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것은 이번만은 아니었다. 슈퍼스타K는 논란을 먹고 자랐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논란이 생겨도 딱히 놀랍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만은 전과 다른 점이 있다. 악마편집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맹위를 떨친 슈스케의 편집에 반발해 누구나 동경해마지않는 TOP10의 자리를 박차고 나온 참가자가 있기 때문이다. 톱10를 뿌리칠 정도로 편집에 문제가 있다면 이것은 단지 재미차원을 넘어선 문제이다. 그래서 적잖이 실망도 갖게 되는데 그런 논란과 실망을 개의치 않게 하는 슈스케3의 강력한 무기가 있다.

조용히 마치 없는 것처럼 슈스케의 혁명적 반전역사를 준비해가고 있는 투개월이다. 듀엣으로 출전하고 있는 투개월은 우선 지금까지는 김예림의 톤이 대단히 매력적이고 유니크한 점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장구한 영미 POP역사는 물론이고 한국 가요사에서도 김예림과 비슷한 톤이 많을 것 같으면서도 딱히 누구와 같다고 하기 어려운 개성 넘치는 음색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자기 색깔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있는 도대윤의 색깔마저 매력적으로 기다려지게 한다. 주로 기타 반주와 화음을 내고 있지만 생방송 미션을 통해서 아직 보여주지 않은 부분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슈퍼스타K는 생방송에 들어가면 온라인 인기투표를 진행한다. 올해는 슈퍼스타K 홈페이지와 티빙 두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인기투표는 그냥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총점에 10%나 반영한다. 시쳇말로 장난이 아닌 것이다. 1차 인기투표에서 투개월은 절반을 넘는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톱10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되면 이 인기투표가 반드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작년의 경우, 장재인이 온라인투표에서 앞서갔지만 그것이 오히려 여성표를 자극해서 문자투표에서 표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문자투표는 무조건 여성 참가자에게 불리한 근본 역학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투개월에 거는 기대는 조금 달라진다. 물론 혼성 듀엣이라는 점 때문에 구분 짓기 애매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투개월이 지금까지는 김예림의 색깔이 더 강하기 때문에 만약 최종 우승자의 자리에 서게 된다면 아마도 오디션 사상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방송 무대에서 도대윤의 역할이 좀 더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도대윤은 남성 출연자에게 쏠리는 여성팬들의 마음을 투개월로 돌리기 위한 안전장치가 되어주어야 한다. 김예림을 보면서 장재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둘은 다르다. 장재인이 뭔가 비주류적인 느낌을 강하게 주었지만 김예림은 대단히 독특한 톤을 갖고 있지만 마이너 느낌은 없다. 오히려 뉴욕 오디션에서 촌스럽던 모습마저 서울 슈퍼위크를 통해 점점 더 세련돼지고 심지어 예뻐지기까지 하고 있어 약간은 중성적인 김예림의 이미지가 여성팬들의 지지를 끌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직까지 투표 결과에 시청자 전반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투표가 개시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위 톱3의 지지율을 다소 달라질 수 있겠지만 순위 자체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첫 번째 생방송 무대를 통해서 그동안 슈퍼위크 동안 가려졌던 개인의 매력이 다시 발산되기까지는 그럴 것이다. 현재 인기투표는 투개월, 울랄라세션 그리고 신지수 순이다. 그리고 이 세 팀만이 득표율 10%를 넘겼을 뿐 나머지 팀들은 아직은 저조한 득표에 그치고 있다.

생방송 무대가 기대되는 것은 이 순위를 뒤집을 깜짝 놀랄만한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콜라보레이션과 라이벌 미션은 사실상 슈퍼스타K의 핵심적인 과정이다. 이 과정은 톱10을 가린다는 의미가 우선이지만 더불어 참가자들의 지역 예선의 모습을 지우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렇게 다소 희미해진 이미지의 참가자들이 슈퍼위크 이후의 합숙을 통해서 선명해지고 또 세련되어지는 변화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슈퍼스타K는 악마의 편집이라는 외양과 슈퍼위크라는 제작의 노하우 두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두 가지는 최종 목표인 생방송 무대를 위한 거름일 뿐이다.

이 슈퍼위크 동안에도 투개월은 운이 좋았다. 김예림을 무척 아껴준 버스커버스커를 만나 마치 김예림밴드가 된 것 같았고, 라이벌 미션에도 신지수가 무리한 모습을 보일 때에 역으로 차분한 모습으로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신지수보다 확실하게 돋보이는 인상을 시청자에게 심어주었다. 이제 생방송을 준비하는 톱10(공식적으로는 톱9)은 사전에 제작한 프로필 사진을 통해서도 한결 연예인스러운 모습을 갖췄다. 투개월도 역시 달라졌다. 뉴욕에서의 촌스런 투개월이 아니라 이제는 상당히 멋진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투개월이 생방송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이게 될지 기다려진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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