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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은 옵티머스 사기 실체[기고] 옵티머스 투자금, 돈세탁 후 증발…무자본 M&A에도 옵티머스 그림자
전혁수 뉴스플로우 기자 | 승인 2020.10.21 08:08

[미디어스=전혁수 뉴스플로우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기 사건에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보도가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옵티머스 사건의 본질인 펀드 사기를 제대로 알려주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경제신문, 서울경제신문 정도가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 초기였던 지난 7월경 큰 틀에서 옵티머스 사건의 1차적인 자금흐름을 보도했을 뿐, 다른 언론에서 사건의 본질을 다루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사 입장에서 방송의 편성, 신문 지면의 한계가 분명 있을 게다. 하지만 조각난 보도를 접하는 독자들은 사건을 이해하는 데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누가 어떻게 연루됐는지 따지기에 앞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펀드 사기에 대한 실체적 보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필자는 옵티머스 사건의 전체적인 양상을 전하고자 한다.

옵티머스자산운용 CG. (사진=연합뉴스)

애초에 실현 불가능했던 옵티머스 투자

옵티머스가 투자자 3000여명으로부터 걷어들인 돈은 약 1조2000억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1162명이 투자한 5151억원이 환매중단됐다.

당초 옵티머스는 투자된 돈을 연 3%대 수익을 주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고 홍보해 투자금을 모집했다. 그러나 옵티머스가 구체적으로 언급한 LH, 한국도로공사 등에서 발생하는 매출채권은 사실상 '양도금지' 조항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에 투자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투자자들이 돌려받지 못한 5151억원 가운데 4000억원 가량은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 자금 5151억원 중 2500억원 가량이 '펀드 돌려막기'에 쓰였다고 보고 있다. 투자회사에서 자금 돌려막기는 '폰지사기'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또한 추적이 가능한 자금은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옵티머스에 투입된 자금은 어떻게 사용됐을까. 옵티머스가 투자받은 돈을 사용한 양상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옵티머스 내부자가 연관된 관계사 간 거래를 통한 '돈세탁', 둘째는 일명 기업사냥으로 불리는 '무자본 M&A'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 관계 회사 수십개 통해 '돈세탁'된 후 '증발'

옵티머스로 흘러들어간 자금 상당액은 2~3단계의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세탁됐다. 일부 자금은 4~5단계까지 거쳐 사라지거나, 옵티머스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2~5단계에 있는 회사 대부분은 옵티머스 내부자들이 실소유하거나 깊이 관여된 회사로 확인됐다.

옵티머스가 투자받은 자금은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라피크, 하이컨설팅, 골든코어, 엔비캐피탈대부, 내추럴코어, 티알시티, 내추럴에코그룹 등으로 1차 송금됐다. 특히 4곳의 회사에 자금이 집중적으로 흘러갔는데, 확인된 것만 씨피엔에스 2051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 2031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 499억5000만원, 라피크 402억원에 달한다.

1차 송금처를 거친 돈은 투자, 대여 등의 형태로 2차 경유지로 이동한다. SBS 보도에서 옵티머스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됐던 트러스트올이 대표적인 2차 경유지다.

2차 경유지를 거친 자금은 다시 비상장주식, 부동산개발업체 등에 투자되거나, 페이퍼컴퍼니로 흘러간다. 이처럼 경유지 혹은 투자처 등의 명목으로 옵티머스 자금을 받은 회사는 60여개에 달한다.

돈세탁이 이뤄진 곳은 대체로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회사들이다. 취재 결과,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들어간 회사 가운데 최소 45개 이상의 회사에 옵티머스 관계자들의 이름이 대표이사,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 고문 등으로 등재돼 있다.

