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엘체와 원정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서지 못한 이강인은 후반 뒤늦게 교체되자마자 팀을 바꿔놓았다. 중원을 휘어잡으며 팀을 강력하게 만든 이강인이 왜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지 스페인 언론도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강인을 능가하는 월등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면 당연히 벤치에 머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발렌시아에서 과연 이강인보다 월등한 선수가 몇이나 될까? 핵심 멤버들을 모두 버린 상황에서 시즌 전에는 이강인을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겠다는 말도 나왔다.

경제적인 문제까지 더해지며 젊은 선수들로 완벽하게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현재까지 이어진 과정을 보면 이강인이 발렌시아를 빠르게 탈출하는 것이 답이라는 생각만 든다. 의도적으로 이강인을 출전시키지 않고 있다고 보이니 말이다.

엘체 전에 4-4-2로 나선 발렌시아는 케빈 가메이루와 곤살로 게데스가 투톱으로 나섰다. 이강인과 프리킥을 두고 다퉜던 호세 가야는 선발로 나섰지만 이강인은 오늘 경기도 벤치에 머물렀다. 이 전력으로 나선 발렌시아는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돌파하는 이강인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발렌시아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답답함이 묻어나올 정도다. 이런 경기력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후반이었다. 한두 번 슛이 나오기 시작한 발렌시아 공격을 완벽하게 살린 것은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나서면서부터였다.

이강인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패스로 공격 활로를 찾았다. 후반 26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가브리엘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이 나왔다. 확연하게 달라진 상황에서 매력적인 킬패스로 발렌시아의 유일한 득점을 이강인이 만들어냈다.

후반 29분 승리 굳히기에 나선 엘체의 수비벽을 완벽하게 무너트린 킬패스가 나왔다. 공을 잡은 토니 라토가 골키퍼를 제치며 골로 연결하며 1-2 상황을 만들었다. 아쉬웠던 것은 이강인의 프리킥 정도였다.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을 했지만 공은 휘어지며 살짝 골대를 벗어났다.

프리킥 골까지 들어갔다면 이강인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기는 했다. 발렌시아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이강인을 꾸준하게 출전시키는 것이다. 이런 경기를 하고도 이강인을 벤치에 앉혀둔다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발렌시아의 새로운 감독인 가르시아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충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발언을 했다. 선수 영입을 해주지 않았다며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가르시아의 발언은 그만큼 이강인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의미다.

가르시아 감독의 발언과 달리, 이강인은 3 도움과 패스성공률 94.2%로 모두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중원을 지배하는 존재를 이렇게 방치하면서도 많은 출전 시간을 주고 있다는 감독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인가?

발렌시아 유망주들이 탈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강인이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 자명하다. 이강인은 이제 발렌시아를 탈출해야 한다. 꾸준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 축구선수 이강인을 위해 절실하다.

발렌시아 이강인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처럼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하면 경기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제 많은 경기를 뛰며 능력을 키워야 할 나이임에도 벤치에만 머물고 있다면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머물 곳이 못된다. 경기에 나서기 위해 임대라도 내보내 달라고 해도 거부하는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이제 풀어줘야 할 때이다.

이강인이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올겨울이나 내년 여름 시장에서 팀을 옮길 수밖에 없다. 리그 13위까지 추락한 발렌시아, 이강인은 스페인리그가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

챔스리그 출전 팀을 노리는 슈퍼스타가 아닌 유망주라는 점에서 이강인이 찾을 팀들은 많다. 지금부터 1, 2년은 주전으로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며 성장을 해야 할 시점이다. 발렌시아에 머물면 이강인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위한 팀이 아니다. 오히려 이강인을 성장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다. 이강인에게 제대로 된 출전 기회조차 주지 않는 발렌시아는 탈출만이 답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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