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FNC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걸그룹 공채 오디션을 개최한다. 차세대 인재 발굴 오디션 프로젝트인 ‘2020 FNC 픽업 스테이지: 걸즈’를 통해 여자 아이돌 멤버를 발굴하고자 하는 것. 최종 합격자에게는 연습생 계약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와 전문적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문제는 체리블렛이 단단한 팬덤을 구축하기도 전에 새 걸그룹 론칭을 위한 공채 오디션을 개최한다는 점이다. 현재 FNC에 소속된 걸그룹은 AOA와 체리블렛, AOA는 전 리더 지민의 인성 논란이 폭로되는 바람에 언제 활동을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체리블렛은 2019년 1월에 데뷔해 올해로 활동 2년차를 맞는 걸그룹이다. ‘2020 FNC 픽업 스테이지: 걸즈’에서 최종 선발된 연습생이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체리블렛 동생 걸그룹’으로 데뷔하면 체리블렛은 데뷔 3년차나 4년차가 된다.

체리블렛 팬덤이 단단하게 구축되면 ‘내리사랑’을 통해 데뷔하는 동생 그룹은 자연스럽게 관심을 이어받고, 팬덤 형성도 유리해진다. SM이 동방신기와 샤이니, 슈퍼주니어와 엑소, NCT를 연속으로 히트시킬 수 있었던 건 기획사의 기획력도 중요했지만 맏이 그룹의 성공으로 동생 그룹이 팬덤을 형성할 기회가 유리했음을 보여준다.

올해 체리블렛은 디지털 싱글 ‘무릎을 탁 치고’와 ‘알로하오에’ 단 두 곡만 발매했다. FNC는 룰렛(체리블렛의 팬덤)이 힘을 내 응원할 수 있는 기회를 앨범 발매가 아닌 두 번의 싱글 발매로 놓치고 있었다.

걸그룹 체리블렛이 지난 2월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첫 번째 디지털 싱글 '무릎을 탁 치고'(Hands Up)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다른 기획사는 FNC와 같은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체리블렛보다 1년 먼저 데뷔한 (여자)아이들은 올해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미니 3집 ‘I trust’와 싱글 1집 ‘DUMDi DUMDi’를 발매,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체리블렛보다 나중에 데뷔한 로켓펀치 또한 올해 미니앨범 ‘RED PUNCH’과 ‘BLUE PUNCH’를 발매, 울림엔터테인먼트의 지원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큐브와 울림 두 기획사만 보아도 체리블렛에게 단 두 곡만을 발매해준 FNC와는 대조적이다.

더군다나 체리블렛은 작년 말 코코로와 미래, 린린이 계약 해지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한 명이면 모를까. 그룹에서 멤버 세 명이 동시에 소속사와 계약해지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에 속한다.

FNC는 새 걸그룹을 론칭하기 전에 체리블렛을 위한 플랜이 있기나 한 것일까. 큐브엔터테인먼트 및 FNC보다 규모가 작은 울림엔터테인먼트도 자사 소속 걸그룹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FNC는 ‘2020 FNC 픽업 스테이지: 걸즈’를 개최하기 이전에 체리블렛부터 제대로 챙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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