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에 신지수를 치면 바로 바로 아래칸에 '신지수 행동논란'이 제시된다. 심지어 '신지수 비호감'이란 키워드까지 제시된다. 그녀는 <슈퍼스타K> 시즌3의 도전자다.

<슈퍼스타K> 5회에서 신지수가 대단히 부정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도전자들이 팀을 이루어 함께 하는 과정에서 신지수가 자기 이익만 챙기는 것 같은 이미지로 보였고, 그래서 공격을 받았다. 강호동이라는 초대형 이슈가 터지지 않았다면 그녀는 훨씬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슈퍼스타K>는 지난 시즌 2에서도 김그림이란 공적을 만들어낸 바 있다. 당시 네티즌은 김그림을 증오했고 그에 따라 그녀의 가족까지 고통 받았다.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실력이 아닌 '인간성 단죄'에 의해 탈락했다. 그때의 풀 죽은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노래 실력으로 경쟁하는 오디션에서 왜 노래 실력과 아무 상관도 없는 집단 미션을 강요하는지 모를 일이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억지로 한 팀이 되도록 한 다음, 그 밤 안에 벌어지는 온갖 충돌을 최대한 극화하여 시청자들에게 공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출연자의 '인성'에 대단히 민감한 네티즌에게 오디션 도전자들을 먹이로 던져주는 것과 다름없다. '나쁜 사람'으로 찍힌 도전자가 어떤 타격을 받을지는 안 봐도 DVD다. 게다가 지난 회의 김그림 학습효과도 있었다.

도전자들을 인간으로 존중한다면 이런 살벌한 인간성 평가를 그만 두는 게 맞았다. 하지만 <슈퍼스타K>는 이번에도 역시 신지수란 도전자를 네티즌에게 먹이로 던져줬다. 마음껏 물어뜯으라고. '맛 좀 봐라'인가?

누가 봐도 신지수를 최대한 비호감으로 부각시키는 편집이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모두 신지수의 책임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마지막엔 각자의 자율의지로 팀이 나뉘었는데, 마치 신지수가 다른 사람들을 버린 것 같은 느낌으로까지 구성했다. 그런 내용이 방송됐을 경우 신지수가 어떤 피해를 입을지 몰랐을 리가 없다.

현재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인간극장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중시된다. <슈퍼스타K>는 스토리를 극대화하는 편집으로 명성이 높다. 보면 빠져들게 된다. 이것이 <슈퍼스타K>의 경쟁력이고 나도 이런 점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 스토리의 캐릭터들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스토리화 편집이 사람에 대한 존중이 무너지는 선까지 가면 곤란하다. 스토리를 만들다보면 악역도 나오고 선역도 나온다. 캐릭터의 성격과 대비가 극명해질수록 재밌는 스토리가 된다. 이게 순전히 꾸며낸 이야기면 괜찮은데, 실제 사람을 캐릭터로 할 때는 그 사람이 받을 상처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그걸 무시하고 스토리를 만들면 프로그램이 너무 잔인해진다.

집단미션 같은 불합리한 상황은 예능적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장치라고 인정한다. 그렇더라도 도전자의 인권과 미래는 지켜줘야 한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말은 애칭일 때만 즐겁다. 이게 진짜 사람 잡는 상황이 되면 정말 곤란하다. 제작진의 주의를 요청한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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