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최근 홈 4연전에서 LG가 기록한 적시타는 단 3개였습니다. 경기 당 1개가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적시타를 기록한 선수도 조인성과 박경수로 중심 타선과는 거리가 멉니다. LG가 4경기에서 뽑은 점수를 모두 합하면 7점으로 경기 당 평균 득점은 1.75에 그칩니다. 한 경기에서 7점을 뽑는다면 모를까 4경기에서 도합 7점을 뽑으니 성적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LG가 4경기에서 1승 3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것은 당연합니다. 오늘도 LG는 2점밖에 뽑지 못하며 2연패했습니다.

▲ 1회 말 원아웃 주자 1,2루 상황 박용택이 외야플라이를 날린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경기는 어제의 재판이었습니다. 초반에 대량 득점 기회가 왔지만 단 1득점에 그친 후 무수한 기회를 날리며 역전당해 패배한 것입니다. 1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적시타는커녕 진루타조차 치지 못하고 주자들을 묶어 놓은 채 아웃으로 물러난 이병규와 박용택은 전혀 중심 타자답지 못했습니다. 2사 후 작은 이병규의 적시타가 나왔지만 단 1득점에 그쳤습니다. 만일 이병규와 박용택 둘 중 한 타자가 진루타만 기록했어도 LG는 2점을 선취했을 것입니다. 득점권 기회에서 적시타는커녕 진루타조차 치지 못하면 중심 타자가 아니라 하위 타순에서도 기용되지 어려운 형편없는 타자라는 의미입니다. LG의 중심 타선은 홈 5경기 연속으로 적시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4회말에는 LG 타선의 총체적 난맥상이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선두 타자 작은 이병규로 비롯된 3연속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으나 이후 무사 1, 2루에서 조인성, 오지환, 이택근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무사 1, 2루라면 진루타와 희생타만 착실히 이어져도 득점할 수 있는데 LG 타자들은 그런 기본기조차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무사 1, 2루라면 심리적으로 몰린 것은 투수이기에 타자는 스트라이크 존을 좁혀서 치기 좋은 공을 골라 타격을 해야 하지만 조인성은 낮은 볼을 걷어 올려 2루수 뜬공에 그쳤고, 오지환은 풀 카운트까지 끌고 간 다음 높은 볼을 건드려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며, 이택근은 어정쩡한 체크 스윙으로 투수 땅볼로 물러났습니다. 이택근의 체크 스윙은 넥센으로 이적한 박병호가 LG 시절 연발하던 자신 없는 체크 스윙을 다시 보는 듯했습니다. 적시타는커녕 진루타를 칠 능력도 없으며 스트라이크와 볼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볼에 연신 방망이를 휘두르는 수준 이하의 타격이 바로 2011년 LG 트윈스의 현주소입니다.

박종훈 감독의 ‘좌좌우우’ 공식의 천편일률적인 기용은 고집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오늘 경기의 패전 투수로 기록된 것은 7회초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상열입니다. 정수빈부터 김현수까지 이어지는 네 명의 좌타자와 승부하기 위해 이상열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선두 타자 정수빈을 좌전 안타로 출루시켰고 2사 후 김현수에게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결승 3루타를 허용했습니다. 김현수 타석 볼 카운트 1-0에서 2구 몸쪽 체크 스윙에 대해, 유독 LG에 불리한 오심을 연발하는 권영철 3루심의 오심 판정이 있었지만 설령 헛스윙으로 판정받아 2-0의 유리한 카운트가 되었다 해도 구위가 약한 이상열이 김현수를 범타 처리했을 가능성은 희박했습니다.

▲ 7회 초 투아웃 주자 2루 상황 두산 김현수가 1타점 3루타를 성공시키고 있다.ⓒ연합뉴스
어제까지 이상열의 두산전 평균자책점은 상대 7개 구단 중 최악인 12.6입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2:1로 LG가 뒤진 8회초 이종욱부터 시작되는 두산의 좌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등판했지만 선두 타자 이종욱에게 볼넷을 내줬습니다. 2사 후 이상열을 구원한 한희가 김동주와 최준석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이종욱이 홈을 밟아 쐐기점을 내준 바 있습니다. 이종욱의 득점은 이상열의 자책점입니다. 좌타자를 막기 위해 등판한 좌투수가 연일 실점하며 팀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좌완 이상열의 두산전 기용을 고집하는 박종훈 감독은 상대 전적이라는 기초적인 데이터조차 무시한 채 ‘좌좌우우’의 낡은 고집을 꺾지 않고 있습니다.

SK가 넥센에 완봉승했지만 LG가 두산에 패해 4위 SK와 5위 LG는 5.5게임차로 벌어진 반면 LG와 6위 두산은 1.5게임차로 좁혀졌습니다. 3개월 전부터 추락해 소생의 희망을 상실한 LG가 4위 탈환은커녕 6위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까지 몰렸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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