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위 한 번씩 해본 걸그룹은 다 해외에 나가서 아이돌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와중에 일주일에 4번씩 시청자에게 모습을 보여주는 걸그룹 멤버가 있습니다. 바로 <버디버디>와 <오작교 형제들>에서 주연을 맡아서 연기하는 유이입니다. 유이는 올해 제2의 전성기 내지 명예회복의 시간을 걸어가면서 착실하게 인지도를 재정비하고 호감도 쌓기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2009년 "대세"라고 불릴 때만큼 잘나가거나 TV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때보다 더 인정을 받고 더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아마 그 이유 중에는 소위 "거품이 빠진 것"도 있겠지만 유이가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어 그런 게 아닌가 해요. 유이는 주말에는 <오작교 형제들>에서 백자은으로, 월~화요일에는 <버디버디>에서 성미수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이의 <버디버디>를 보면서 아쉬움이 참 많이 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래 공중파를 타겟으로 만들어졌으나, 그것이 어떻게 하다가 무산되면서 결국 tvN이라는 케이블방송에 편성돼서 현재 방영되고 있지요. 아예 방송이 안 되는 것보다 낫지만 그래도 <버디버디>를 보면서 공중파 무산이 된 게 아쉬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놀란 유이의 연기력

2011년이 끝날 무렵에는 유이가 연기돌 중에서는 거의 지연, 은정과 함께 탑 1,2위를 다투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미남이시에요>에서 작은 가능성을 보였다면 <오작교 형제들> 과 <버디버디>에서는 연기돌중에서는 거의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오작교 형제들>의 연기보다 <버디버디>의 연기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아마 그 이유는 유이의 감정몰입이 더 잘되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아무래도 유이가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게 한몫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연습하다가 안 되면 짜증나고 좌절하게 되는 것,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운동에 대한 열정, 그리고 운동을 할 때만큼은 정말 즐기는 운동선수의 마음을 유이는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종목은 다르지만 같은 스포츠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대충 선수들의 마음을 서로 안다고 하더군요. 아마 유이가 캐스팅된 데는 유이의 건강미와 더불어 이 점도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서 그런지 유이의 연기가 부담스럽지가 않습니다. 유이는 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정신도 정신이겠지만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보이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하고도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깨알 같은 조연들과 괜찮은 라이벌 이다희

주연인 유이가 안정적으로 연기를 펼치는 것도 괜찮지만 라이벌 이다희 역시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다희는 오랫동안 연기를 해온 연기자이긴 한데요.. 차갑고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으면서도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주인공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이용우 역시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또 코믹스러울 때는 코믹스러운 연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밖에 캐릭터들도 자리를 잘 잡고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선덕여왕>에서 마야부인을 맡았던 윤유선은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엄마의 역할을 너무나 멋지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반대로 오현경은 이다희의 야심차면서도 차가운 그러한 엄마 역할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지요. 그리고 <지붕뚫고 하이킥>과 <시크릿 가든>에서 흥행 연기자로 떠오른 유인나는 자신의 개성에 맞는 톡톡 튀는 귀여운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구요. <제빵왕 김탁구>에서 무둑뚝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진구형님 박성웅은 이번에는 마음 따뜻한 대니아저씨로 변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연기에 도전한 두 명의 신인 연기자가 있는데 바로 로버트 할리와 김종진입니다. 로버트 할리는 <탐나는 도다>에서 연기를 했고, 김종진은 <꽃보다 남자>에 나온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이들이 전문 연기자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김종진은 이다희의 친부 역할이 자연스러우면서 잘 어울리고, 로버트 할리는 서툰 한국말이긴 하지만 드라마의 코믹 요소를 제대로 더하면서, 깨알 같은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나름 신경을 써서 캐스팅을 한 것이라고 느껴지며 주연과 조연이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이 듭니다.


막장 요소가 없는 착한 드라마

이 드라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는 단순히 유이 출연이 아니라 드라마가 참 착하다는 것입니다. 요즘 드라마는 막장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사실 유이가 등장하는 <오작교 형제들> 만하더라도 막장요소가 진한 드라마이지요. 하지만 <버디버디>는 10회가 지난 지금까지 전혀 그런 요소가 없었습니다.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다친 아버지를 걱정하는 딸. 동생을 생각하는 누나와 그런 누나를 걱정하는 동생 등 가족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가지지 못한 이다희가 엄마에게 삐뚤어지게 나가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이는 막장스럽다기보다는 가정파탄에 희생된 외로운 이다희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그러한 짠한 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주인공 유이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든든한 믿음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다희 역시 아버지 김종진을 알게 된 이후 아버지를 더욱더 그리워하며 끈끈한 유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역할이 두 주인공에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초점을 맞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드라마가 사이드로 벗어나지 않다는 점입니다. 현재까지 뚜렷한 로맨스도 없습니다. 주인공 이용우가 유이에게는 로맨틱한 감정보다는 그냥 골프신동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입장이 더 큽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러브라인으로 변하고 삼각관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장수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흔히 나온다는 그 "알고 보니 내 형제"라는 막장 컨셉조차 없이 대체로 차분하면서 착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지요. "골프"라는 스포츠 하나에 초점을 맞춰서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스토리를 전개해나갑니다. 이게 바로 이 드라마가 가진 매력입니다.

물론 <버디버디>가 공중파에 나왔다고 해서 대박이 되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착한 드라마는 "흥미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버디버디>는 사전제작된 드라마로 굉장히 잘 준비되고 착실하게 만들어진 드라마 같습니다. 무엇보다 착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다른 드라마입니다. 불륜에 알고 보니 내 가족이었다는 그러한 막장요소가 난무한 속에서, 가족과 같이 봐도 부담이 없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드라마였기에 공중파 무산이 더 아쉽습니다. 여러 면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착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드라마가 흥행해서 막장 드라마가 난무하는 드라마계에 변화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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