챘겠지만 SBS는 자사 앵커 출신 홍지만 후보와 자사 이사 출신 허원제 후보에 대해서만 부연 설명을 붙였다. 현직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설명이 필요했다고 하면 시청자들은 납득할 수 있을까.

이날 SBS <8뉴스>는 한나라당 영남권 공천내정자 51명 가운데 14명을 소개하면서 경북 안동에 공천을 받은 허용범 전 조선일보 기자, 경남 산청·함양·거창에 공천을 받은 신성범 전 KBS 기자는 소개하지 않았다.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가 탈락자 명단을 집중 보도하면서 이들의 반발에 주목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초선에 도전하는 후보일수록 방송뉴스에서 이름 한 줄, 얼굴 한번 더 나가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SBS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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