주로 이름을 올린 옵티머스 관계자는 사기·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윤석호 변호사, 조직폭력배 출신 이모씨, 김 대표의 부인 윤모씨, 김 대표와 동업관계인 유모씨, 유씨의 부인 이모씨, 유씨의 장모 또다른 이모씨 등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윤 변호사의 부인 이모 변호사도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간 경유지 중 하나였던 셉틸리언의 지분 50%를 보유했었다.

특히 이들이 이름을 올린 회사 대부분이 재무자료를 공시할 의무가 없거나,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 공시를 했더라도 매출이 거의 없는 등 투자가치가 없는 회사들이 대다수다.

이러한 사실과 정황을 종합하면, 옵티머스가 내부자 사이의 거래를 통해 제대로 투자되는 것처럼 외형을 꾸며 돈세탁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돈세탁은 자금흐름을 복잡하게 만들어 추적이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고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의도로 볼 여지가 많다. 옵티머스가 돈세탁을 한 후 자금을 빼돌려 사적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옵티머스자산운용, 무자본 M&A에도 개입

옵티머스 사건의 또 다른 축은 기업사냥으로 불리는 '무자본 M&A'다. 무자본 M&A는 자기자본 없이 사채시장 등에서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자금의 조달처가 옵티머스였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무자본 M&A의 경우 인수 주체가 자본이 없기 때문에 회사 인수 후 채무를 갚기 위한 주가조작·횡령 등의 범죄가 일어나는 것이 다반사다. 옵티머스 관련사 일부가 이러한 기업사냥에 깊이 연루돼 있다.

옵티머스의 2차 경유지인 트러스트올이 지배하는 회사로 조직폭력배 출신 이씨가 대표이사인 MGB파트너스는 2017년 9월 말 25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성지건설 주식 3164만5569주를 취득했다. 그런데 MGB파트너스가 성지건설 인수를 위해 납입한 유상증자 대금 250억원은 빌린 돈이었다.

MGB파트너스는 유상증자 대금으로 투입한 250억원을 다시 성지건설로부터 받아 자금 대여자들에게 갚았다. 유상증자 후인 10월 초 성지건설은 계약이행보증금명목으로 엠지비파트너스에 35억원을 빌려주고, 10월 중순 150억원을 MGB파트너스에 추가 대여한다. 또, 성지건설은 사업을 진행한다며 하이컨설팅에 65억원을 추가로 대여한다. 하이컨설팅은 옵티머스 김 대표의 동업자 유씨 부부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는 회사다. 이를 합하면 250억원으로 MGB파트너스의 유상증자 대금과 일치한다.

결국, 대여자→MGB파트너스→성지건설→MGB파트너스→대여자로 자금이 이동해 MGB파트너스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성지건설을 인수한 셈이다. 2018년 한영회계법인은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성지건설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냈다.

성지건설은 MGB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옵티머스와 관련된 펀드에 276억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지건설은 옵티머스 관련 펀드 가운데 3개, 110억원 가량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이 변호사가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셉틸리언은 해덕파워웨이 기업사냥 사건의 '돈세탁 창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해덕파워웨이는 지난 2018년 4월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에게 인수된 후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회삿돈 370억원을 넣었다. 이후 지난해 2월 화성산업이 이씨가 갖고 있던 해덕파워웨이 지분 15.89%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는데, 당시 화성산업의 최대주주가 셉틸리언이었다.

취재 결과, 해덕파워웨이에서 나온 돈이 옵티머스자산운용→대부디케이에이엠씨→트러스트올→셉틸리언→화성산업을 거쳐 다시 해덕파워웨이로 순환하는 돈세탁 과정을 거쳐 화성산업이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윤 변호사가 100% 지분을 가진 이피플러스가 스킨앤스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 대상자 철회 전날 스킨앤스킨으로부터 마스크 사업 명목으로 150억원의 선급금만 받아 챙긴 사실도 확인됐다. 이 돈은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스킨앤스킨 이모 이사가 마스크를 실제로 구매하지 않았음에도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 이체확인증을 만들어 자사 이사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혁수 뉴스플로우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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